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의 거짓말, 처음이 어렵지 [김예나의 까;칠한]

기사입력 2019.06.04 10:12 AM
문희준의 거짓말, 처음이 어렵지 [김예나의 까;칠한]

[TV리포트=김예나 기자] 누구나 거짓말을 잘 하는 건 아니다. 분명한 건, 처음 몇 번이 어려울 뿐 그 다음부터 술술 풀려간다. 일단 시작했다면, 끝을 모르고 내뱉는 게 거짓말이니까.

한 때 H.O.T.리더로 10대 문화를 호령했다. 당시 ‘국민 리더’ 타이틀이 유행했다면, 따라 붙고도 남았을 문희준. 그룹 내 존재감은 물론 팬덤도 막강했다. 힙합댄스를 추는 소년에서 갑자기 로커로 전향할 만큼, 문희준에게는 믿을 팬들이 많았다는 거니까.

H.O.T. 해체 후에도 문희준은 굳건했다. 팬들과 함께 했으니까. 대중에게 모멸감을 받는다고 해도, 문희준은 팬들에게 위로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군 제대 후 문희준은 다시 대중적 연예인이 됐다. 그 기반에는 10년 넘게 곁을 지키고 있는 팬들이 있었으니 가능했고.

그랬던 팬들이 문희준을 돌아섰다. 문희준의 거짓말 때문이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아니, 진짜 몰라서 그랬는지 문희준은 거짓말쟁이가 돼버렸다.

연예인들, 특히 아이돌 성향을 지닌 스타라면 열애는 금기시 된다. 만약 하더라도 끝까지 비밀에 붙이고 싶어 한다. 문희준도 그런 마음이었을 테고. 그러니 팬들이 이미 다 눈치 채서 채근해도, 잡아뗐겠지. 

하지만 보란 듯이 문희준은 결혼을 발표했고, 상대는 일부 팬들이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크래용팝 멤버 소율. 때마침 공황장애를 이유로 그룹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2016년 11월 문희준은 급작스럽게 열애와 결혼을 발표했다. 머지 않아 진행된 결혼식 당일 기자회견에도 나섰다. 하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차단했다. 본인이 알리고 싶은 부분만 사회자를 통해 전했다. 정황상 소율의 ‘혼전임신’을 예상케 했지만, 문희준은 귀를 닫았다. 오히려 관련 내용에 대해 문희준은 화를 내며 부정했다는 ‘썰’은 널리널리 퍼졌다.

뭐 남편이 아니라고 하니, 부인의 혼전임신은 아닌 척 해줘야 했다.

그렇게 2017년 2월 분명 화려했지만, 싸늘한 반응 속에 결혼식을 올린 문희준. 이미 팬들과 문희준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진 때였다. 그리고 5월, 문희준과 소율 사이 딸이 태어났다. 불과 결혼하고 3개월 만이다. 다들 수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문희준이 결혼을 발표했을 때, 소율이 크래용팝을 그만뒀을 때 이미 임신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희준은 또 다시 팬들을 기만했고, 뻔뻔했다. 

문희준은 팬들의 외면과 달리, 방송으로 부지런했다. 마치 가수는 그만둔 것처럼. 방송에 익숙하니, 문희준의 가정사도 자연스레 공개되는 흐름이었다. 어쨌든 생명의 탄생은 축복받아야 하니. 하지만 문희준은 펄쩍 뛰었다. 자신의 가정이 방송에 노출되는 걸 극도로 꺼렸다. 여전히 신비로운 아이돌을 고집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거짓말이 반복되면, 또 그렇게 살아지나 보다.

문희준은 2019년 6월 만천하에 딸을 노출했다. 육아예능의 주인공을 자처했다. 엄마 없이 아이를 돌보는 아빠와 아이가 주요 스토리가 되는 프로그램에 문희준이 출연한다. 어쩌다 일회성 등장도 아니다. 매주 고정된 시간을 할애 받아 문희준은 자신의 딸과 일상을 시청자들과 공유한다.

무엇이 문희준을 또 거짓말하게 했을까. 이건 되풀이 수준도 아니다. 매번 그때마다 자기 고집을 주장한다. 데뷔 23년차가 보여주는 모습이라니. 눈 가리고 아웅도 아니고 참나. 

문희준을 이해하려고 애쓰다보니, 어쩌면 진작 모든 걸 폭로하고 싶었을 수 있겠다는 추측이 나왔다. 예능에서 적극적으로 가족을 공개하고, 그래서 협찬도 왕창 받고 싶지 않았을까. 결혼을 발표하자마자, 소율과 동반 CF를 찍었던 전력을 보면 더더욱.

그게 아니면 이젠 문희준이 아이돌 우상으로 살아가는 게 진저리났을 수도 있다. 실패하는 다이어트를 계속하는 고통도 지겨울 테고. 그래, 이제 그만둘 때도 됐지.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