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 소방관 된 사연` 감동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평범한 직장인 소방관 된 사연` 감동
안정된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던 한 남자가 우연히 화재 현장서 인생을 변화시킬 만큼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불구덩이 속에 아이를 남겨두고 울부짖는 엄마. 화염 속에서 아이를 구출해 나오다 목숨을 잃고 마는 소방관. 오열하는 동료들. 그 날 이후 남자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소방관으로 변신, 25년을 불과 맞서 싸운 박창순 씨 이야기가 7일 KBS ‘이것이 인생이다-사이렌 119’를 통해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창순씨가 첫 부임지로 간 곳은 인천의 한 소방관. 항만인데다 야적물이 많아 화재가 끊이지 않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몸으로 부딪히던 소방관들과도 한 가족처럼 동료애가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재 현장을 진압하던 후배 소방관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집주인은 오히려 소방관들이 늑장대응을 해 손해를 보았다며 항의를 했다. 그 사건 이후로 창순씨는 직업에 대한 회의와 아끼던 후배를 잃은 슬픔에 실의에 빠지게 된다. 사건 이후 창순씨는 화재현장에서 더 이상 소방관이 목숨을 잃지 않는데 노력을 기울이기로 맘 먹는다.

위험한 직업이기에 창순씨는 결혼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자신을 이해하는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더욱 소방관의 일에 매진했다. 공부와 내무부 근무로 잠시 안정된 생활을 하던 그는 동두천 소방서장으로 발령이 나면서 다시 현장으로 나갔다.

동두천은 소요산 등산객 사고가 많아 산악구조대 창설이 시급한 형편. 하지만 상부는 예산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다. 이 때 부하 소방관 종범씨가 등산객 구조를 하다 부상을 입고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헬기 지원은 더뎌지고 창순씨는 다시 옛날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더 이상 부하 소방관을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위험을 무릎 쓰고 직접 구조에 나선다. 결국 구조에 성공하고, 종범씨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후 창순씨는 종범씨의 결혼식 주례까지 서게 되면서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로부터 11년 후 박창순은 소방 방재청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의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 비록 몸은 현장을 떠났지만 마음은 한번도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다. 후배들을 지도하는 자리에서도 그는 현장을 말하고 소방관으로서 희생정신을 강조한다.

창순씨와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들의 묘지를 찾은 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창순씨는 그들의 희생이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도록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박창순 씨와 소방관들의 희생정신에 감동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불구덩이 속에서 과연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어요. 인생은 사선에서 더욱 그 빛을 발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홍진우(cuziinu) [TV리포트 진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