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벌 사포질”..‘봉오동’ 의상 탄생의 비화[메이킹인터뷰]

기사입력 2019.08.14 3:1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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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경주 기자] “수백 벌을 사포질하고 세탁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죠.”



1920년대, 그때의 의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시대 배경에 잘 녹아들어야 했고, 새 옷 같지 않아야 했다.



그래서 ‘봉오동전투’ 의상팀은 의상 수백 벌을 사포질 하고 세탁하며 자연스러운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지난 12일, ‘봉오동전투’의 오정근 의상팀 실장은 TV리포트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이때를 꼽았다.



오정근 의상팀 실장은 “의상 제작을 하면 너무나 완벽한 새 옷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촬영할 때 새 옷을 사용할 수는 없지 않나. 낡은 느낌을 줘야 했다”며 “한두 벌도 아니고 수백 벌 되는 걸 사포로 문지르고 세탁기로 돌려야 했다”고 말했다.



꽤나 고생했겠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웃으면서도 “의상팀의 숙명”이라고 했다. 그는 “항상 하는 작업들이다. 어떤 영화든 의상을 제작하면 새 옷으로 나오니까”라고 답했다.



늘 하는 작업이지만 1920년대라는 시대적 특성상 더 힘들었을 ‘봉오동전투’의 의상팀. 이런 이야기 외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의상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더 들어봤다.





<다음은 오정근 의상팀 실장과의 일문일답>



Q. 황해철(유해진) 캐릭터의 의상 콘셉트는 뭐였는지?



A. 황해철이라는 인물이 훈련소 교장 출신이라 독립군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바지, 셔츠, 재킷으로 콘셉트를 잡았는데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코트까지 준비를 했다. 사실 그 코트는 ‘일본군 코트’다. 설정 자체가 ‘황해철이 일본군을 잡으러 다니면서 코트를 손에 넣었다’는 설정으로 돼 있었다. 



Q. 마병구 캐릭터의 의상 콘셉트는 뭐였는지?



A. 마병구는 마적 출신의 독립군이기 때문에 마적단 사진으로 리서치를 했었다. 사진을 보니 긴 치파오 모습이 많이 보이더라. 바지는 독립군의 바지로 가되 상의는 치파오 차림으로 갔다. 그런데 길이가 너무 길어서 장시간 이동하고 전투할 때 불편할 것 같아 자락을 뒤로 묶는 설정을 줬다.



Q. 마적 캐릭터들을 자세히 보면 다 스카프를 하고 있더라.



A. 보기에는 스카프처럼 보일지 몰라도 우리는 목도리라는 설정이었다. 지역이 만주고 산 속이다 보니 장시간 매복할 때 추위와 싸웠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목도리 설정을 주게 됐다. 





Q. 이장하 캐릭터의 의상 콘셉트는 뭐였는지?



A. 이장하는 누가 봐도 FM 군인이지 않나. 그래서 단정하고 멋을 주지 않는 단복 차림으로 설정했다.



Q. 채석장에서의 촬영 도중 류준열의 옷이 여러 번 찢어졌다고 들었는데?



A. 처음에 듣기로는 매트를 깔고 안전하게 촬영할 것 같다고 그랬는데 현장에 가니까 돌산이더라. 류준열 배우가 와이어를 맨 채 슬라이딩하는 장면에서 옷이 많이 찢어졌다. 촬영을 멈출 수는 없으니 여벌의 바지를 준비해서 입고, 찢어진 바지는 그 자리에서 재봉해 돌려 입고는 했다.





Q. 당시 사진이 흑백이라 옷의 색깔 등을 알 수 없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고증을 하신 건지?



A. 독립군의 경우 자료가 거의 없다. 리서치를 했을 때 청산리 전투 승전 기록의 발췌본이 있어서 봤는데 회색 군복을 입었다는 글귀가 있었다. 그때가 봉오동 전투 바로 후니까 회색 군복을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당시의 만주 중국 군복, 러시아 군복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자료들도 있더라. 중국 군복이 블루 톤인데 변색됐다고 보면 회색의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회색 군복으로 하게 됐다.



Q. 끝으로 의상을 가장 잘 소화한 배우를 한 명만 꼽는다면?



A. 조우진 배우를 꼽고 싶다. 마병구 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건 조우진 배우뿐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의상 스타일링을 할 때 마네킹에 입혀서 스타일링을 한 후에 내가 입어서 불편한 게 없는지, 어느 정도 스타일링이 괜찮은지를 체크한다. 그런데 마병구 스타일은 도저히 소화할 수 없더라. 하하하. 다른 배우들 의상도 다 입어봤는데 ‘이 정도면 나름 어울리네’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마병구 스타일은 감당이 안 되더라. 하하하. 조우진 배우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김경주 기자 kimrudwn@tvreport.co.kr / 사진 = '봉오동전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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