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할아버지`는 지금 `세상과 소통중`

기사입력 2006.05.17 9:19 AM
`노예 할아버지`는 지금 `세상과 소통중`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 소개돼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현대판 노예할아버지’의 뒷이야기가 16일 방송에 전격 공개됐다.

50년간 노예처럼 살아온 할아버지의 사연은 사회 전반에 거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엔 3만 여건이 넘게 올라온 시청소감으로 게시판이 넘쳐났으며, 사회 일각에선 할아버지를 위한 대규모 촛불시위 집회까지 열리기도 했다. 심지어 할아버지를 위한 공식 까페모임까지 결성됐다.

이 뿐만 아니었다. 방송에 따르면 노예 할아버지가 살았던 해당 지역에선 시장이 직접 나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국회에서도 진상 조사단을 결성시켜 파견했다.

특히 제작진의 사무실엔 이와 비슷한 사례를 전하는 시청자들의 제보전화가 잇따라 ‘현대판 노예’가 할아버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전했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게 할아버지의 근황. 할아버지는 새 보금자리인 요양원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방송에 나온 할아버지의 모습은 이전과 매우 달라 보였다. ‘이 사람이 걸인처럼 보였던 그 사람이 맞는지’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 특이한 점은 요양원에서 그가 보이는 행동들이었다.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 증언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요양원에서 유난히 ‘깔끔’을 떨어 보인다고 전했다. 바닥에 머리카락이라도 발견되면 그 즉시 치운다는 것.

방안의 옷장엔 할아버지가 단정하게 정돈해 논 옷가지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과거 도랑에서 세면을 하고 얼마동안 입고 있었는지 짐작조차 안가는 속옷을 입었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안경을 새로 맞추고 옷과 신발도 직접 고르는 할아버지. 그는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세상과의 관계를 점차 회복해 가고 있었다.

‘쓰레기 음식’까지 먹어댈 정도의 극심한 갈증현상은 사라졌고, 태어나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 보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까지 손수 만들었다. 또한 재래시장에 가서 물건을 구매하고 돈을 지불하는 방법도 처음으로 배웠다.

할아버지는 어버이날을 맞아 위문 온 사람들 속에서 노래까지 부를 만큼 안정된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환하게 웃어 보이는 할아버지의 미소에 많은 시청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쉴만했다.

네티즌들은 `사회에서 이 같은 일이 재발되서는 안된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사회 내 시스템 정착’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방송에선 할아버지와 비슷한 사례에 처한 또다른 피해자를 소개했다. 이를통해 국내 사회에서 이런 학대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석해 보였다. 더불어 이에 대한 대안책에 대한 의견들도 함께 공개했다.

(사진 = 방송장면) [TV리포트 최정윤 기자]boo10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