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의 필수요소, 세계관이 뜬다

기사입력 2019.11.20 7:04 PM
요즘 아이돌의 필수요소, 세계관이 뜬다

[TV리포트=김풀잎 기자] 그리스 로마 신화 소환에서 탄생 설화까지 담겨 있다. 웬만한 판타지 무비 부럽지 않은 스케일에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요즘 아이돌 그룹의 필수 요소, 세계관이다.

최근 들어 많은 아이돌 그룹 소속사에서 이 세계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방탄소년단, 엑소, 샤이니, 트와이스 등 톱 그룹에서 씨아이엑스, 아스트로 등 최근 컴백한 신예들까지. 모두 각각의 세계관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어 활용하는가에 따라 코어 팬층 유지 및 수익 창출까지 가능해진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세계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 세계관, 왜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팬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토리텔링으로 바꿔 말할 수도 있는 세계관은 일명 ‘이입’과 ‘충성도’, ‘기대감’을 돕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그룹만의 팀 컬러를 확립하고 차별성 구축을 위해 세계관을 만든다”며 “더불어 기존 팬들의 결집력을 높이고, 대중의 궁금증을 자극해 결국은 코어층을 탄탄히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 그룹의 세계관이 구축되면, 점차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진다. 팬들은 이 그룹이 내놓는 메시지에 몰입하고, 다음 기획까지 추측해보며 무언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 유대감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부산물 같은 존재다. 아이돌 그룹의 앨범이 연장선상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방탄소년단의 경우 꾸준히 청춘과 꿈, 삶에 대해 노래해왔다. 수동적인 10대들에게는 '다크&와일드'를 통해 억압에서 벗어나라는 외침을 전했고, 메가 히트를 기록한 '화양연화'로는 N포 세대 및 열정페이 등에 대해 대변하며 그 색깔을 확고히 굳혔다. 그 아이덴티티는 정확히 대중에게 가 닿았으며, '러브 유어 셀프' 앨범으로는 "그럼에도 우리를 사랑하자"고 다독이며 힐링까지 선사했다. 

샤이니도 좋은 예다. 샤이니는 그룹의 청량한 이미지를 가지고 가면서, 유기적인 성장기를 써내려가며 개연성을 높였다. '로미오'에서는 화살을 맞은 큐피트로, '링딩동'에서는 사랑에 눈을 뜬 에로스로, '루시퍼'에서는 사랑에 눈이 먼 루시퍼로의 성장을 그려내며 그들이 거쳐 온 변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 세계관, 어떻게 만들어지나

우선은 각 멤버에 대한 서사가 있어야 한다. 한 관계자는 “멤버들 개개인 특성이나 성향에 맞춰 의미를 부여하고, 멤버별 연결고리나 그룹 세계관이 구축될만한 설득력을 끊임없이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도 배경에 대해 덧붙였다.

지난 9월 컴백한 트와이스 앨범 'Feel Special'이 좋은 본보기다. 'Feel Special'은 자존감에 관한 곡이다. 스스로의 의미가 퇴색되었을 때, 주위 사람들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는 내용. 트와이스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계관을 넓히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트와이스 멤버 미나는 불안장애로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었는데, 뮤직비디오 속 미나는 채영과 마주하며 아픔을 극복한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설정으로 설득력을 높인 것.

그룹 멤버 수, 멤버 성향 등 다양한 소재들에 따라 신화, 인문학, 사회학 등 흥미로운 스토리가 나올 법한 다양한 방면으로 조사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때에 따라서는 스토리 개발이 가능한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 세계관, 앞으로 방향은

이처럼 세계관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본적이고도 강력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아이돌 그룹이라면 나름의 세계관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 코스가 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완성도다.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짜임새로 몰입을 도와야 한다. 이에 대해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완성도 있는 세계관은 공감과 사랑을 받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세계관의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대중의 눈은 분석에 능해졌다”고 평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