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33초 등장 전박찬,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인터뷰]

기사입력 2019.07.19 1:2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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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우인 기자] tvN 월화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6부. 박무진(지진희)과 전화통화를 하는 오영석(이준혁)의 치수를 줄자로 재던 남성은 영석의 통화 내용을 듣고 영석이 어떤 일을 하는 손님인지 궁금해한다. 



"청와대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영석의 답변에 남성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은 뒤 하던 일을 마저 한다. 33초의 짧은 등장이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캐릭터.



'60일, 지정생존자' 공식 홈페이지의 인물소개에도 등장하지 않는 김 실장, 배우 전박찬을 TV리포트가 만났다. 





'60일, 지정생존자' 김 실장



김 실장은 '60일, 지정생존자'의 원작 드라마에서도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다. 예측이 불가하다. 다만, 전박찬이 김 실장 역할에 캐스팅된 이유를 들어보면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만은 짐작할 수 있다.



전박찬은 '에쿠우스' '맨 끝줄 소년' 등 숱한 연극에서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연기를 도맡아왔다. 연출을 맡은 유종선 PD가 오랫동안 연극 관람을 하며 눈여겨본 배우가 전박찬이다. 유 PD가 직접 전박찬에게 김 실장 역할을 제안했다. 



전박찬은 "감독님이 저의 여러 가지 얼굴을 알고 있다 보니 김 실장 역할에 제가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면서 "시청자들이 한동안 김 실장을 보며 '저 사람 뭐지?' 하게 될 것 같다. 숨겨진 이야기도 있을 것 같고, 여운이 남는 인물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종 출신 연극배우 전박찬 



전박찬은 연기파 배우들의 명문대로 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배우다. 현재는 극단 코끼리만보 소속 단원이다. 연기를 한 지 제법 됐지만 연극 출연이 전부라 할 만큼, 무대 밖 경험이 없는 배우다. 여러 회차 출연 드라마 또한 '60일, 지정생존자'가 최초다. 



한예종 출신 배우들이 대한민국 영화와 드라마를 주름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이기에 전박찬의 행보는 희귀하게 느껴진다.



이 같은 궁금증에 전박찬은 "학교 졸업 즈음,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늘 떨어졌다. 키도 작고, 잘생기지도 않아서 떨어지나 의심도 많이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어떤 면에서는 아쉽지만, 어떤 면에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연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었으니까요. 코끼리만보는 동시대에 고민해야 할 이슈를 탐구하는 극단이거든요. 지금 하는 작업과 다음에 해야 하는 약속이 중요하고, 제 집(극단)을 갖고서 연극을 하다 보니 바깥 작업이 여의치가 않았어요." 





진선규 입시과외 제자 



한예종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예종 출신 배우 중 친분이 있는 배우를 묻자 전박찬은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이라면서 진선규와의 각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진선규 선배가 저의 고3, 재수 때 입시과외 선생님이었어요. 선배도 막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 저를 가르친 셈이죠. 부모님이 제가 연기하는 걸 매우 반대하셔서 연기학원을 다닐 형편이 안 됐거든요. 선배는 거의 무료로 제게 연기를 가르쳐주셨어요." 



전박찬이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전박찬은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굉장히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는 중학교 국어 교사가 보여준 대학로 마당극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재수할 때까지 6년 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일주일에 두 편씩 연극을 봤어요. 무료 티켓 응모는 물론, 무작정 극장을 찾아가 '돈이 없다'면서 보여달라고 해서 본 적도 많죠.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당시 대학로엔 열려 있는 극장이 참 많았어요."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하는 배우



연극을 처음 접한 날, 전박찬은 무대를 직업으로 생각했다.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연극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는 전박찬은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 집안에 두 명이나 예술을 시킬 수 없다(전박찬 누나는 미술 전공)는 전박찬 부모의 의지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식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전박찬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었다. 전박찬의 부모도 아들의 길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2014년 '19금'으로 올려진 '에쿠우스' 무대를 본 전박찬의 어머니는 나체로 20분 동안 무대 위를 뛰어다니는 아들을 보고서 "네 마음대로 살아라"라는 평을 남겼단다. 



연극을 한다했을 때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향해 걸어온 전박찬. 그가 수년 동안 연극을 만들며 정한 배우로서 갈 길 또한 명확하다.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하는 배우'가 그것. "동시대 대중이 고민하는 것을 배우로서 표현하고 싶다"고 전박찬은 말한다.



끊임없는 연극 스케줄 중 짬을 내 '60일, 지정생존자' 출연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전박찬은 "'60일, 지정생존자'는 정치 드라마가 아니라 사회 드라마다. 점점 뒤로 갈수록 그 면이 부각될 것"이라며 "김 실장도 사회적인 메시지를 가진 인물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tvN '60일, 지정생존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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