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한 걸음씩 내딛는 배우 이여주(인터뷰)

기사입력 2011.05.03 12: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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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김예나 기자] “네, 안녕하세요. 이여주입니다. 오늘은 코스피 지수가 반등세를 보이며...”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밤 12시 생방송되는 한국경제 WOW TV ‘밤을 잊은 투자자에게’에서 빠짐없이 들려오는 차분하고 맑은 음색이다. 시청자들에게 실시간 문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이여주 캐스터가 그 주인공.



세 달째 생방송에 참여하고 있는 이여주는 매일매일 새로운 기분이다. 출연 분량이 크지 않지만, 생방송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정보를 전달하는 사실이 뿌듯하다. 우연한 기회에 캐스터로 발탁된 이여주는 자신을 믿어준 제작진에게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준비한다.



“제 미니홈피에 게재된 사진을 계기로 섭외가 왔어요. 이전 다른 생방송 프로그램에 5주 동안 출연한 적 있지만, 3달 정도 계속 해오니 지금 프로그램에 애착이 생겼어요. 주식 관련 프로그램이라 관련 공부도 하게 되고, 경제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호호”



사실 이여주는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꾸던 학생이었다. 엄한 아버지를 간곡히 설득해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공개오디션에 참가했고, 연기수업을 받았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입학하는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반드시 배우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혼자 독하게 버텼다.



“학교에서 희망사항을 적어 내는 서류에도 다른 직업을 써낼 만큼 반대가 심했어요. 그럴수록 제 꿈은 점점 더 커졌죠.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 따라 연기자 학원을 구경 갔던 적이 있어요. 얼떨결에 저도 해봤는데 잘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며칠 후 학원에서 합격통지서가 집으로 날아왔어요. 무서워서 책상 깊이 숨겨 뒀지만, 아마 그 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당시 기억을 떠올리던 이여주는 “꼬마가 뭘 안다고, 대본 외우고 연기하는 모습에 반했을까요? 신기해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날 이후부터 이여주는 배우가 되는 자신의 미래를 수없이 반복해 상상했다. 화면에 비쳐질 제 모습을 그려볼 때 마다 행복을 느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전까지 이여주는 현대무용을 전공하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고3이 되자 가슴 속 깊이 꿈틀대던 욕망이 솟아올랐다. 더 이상 혼자 끙끙댈 수 없었다. 대학에서 반드시 연기를 배워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토록 바라던 연기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에 합격했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했던 연기라 꼭 인정받고 싶었다. 졸업 작품 무대에 올랐을 당시, 관람하러 오셨던 아빠는 아무 말씀이 없었다. 하지만 이여주는 아빠의 깊은 마음 속에는 자신을 인정하고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항상 아빠한테 부족한 딸이 되는 것 같아 죄송해요. 준비하던 작품이 엎어지거나 캐스팅이 불발될 때 더 속상한 이유이기도 해요. 한 때는 포기해야 하나 생각도 했었어요. 사실 회사를 다닌 적도 있거든요. 그런데 결국 제가 걸어야 할 길은 이 곳이라는 걸 또 다시 느꼈죠.”



영화 ‘킹콩을 들다’에 출연했던 이여주는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얻은 게 많았다. 작은 동선, 디테일한 감정선, 표정 하나하나까지 배우는 연기하는 동안 참 많은 걸 보고 느껴야 한다는 걸 체감했다. 현명한 배우가 현장 분위기도, 작품의 맛도 살릴 수 있다는 걸 몸소 배웠다.



이여주는 지금은 당장 하고 싶은 것 보다 다양한 경험을 꼬박꼬박 채워나가고 있다. 증권방송 캐스터를 하고 있는 것도, 얼마 전 ‘논현동 서빙녀’로 불리며 커피숍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 중이다.



“스타 혹은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면, 진작 그만뒀을 거예요. 저는 누구의 눈에도 편하게 비쳐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선배, 후배, 관객 모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여주요. 그래서 나중에 저처럼 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면 좋겠어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한 발 한 발 내딛을 거예요.”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 사진 =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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