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불량커플` 발칙함과 재기발랄함

기사입력 2007.06.13 11:21 AM
드라마 `불량커플` 발칙함과 재기발랄함
[TV리포트] SBS 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의 최순식 작가가 눈에 띄는 신작을 내놨다. SBS 주말드라마 ‘불량커플’이 그것. 이 드라마는 독신주의 미혼 여성 `당자`가 좋은 유전자를 받아 임신계획을 세운다는 발칙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최순식 작가는 전작에 이어 산뜻한 아이디어를 작품 곳곳에 배치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3회 방송에서는 전원주의 일곱 쌍둥이, 류수영의 어릴 때 사진, 주민등록등본, 호적등본 등의 코믹한 아이디어를 등장시켰다. 드라마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신은경의 호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이러한 깜찍 발랄한 아이디어가 큰 몫을 차지한다.

미디어를 접하는 시청자, 독자, 청취자는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얼마 전 조선일보에(6월8일자) 칼럼을 쓴 윤대녕 작가의 말에 따르면 "문화(예술)의 속성은 그리 유쾌한 것이 못 된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삶에 대한 고민과 질문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의 생각에 공감하는 바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미디어를 접하는 이 즉, 소비자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재미’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태생적인 본능일 뿐이다. 물론, 재미만을 추구하다보면 저급한 콘텐츠들이 넘쳐날 수 있겠지만, 그러한 부작용을 막아낼 보완장치는 얼마든지 있다.

생각해보자. 한국 소설이 독자와 점점 멀어지는 사이 해외 문학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안방마님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을 어찌, 독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일드붐에 이어 미드가 판치고 있는 지금, 여전한 불륜,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불치병의 지긋지긋한 소재로 시청률을 울거내려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만으로는 실로 `생명력`이 없다는 것을 생산자(작가, PD)들은 깨달아야 한다.

4회 밖에 방영하지 않은 SBS `불량커플`. 기대모은 출발 앞에 남편의 불륜으로 가정이 파탄 나는 한영(최정윤)의 이야기 등 식상한 설정들이 암초처럼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재미있는 소재를 산뜻하게 우려내는 이 드라마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만큼은 높이 평가 할만하다. 시청자는 새로운 것을 원한다. 수백억 원의 물량공세가 아닌, 창조적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새로운 드라마, 이야기를 보고 싶은 것이 시대의 요구요, 미디어의 변화이다.

(사진 = SBS)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