'파파로티' 실제모델 김호중 "조폭 미화했다고?"(인터뷰)

기사입력 2013-04-04 16: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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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렇게 파란만장한 인생이 또 있을까. 영화 '파파로티'(윤종찬 감독, KM컬쳐 제작)의 실제 주인공 김호중(22)은 5년 전 SBS '스타킹'에 출연해 유명세를 치렀다. 풍부한 성량으로 '고딩 파바로티'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도 얻었다.



영화 같은 일은 여기서 끝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웬걸,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만들어졌다. 게다가 한석규와 이제훈이 주연이란다.



김호중은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윤종찬 감독 제안이 처음엔 탐탁지 않았다. 윤종찬 감독의 영화 '청연'(05)을 여섯 번은 넘게 본 터라 감독에 대한 믿음은 있었다. 문제는 조폭 생활을 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우려였다.



"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욕심은 났죠. 하지만 조폭 생활이 스크린에 올라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었었어요. 안 좋게 살았잖아요 제가. '스타킹'에서도 모든 걸 밝히진 않았거든요. 가정사 밝히는 문제로 '스타킹' 제작진과 트러블도 있었어요. 제 이름 앞에 성악가가 아닌 '깡패'라는 단어가 먼저 붙을까 노심초사했죠."



  



◆ 실제 조폭 청산 과정,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



'파파로티'는 조폭 생활을 청산하고 성악가 꿈을 이룬 김호중과 그를 세계적 성악가로 키운 김천예술고등학교 서수용(53) 교사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서수용 교사를 모델로 한 나상진 역엔 한석규가, 김호중을 모델로 만든 이장호 역엔 이제훈이 캐스팅돼 열연을 펼쳤다.



걱정이 앞섰던 영화화였지만 막상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고 나니 눈물이 나더란다. 오프닝부터 엔딩크레딧이 오를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다. 상처로 물든 10대를 보내고 세계적 무대에 올라 꿈의 노래를 부르기까지. 힘겹게 관통해 온 지난날이 떠올랐다고.



"시사회 끝나고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일(조폭)을 했을 땐 눈물이 없었어요. 노래를 시작하고 나서 눈물이 많아졌어요. 시사회 때 일부러 선생님이랑 멀리 떨어져 앉았어요. 전 지금도 선생님과 조금만 대화를 길게 해도 코끝이 찡해요. 지금도 눈물 나려고 하네요. 앞으로 채워드리겠지만 아직까진 선생님께 받은 게 더 많아요."



김호중은 인터뷰 내내 조폭 생활을 '그 일'이라고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그 일'을 그만두기 위해 영화에서 표현된 것 이상으로 거친 과정을 겪어야 했다. 제대로 끝내지 않으면 그들과의 인연이 평생 갈 것 같았다. 힘들게 그들과의 연을 끊고 성악에 전념했다. 이 모든 게 고작 10대 김호중에게 일어난 일이다.



        



◆ "서수용 선생님, 인간답게 살게 해준 은인"



영화 속 내용과 마찬가지로 김호중은 지인의 소개로 김천예고에 입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 하나는 타고나게 잘했다. 어릴 적 사진에서 마이크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단골 소품이었다. 하지만 성악가가 되리라곤 꿈도 못 꿨다.



"대중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 용돈 모아 CD를 사곤 했거든요. 하루는 레코드샵에서 우연히 파바로티 음반을 듣게 됐어요. 그때 들었던 노래가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였어요. '이게 무슨 음악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기했죠. 성악이라는 단어가 있는 줄도 몰랐던 때니까."



우연히 들은 고(故) 파바로티의 노래가 김호중의 인생을 뒤흔들었다. 그 노래가 "탐났던" 김호중은 성악가를 꿈꾸게 됐고 서수용 교사를 만났다. 인생이 달라지고 인간이 바뀌었다. 그렇게나 그리웠던 집밥도 먹게 됐다. 김호중에게 서수용 교사는 아버지나 다름없었다. 서수용 교사는 김호중의 말대로 인간답게 살게 해준 은인이었다.



              



◆ "조폭 출신 꼬리표, 이제 두렵지 않다"



김호중의 좌우명은 "하면 된다"다. 조폭 출신인 자기도 꿈을 이뤘는데 못 할 게 있느냐는 거다. 영화화를 고심 끝에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도 "하면 된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조폭 출신 성악가'라는 꼬리표는 이제 김호중에게 큰 문제가 아니란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든 꿈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폭 생활을 공개하는 게 처음엔 걱정이었지만 이런 일을 하더라도 꿈을 가지면 결국엔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요즘 제 SNS로 '영화가 깡패를 미화했다'는 얘기, 욕설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을 완전히 변화시키진 못해도 최소한 제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이해시키고는 싶어요."



김호중의 다음 목표는 음악 치유 아카데미를 만드는 거다.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힐링'해주고 싶단다. 또, 어려운 상황에서 외롭게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돈 없으면 사람이 용기가 없어지잖아요. 힘든 상황에 놓인 친구들이 언제라도 편하게 제게 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서수용 선생님을 만나서 인생을 바꾼 것처럼 말이죠."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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