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들아, 후천적 천재뮤지션 조용필은 아니?

기사입력 2011-04-08 16: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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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유진모의 테마토크] 가수들의 가창력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한 매체가 보컬트레이너 10명을 대상으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가창력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JYJ의 김준수가 1위를 차지했고 소녀시대 태연과 씨스타 효린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팀으로는 2AM과 빅뱅이 1, 2위를 차지했고 브라운아이드걸스 샤이니 동방신기가 공동 3위에 올랐다.



한편 아이돌 그룹 멤버중 가장 노래를 못부르는 사람으로 원더걸스의 안소희가 1위, 카라의 구하라가 2위, 애프터스쿨의 유이, 나나, 2PM 황찬성 등이 공동 3위로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올렸다.



가창력이 부족한 팀은 카라 애프터스쿨 티아라 순이었다.



7일 방송된 SBS TV '한밤의 TV연예'에는 대중음악평론가, 음반제작자, 작곡가, 보컬트레이너, 프로듀서 등 음악 전문가 5명이 출연해 가창력 뛰어난 가수를 선정했다. 그들은 가창력의 필수 조건으로 감성 테크닉 파워 등 3가지를 필수조건으로 꼽으며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가수로 조용필에 만장일치했다.



지금까지의 한국 가요사에서 가장 위대한 가수로 손꼽히는 조용필의 존재가치를 새삼 전문가들이 일깨워준 계기다. 그러나 그도 어느덧 세월에 밀려 어리거나 젊은 대중과 멀어져가고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영원히 존경받아야할 한국 가요사의 '위대한 탄생'이다.



조용필의 값어치는 가수를 떠나 뮤지션이라는 점에 있다. 먼저 가수로서 그는 전문가들이 지적했듯 감성이 풍부하고, 작은 체구가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보컬 테크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그는 뛰어난 기타실력까지 갖췄다. 여기에 편곡 작곡 작사 프로듀스 능력까지 겸비했다. 한마디로 움직이는 원맨밴드다.



그런 그를 보고 요즘 아이돌은 '한 시대에 몇 안되는 타고난 뮤지션일 것'이라고 잘못 평가할 수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여려서부터 기타에 심취한 그는 고교졸업후 미8군 무대로 뛰어들어 기타리스트로 활약한다. 당시 밤무대는 히트가요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고 특히 밴드는 더욱 그랬다. 지금처럼 따로 보컬리스트가 있기도 했지만 대다수 밴드는 각 파트별로 자기만의 보컬 레퍼터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 노래가 손님의 호응을 얻으면 음반을 냈고 각 멤버의 노래중 가장 히트하는 노래를 부른 당사자가 보컬리스트로 앞장서는 형식으로 성공의 길을 걸었다. 조용필 윤수일 최헌 조경수 다 같은 길을 걸었던 밴드 출신 가수다.



조용필의 성공은 어느날 우연하게 찾아왔다. 평소 기타는 당연하고 보컬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에게 어느날 한 업소의 연예부장이 '오늘은 네가 노래를 불러라'라는 명을 내린 것.



보컬리스트의 갑작스런 '결근'으로 마이크를 잡게 된 그는 미국의 전설적인 블루스 가수 앨 그린의 히트곡 'Lead me on'을 구성지게 불렀다. 우리 민요 등 전통가요와 블루스의 창법은 기본부터 다르지만 한의 정서는 공통적이다. 이걸 잘 아는 그는 통통한 양볼안에 공기를 가득 머금고 이 노래를 처절하게 불렀고 결과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이었다.



그렇다고 그가 이런 갑작스런 성공에 무임승차해 편하게 여행한 것은 아니다. 그는 입산해 폭포와 소리대결을 벌이는 등 우리 전통 소리꾼을 배우며 득음을 위한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냈다.



그리고 그는 불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1977년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군사독재 정권의 철퇴로 잠시 마이크를 뺐겼던 그는 80년 보란듯이 컴백앨범 '창밖의 여자'로 한반도를 뒤흔든다. 당시 음반에는 꼭 '건전가요'를 한곡씩 넣는 강제조항이 있었다. 그래서 대부분 가수들은 신곡 9곡에 건전가요 1곡 총 10곡을 실었는데 이 음반은 건전가요 빼고 다 히트되는 가요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낳는다.



다음 앨범의 '단발머리'는 국내 최초로 전자드럼을 도입하는 파격시도로 다시 한번 가요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요즘 아이돌 등이 툭 하면 '신스~'라고 그럴듯하게 장르명을 갖다붙이는데 이미 조용필은 80년대 초반에 이 신시사이저로 '음악다운 음악'을 만들어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밝혀졌듯이 아무리 노래를 잘 하는 가수라 해도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주특기, 즉 장르가 한정돼있다. 그러나 조용필은 다르다. 그는 민요('한오백년'), 트로트('돌아와요 부산항에' '큐') 등 한국적 음악부터 락 블루스 퓨전까지 못하는 게 없다.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수많은 대중으로부터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것은 어느 장르를 소화화든 그의 목소리와 창법에 한국적 한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에 흑인 노예의 한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목소리에 미국 젊은이의 사랑과 방황이 깃든 것처럼.



'나는 가수다'가 끝이 아니다. 그들보다 더 무서운 고수는 널리고 널렸다.



조용필에 비교할 때 아이돌 그룹의 가창력 조사는 사실 낯뜨겁다. 아이돌이 아직 어리다는 점에서 그들의 현재 값어치를 과소평가해선 안되지만 들려주려는 노력보다 보여주려는 노력이 앞서는 것이나, 가수이기 보다 엔터테이너가 되려는 풍조는 아쉽다.



다양한 분야에서 조금씩 다 잘하는 것은 눈앞의 이익과 직결될지 몰라도 자신은 물론 업계의 장기적인 발전에 비춰볼 때 득보다는 실이 많다. 조용필도 한때 영화에 잠깐 출연한 적은 있지만 곧바로 음악에만 전념했다.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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