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야망` 정애리-추상미-이유리 3색개성 눈길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사랑과 야망` 정애리-추상미-이유리 3색개성 눈길
SBS `사랑과 야망`이 주말극 전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그 인기의 중심에는 당시 여성들의 삶을 실감나게 표출하고 있는 여성캐릭터들의 개성이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개성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는 것도 이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독살스러움 속에 표현되는 자식사랑

정애리는 극 초반 20년전 `사랑과 야망`에서 억척스런 어머니 역할을 실감나게 펼친 김용림과 비교되며 연기력은 좋지만 배역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들었던 바 있다. 지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정애리는 극 중반을 달리고 있는 현재 고집과 독살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그녀의 모성연기는 최근 방송에서 빛을 더했다. 미자와 태준의 사랑에 충격 받고 남편의 묘를 찾아가 넋을 놓고 앉아 있던 장면은 어머니의 고독을 엿보게 했다. 미자가 태준아버지의 자살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 `아버지 죽음에 어머니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아들 태준의 말에 목이 메이고 끝내 눈물을 보이는 대목에선 죄책감과 한을 안은 채 ‘악’으로 살아온 그녀의 팍팍한 내면풍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재 미자와 태준의 사랑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태준모. 하지만 괴팍하고 독살스러운 모습 속에 엿보이는 지극한 자식사랑이 팬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극의 인기에 ‘강인함’만으로 표현될 수 없는 태준모의 복합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밉살스런, 그러나 공감가는 정자역 추상미

태수(이훈)가 운명의 여인 과수원집 은환(이민영)과 결혼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아이를 업고 나타난 정자. 태수의 발목을 잡고 늘어져 아이를 빌미로 결혼에 골인했지만 그녀는 불행한 삶을 걸어야했다. 늘 부루퉁한 표정, 걸걸하고 퉁명스런 어투의 정자는 은환처럼 우아하지도 지적이지도 않다.

일례로 찻집에 가서 종업원이 맘에 안 들자 `이거 커피가 가짜 같다`는 황당한 말로 태수를 창피하게 만든다. 살갑지도 않고 애교가 넘치지도 않는다. 시어머니가 가출해 집안이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도 편하게 발 뻗고 누워 코를 골 수 있는 인물. 태수가 은환에게 갈까봐 두려운 나머지 안달복달하며 태수를 질리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정자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그리 따갑지 않다.

남편에게 무시당하고 시집에서 찬밥신세로 취급되는 정자의 처지라면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공감의 소감이 많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치밀하게 정자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추상미의 탁월한 연기력이 정자에 대한 공감을 자아낼 만했다.

최근 생활에 찌들어 태수에 대한 사랑이 무뎌졌고 월부책 장사와 바람이 나는 설정으로 접어들었다. 정자가 태수를 떠나 어떤 인생행로를 보여줄지 역시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홍조의 마음 적셔갈 이유리표 선희의 사랑

태준과 미자의 폭풍 같은 사랑, 태수와 은환의 운명 같은 사랑만 흥미를 끄는 것이 아니다. 알 듯 모를 듯 서서히 진행되는 사랑 역시 팬들의 마음을 감질나게 하며 은근히 흡인력을 가진다.

요즘 이런 재미를 선희(이유리)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다. 반듯한 성품, 청초한 미모, 결코 여리지 않은 내면을 가진 선희는 날것 그대로의 욕망을 날카롭게 분출하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가장 안정되고 믿음직한 캐릭터다.

선희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관계로 제대로 된 연애한 번 못해봤다. 태준의 친구인 홍조(전노민)에게 연정을 품는 듯 나오지만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라 적극적이지도, 티를 내지도 못한다. 최근 아주 조금씩 홍조와 선희의 만남이 브라운관을 수놓으며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특히 의사 홍조의 병원으로 찾아가 선물을 전하고 혼자 돌아오는 선희의 쓸쓸한 표정이 그녀의 심정을 대변했다. 선희를 여자가 아닌 동생 친구로만 여기는 홍조. 그가 점점 선희에게로 기우는 모습이 어떻게 표현될지, 현명한 선희가 미자에게 가있는 홍조의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돌려놓을지 이들의 잔잔한 연애가 쏠쏠히 기대를 낳고 있다. ‘부모님 전상서’에서 보여줬던 자기주장 강하고 똑 부러지던 캐릭터와 전혀 다른 선희를 표출하는 이유리의 호연 역시 이런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이와함께 은환과 미자의 사랑법도 팬들의 눈길을 붙잡게 한다. 유부남 태수와의 사랑을 끝내 저버리지 못하고 안타까운 기다림을 보여주고 있는 은환, 태준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상처를 입는 과정을 통해 사랑을 성숙시켜 나가는 미자의 사랑은 깊이있고 빛깔 다른 개성으로 시청자를 유혹한다.

개성강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는 셈이다.

(사진 = SBS 제공)[TV리포트 하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