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시청률 20%를 돌파한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이같은 시청자들의 사랑엔 공효진과 강하늘의 멜로 및 까불이 찾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노규태 역 오정세의 활약상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오정세가 맡은 노규태는 차기 옹산군수를 꿈꾸는 인물로, 방송 초반에는 동백(공효진 분)에게 미운 짓만 골라서 했다.
8000원짜리 땅콩 서비스를 받지 못한 분풀이로 까멜리아 내부 인테리어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거나 임대차 연장 계약을 거부하고 쫓아내려는 등 동백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노규태를 미워하기보단 오히려 호감으로 받아들였다. 어딘가 어설프고 정감 가는 그의 인간미가 통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혼으로 갈라선 아내 홍자영(염혜란 분)을 향한 뒤늦은 사랑이다. 노규태는 삼겹살집에서 “너도 울었잖아, 네 눈물이 나한텐 샷건이었다”, “너 나 찌질해서 귀여워서 좋아했잖아”라며 매달리다 “누나 사랑해”라고 잔망스러운 고백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향미의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후, 홍자영을 향한 그의 애틋함은 더욱 커졌다. 경찰서에서 다시 만난 홍자영에게 “당신 모성애로 나 좋아했지? 당신도 여자 하고 싶었을 텐데 맨날 엄마 노릇하게 해서 미안해”라며 “내가 당신한테 죽어라 개기던 마음도 사랑이었다”고 절절한 마음을 담았다.
이어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아내를 사랑하나요’라는 질문에 노규태는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고 독특한 프러포즈를 선보였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노규태의 표현법에 귀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정세는 소속사 TPC 프레인을 통해 “노규태는 허세가 가득하지만 사랑과 관심에 목말라 있고 외로움을 타는 인물이다. 이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방송분에서 화제된 주차장 드리프트 장면에서도 오정세의 세심함이 드러났다. 현란한 드리프트로 등장한 홍자영을 향해 노규태는 “왜 드리프트를 탔떠, 드리프트는 빼박이지”라며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
오정세는 아이가 친구와 싸우다가 엄마가 등장하면 뒤에 숨어 옷자락 잡는 것이 생각나 이를 연기로 살렸다고 밝혔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NG 의혹을 불러왔던 까멜리아 몸개그 장면도 있다. 자신에게만 식사를 권하지 않는 동백에게 잔뜩 화가 난 노규태가 나가다가 의자에 걸려 넘어졌고, 이를 지켜본 황용식(강하늘 분)과 최향미가 웃음을 억지로 참는 모습이 포착된 것. 이 또한 오정세의 치밀한 계산으로 탄생했다.
‘동백꽃 필 무렵’ 관계자는 “(오정세가) 혼자 감정이 폭발하는 노규태를 뻘줌하게 표현하고 싶었고,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미리 의자를 배치했다. 완벽하게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눈에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도 그의 세심함이 반영됐다. 흰 바지 속에 유색 속옷을 착용하는가 하면, 바지 위에 멜빵과 벨트를 동시에 착용해 ‘투 머치 패션’을 완성했다. 또한, 그가 자랑하던 경찰청, 대통령 경호실 시계는 직접 온라인 중고거래로 구했다”고 덧붙였다.
사소한 부분까지 연기로 맛깔나게 살려낸 덕분에 오정세는 ‘뽀짝규태’, ‘하찮규태’, ‘노땅콩’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리포트에 “‘동백꽃 필 무렵’ 이전에도 오정세의 연기는 강렬했다. 지나가는 대사 한 마디라도 그를 거쳐 가면 웃음포인트가 된다. 이번 작품을 기점으로 더 많은 러브콜을 받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캡처, 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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