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요즘 이 남자, 범상치 않다. 드라마, 영화, 심지어 예능까지 나왔다 하면 화제가 된다. 그래서 ‘떠오르는 신스틸러’라는 수식어까지 붙었을 정도.
배우 강기영 이야기다. 지난해 여름 tvN ‘김비서가 왜 이럴까’에서 맛깔난 코믹 연기로 눈도장받더니 ‘너의 결혼식’, ‘내 뒤의 테리우스’, ‘엑시트’, 그리고 ‘가장 보통의 연애’까지 흥행에 견인했다.
최근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강기영은 “대중이 붙여준 별명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가 나왔던 작품들 다 잘 돼서 저 스스로도 놀랐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관심 가지고 봐주시는 것도 매우 신기했어요. 다 잘 되니까 어느 순간부터 이게 당연하다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자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어요. 나중에 잘 안 돼서 고개 숙일 때도 있으니까요.”
강기영에게 흥행작을 고르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는 자신이 골라서 선택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아직까지 저는 선택받는 입장이에요. 그리고 제안받은 작품들을 안 하겠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들어온 시나리오들을 재밌게 읽었고, 열심히 임했을 뿐이에요. ‘가장 보통의 연애’ 또한 같은 이유입니다.”
이별을 경험한 이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현실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장 보통의 연애’. 강기영 역시 공감했던 면이 매우 많았다고.
“제가 적은 나이가 아니라서 연애 경험이 어느 정도 있어요. 저도 20대 중후반까지는 병철이와 비슷한 면도 있었고요. 누구나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에서 지질한 모습이 나오곤 하는데, ‘가장 보통의 연애’는 사실적으로 그려내 공감하게 만드는 게 강점이에요. 그리고 재밌게 웃을 수 있게 표현했다는 점 또한 매력이죠.”
강기영은 극 중 타인의 연애사를 꿰뚫고 있는 재훈(김래원)의 직장 동료 병철로 분해 관객들에게 현실 웃음을 유발했다. 병철처럼 강기영은 촬영 현장에서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을 웃기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제일 먼저 만나는 관객이 제작진이잖아요. 그래서 이들을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매일 애드리브 하는 건 아니지만, 반응이 좋으면 신나서 더 하게 돼요. 지금에서야 밝히자면, 내부 시사회 때 관계자들이 잘 웃지 않아서 개봉 전에 조금 긴장했었어요. 관객들이 좋아해 주셔서 천만다행이었어요. (웃음)”
‘애드리브 천재’라 불릴 만큼 강기영은 자유자재로 애드리브를 펼쳐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도 매우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다고 밝혔으니, 바로 재훈 역의 김래원을 향한 애드리브였다.
“재훈의 반응을 얻기 위한 애드리브가 제일 힘들었어요. 재훈이 이별 때문에 모든 게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에 괜히 제가 (김)래원이 형을 방해하는 게 아닐까 매우 조심스러웠죠. 그래서 답답해하지 말라고 욕 정도만 했어요. 대신 (공)효진 누나한테 던진 애드리브가 많았어요.”
문득 강기영식 애드리브의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 그리고 아내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매우 재밌는 사람이에요. 대본을 함께 공유하면서 애드리브를 이렇게 하는 게 좋겠냐고 가장 먼저 아내에게 허락을 받아요. 쓴소리는 잘 안 하는 편이고, 적당히 하라고만 지적해요. 그러다 종종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아내가 제시할 때도 있고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선 별다른 조언은 없었으나, 아주 재밌게 봤다고 말했어요.”
지난 5월 3살 연하 비연예인 아내와 결혼한 강기영, 대본 이외 공유하는 게 하나 더 있었으니, 두 사람이 함께 키우고 있는 반려견 푸푸다. 지난 8월에는 푸푸의 SNS 계정을 만들었다.
“아내가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강아지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고 계세요. 그래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기분이랄까요? 아내가 푸푸인 척 사진을 게재하고 댓글을 남기는데, 재밌어요.”
2년 간 쉴 틈 없이 다작 행보를 보여준 강기영, 올해 남은 기간 그는 차기작 선택보다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이 잘 돼서 포상휴가를 보내준다고 했던 적도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저는 곧바로 차기작에 참여해 못 간 적이 많았어요. 아직 다음 작품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틈에 자체 포상휴가 겸 여행을 떠나려고 해요.”
이와 함께 강기영은 대중에게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제가 걸어온 길은 도입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열여덟의 순간’에서 사제지간 정을 나누며 감정선을 그렸듯이, 저의 또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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