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의 ‘시크릿부티크’, ‘내 이름은 김삼순’ 뛰어넘는 인생작 될까 [종합]

[TV리포트=이우인 기자] 배우 김선아를 위한, 김선아에 의한 ‘시크릿부티크’가 18일 첫 시작을 알린다. 김선아의 인생작이라 하면 아직까지 ‘내 이름은 김삼순’인 게 사실. ‘시크릿부티크’는 이를 뛰어넘는 인생작이 될 것인가.

SBS 새 수목 드라마 ‘시크릿부티크’ 제작진과 배우들이 18일 오후 2시 서울 목동SBS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박형기 PD를 비롯해 김선아, 박희본, 고민시, 김재영, 김태훈이 참석했다.

박형기 PD는 “‘시크릿부티크’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갖고, 사건을 이끌어가는 주체들이 여성이다”라며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장르를 뭐라고 할까 하다가 ‘레이디스 누아르’로 정해봤다”고 소개했다.

박 PD는 “외적으로 보면 여옥(장미희 분)에게 복수를 하는 복수극처럼 보이지만, 복수의 완성이 끝이 아니라 복수를 향해 가는 동안 잃어가는 소중한 것에 대한 이야기”라며 “사건의 스케일이 크고, 반전도 있고, 전개도 빨라서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크릿부티크’의 핵심은 김선아다. 김선아는 고아원 출신 J부티크 대표 제니장 역을 맡았다. 강남 최고 부티크를 운영하나 그 실상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아야 할 상류층들의 문제를 은밀히 해결하는 정·재계 인맥의 비선 실세다.

김선아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크릿부티크’ 대본을 받고 재미있게 읽었다. 레이디스 누아르 장르는 생소해서 좋고 기억에 남을 작품인 것 같다. 박형기 감독님이 작품을 줬을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감독님께서 연출을 하시면 하겠다고 했는데, 한두 달 있다가 연출한다고 해서 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촬영 막바지를 앞두고 “최고의 배우들, 스태프들과 6개월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촬영장이 매번 행복했다.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 분들도 ‘시크릿부티크’를 보며 행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욕망과 권력, 재벌가라는 소재가 김선아의 전작인 ‘품위 있는 그녀’와 박복자를 떠올리게 하나, 김선아는 “드라마를 보면 차별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답을 냈다. 그는 “박복자도 시크릿을 가지고 있고, 제니장도 비밀을 가지고 있어서 둘을 두고 비교를 해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장미희(김여옥 역)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배우 생활을 하는 동안 장미희 선생님을 한 번이라도 뵐 수 있을까. 항상 성함만 듣던 분이어서 6개월 촬영 내내 매번 떨리고 설렜다”라고 답했다.

김선아는 이어 “장미희 선생님의 카리스마는 엄청나다. 그런데 역할에서 벗어나면 너무 귀엽다. 칭찬을 많이 해줘서 감사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도 부럽고, 배워야할 점이 너무 많다.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덧붙였다.

제니장이 비선 실세여서 실존 인물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김선아는 “오늘 밤 10시에 확인할 수 있다. 제니장이 멋있는 이유는 고객들에 대한 비밀을 유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궁금증을 남겼다.

박희본은 데오가의 장녀이자 데오재단 전무, 데오코스메틱 대표인 위예남 역을 맡는다. 가장 힘든 시기에 힘이 돼준 도영(제니장 분)을 각별히 생각했지만, 여옥이 비교하자 도영에 대한 동경과 우정이 애증으로 변해 그의 날개를 꺾으려는 인물이다. 

박희본은 “김선아 선배님이 하신다 해서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왔다. 다음에도 김선아 선배님과 또 해보고 싶다”라며 ‘김선아 바라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역할을 소화하는 것과 관련해 부담감을 묻자 “오히려 감독님께 반문했었다.감독님은 지금까지 제가 했던 그대로 대사만 다르게 해달라고 주문했다”라며 다만 “김선아 선배님 의상을 보고 나 또한 의상에 힘을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의상부터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라고 답했다.

박희본은 악역 연기와 관련해선 “예남을 악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악역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했다. 감독님이 과분한 칭찬이지만 귀여운 빌런이라고 해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에서는 스태프 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서 사랑받으면 드라마도 사랑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야기도 풍성하고 사랑도 많은 현장이었다”라며 드라마에 대한 사랑을 기대했다.

고민시는 까칠하지만 경찰인 엄마를 닮아 잔정이 깊고 정의로운 아마추어 바둑기사 이현지 역으로 나선다. 엄마의 실종을 목격하고 그 이면에 데오가란 태산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고민시는 “SBS 드라마로는 처음 인사를 드린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천부적인 감각으로 바둑을 뒀던 친구이고, 경찰인 엄마가 실종되면서 엄마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데오가 싸움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을 맡았다”라며 “처음이니 설레고 걱정도 된다. 첫 방송 재미있게 봐주시길 바란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출연 계기를 묻자 그는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는데, 제안을 해주고 절 선택을 해주셨을 때 감사했다”며 “처음으로 ‘시크릿부티크’ 시놉시스와 초고 대본을 읽었을 때 강렬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여성 장르물이라는특성 안에서 전개도 탄탄하게 이어져있고,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는데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역할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느냐고 묻자 고민시는 “감독님이 추천해주신 바둑 다큐와 영화 등을 보고 참고했고, 기원에 가서 바둑 돌 잡는 것부터 놓는 법, 용어까지 읽혔다”라고 답했다.

이어 “스타일은 화장기 없고 최대한 수수한 모습으로 나오도록 설정했다. 다만 변화를 겪으면 전체적인 스타일이 바뀌게 된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재영은 J부티크 변호사 윤선우 역을 맡았다. 고아원 시절, 12세의 어린 나이에 도영을 추행하는 남선생을 칼로 찌르는 대형 사고를 친 과거를 가지고 있다. 도영이 평범한 삶을 사는 도영을 보는 게 선우의 꿈이다. 

김재영은 “선우는 제니장을 위해 헌신적으로 나서는 변호사”라고 소개한 뒤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우리 드라마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김재영은 “롤모델은 ‘모래시계’의 이정재라고 감독님이 말해주셨지만, 제가 드라마를 못 봤다”면서 “감정을 잡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외적으로는 옷을 벗어야 하는 신이 있어서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데오가 장남이자 데오호텔 대표인 위정혁 역을 맡았다. 데오가 사람 중 유일하게 사람 냄새나는 유형. 자신의 비밀을 어린 시절부터 아는 도영과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이다.

김태훈은 “기본적으로 작품을 읽어보고 좋으니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 감독님 뵙고 좋은 분 같아서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생겼다”라고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정혁은 사랑이 많은 인물이고, 아픔도 가지고 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끝나는 게 아쉬울 만큼 행복한 작업이었다. 그 행복한 마음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시크릿부티크’는 권력, 복수, 생존을 향한 독한 레이디들의 파워 게임을 담은 드라마. 목욕탕 세신사에서 정·재계 비선 실세로 거듭나는 제니장(김선아 분)이 재벌그룹 데오가 여제 자리를 노리는 이야기다.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제가 한 작품 중 가장 잘됐는데, 지금은 시청률이 40~50% 나오는 시절이 아니지 않나. 숫자에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활기찬 상황이 돼서 우리도 배우로서 도전할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라며 “그래도 오늘은 SBS를 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시크릿부티크’는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 사진=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