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표 발라드? 기분 좋지만 발목 잡기도 해”(인터뷰)

기사입력 2011.05.02 6:5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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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정병근 기자] 유명 연예인의 자식으로서 부모와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2005년 ‘까만 안경’으로 데뷔해 성공을 거둔 이루는 어느덧 7년 차 가수지만 여전히 ‘태진아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가창력에 작사·작곡·프로듀싱 능력까지 인정받고 있다면 뗄 만도 한데 쉽지가 않다.



아버지 태진아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인지도 모르지만 “이젠 ‘태진아 아들’이라는 것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 않는다”는 이루다. 철이 없을 때는 ‘아버지의 후광’이라는 말에 속상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걷다보면 온전히 자신만을 봐주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그만큼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는 말이기도 하다.



데뷔는 7년차지만 그가 쌓아온 음악 내공은 이미 고등학교 때 시작됐다. 사실 이루는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써왔고 본인의 강렬한 열망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당시 지금보다 훨씬 무거웠던 몸을 이끌고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며 어깨너머로 작곡을 배웠고 웬만한 피아노 연주는 한 번만 들으면 그대로 재연할 정도로 일가견이 있다.



이루는 본인의 1집 음반은 물론 태진아 성진우의 음반에 자신의 곡을 수록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회사 식구들의 음반에 한정됐지만 그의 꿈과 열정은 이제 막 겉으로 드러났을 뿐이다. “변화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는 그의 말은 음악작업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의 컴퓨터에는 다른 가수의 이미지에 맞는 곡들을 담아놓은 각각의 폴더가 따로 있다. ‘이루는 발라드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써놓은 곡들은 비스트, 2PM 등 아이돌그룹에 맞는 댄스부터 발라드 트로트 등 다양하다. ‘태진아의 아들’인 것과 별개로 이루는 음악에 대한 열정 넘치는 한 명의 뮤지션일 뿐이다.



그런 이루가 오랜만에 내놓은 미니음반 ‘필 브랜드 뉴’(Feel Brand New), 변화를 위한 도전과 그것을 이뤄내기 위한 그의 부단한 노력이 엿보인다. 가슴 속 깊이 우러나오는 감성은 여전하지만 한층 밝아졌다. “기존의 ‘이루표 발라드’ 대신 ‘새로운 이루 찾기’에 나섰다”, 판단은 대중의 몫이지만 이루가 말하는 이번 음반의 의미는 이렇다. 





“중점을 둔 부분은 창법과 보이스에요. 애절함보다는 풋풋함을, 의상이나 헤어도 딱딱하고 무거운 것 보다는 따뜻함을 컨셉트로 잡았죠. 제 덩치에 맞지 않는 모성본능을 자극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예전엔 감정을 주려고만 했는데 지금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스킬 면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썼어요”



사실 그간 구축해온 자신만의 스타일을 버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물론 대선배들에 비하면 아직은 부족하다. 그래도 7년간 한 길을 걸어오며 ‘이루 스타일’이라고 말하면 ‘아!’ 할 정도는 됐다. 그렇기에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발목을 잡기도 한다”는 이루의 말이 엄살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틀 안에 갇혀있는 느낌”이 싫었다.



“곡 작업을 할 때마다 어떻게 안 질리게 해볼까 그런 고민을 많이 해요. 그러다 가까이에서 마야 성진우 선배를 지켜보면서 ‘자기 색깔이 있으면서도 다르게 하는 구나’를 느꼈어요. 휘성 선배도 고유의 느낌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하시는데 그건 다른 것을 했었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말이거든요. 그걸 깨닫는 순간 변화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뮤지션으로서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태진아의 아들’이라는 꼬리표에 더 이상 얽매일 필요가 없는 이유다. “아버지보다 더 잘 하지 못할 바에야 하지 말자”는 생각을 ‘까만 안경’으로 날려버렸고 “동시대에 같은 분야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부담감을 ‘뮤지션으로의 변신’으로 극복하고 있는 이루다.



정병근 기자 oodless@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