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다면, 마시던 술잔 내려놓을 것”…강지환, 3년 구형 [종합]

[TV리포트 성남=석재현 기자] 성폭행·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배우 강지환에 대해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1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 성폭행·성추행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의 결심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이같이 구형하며 이수명령, 신상정보공개,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강지환의 변호인은 “(강지환이) 수감생활을 하면서 고통을 뼈저리게 느꼈고, 촬영 전날 스케줄과 과음으로 인해 당시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해 피해자들에게 죄송해 한다”라며 “피해자들에게 깊은 사죄를 전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시 사건을 지우고 싶어한다. 팬들 앞에서 공손한 자세를 잃지 않으려 했던 피고인이기에 참담함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이 유명 연예인인 터라 사건 발생일부터 언론에서 마약 복용 등 부풀어진 내용의 기사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며 “술에 만취했다는 사실에 용서를 구하는 건 아니다. 다만 계획적으로 저지른 건 진실이 아니다. 증거기록을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후 진술에서 강지환은 “혐의 사실을 들었을 때 말문이 막혔다. 사건 전날만 하더라도 나는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촬영을 하고 있었고,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20여 년 시간을 투자했다”라며 “힘들게 오른 자리인 만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고 싶었고, 시상식에서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해보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예쁜 가정을 꾸리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아빠가 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강지환은 “다른 사람도 아닌 나 스스로가 모든 걸 망쳤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한순간 큰 실수가 너무나 많은 고통을 안겨줬다는 사실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이라도 시간이 돌아갈 수 있다면,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린 그는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나 밉고 스스로 용서가 되지 않는다. 죄송하다.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고 말했다.

공판 후 피해자 측 변호인은 “전날(20일) 합의를 진행했다. 사건이 장기화되고 있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직업을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새 출발을 위해서라도 합의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별개로 피해자들을 향한 악플은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지환은 지난 7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자택에서 자신의 촬영을 돕는 외주 스태프 두 명과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한 명을 성폭행 하고 다른 한명을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및 준강제추행)로 구속됐다.

지난 9월 열린 1차 공판에서 강지환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다고 답했으나, 지난 4일 진행된 3차 공판에서 “심신상실 진술에 의심이 간다”며 기존입장을 번복했다. 

최종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5일 목요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