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이승기 "올라운더·리더 부담감? 극복하는 게 숙제" [인터뷰]

기사입력 2019.11.27 7: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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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석재현 기자] "예전 제 포지션은 '스나이퍼'였어요. 제가 맡은 역할만 충실하면 되는데, 지금은 달라졌어요. 제 색깔을 유지하면서 전체를 조율해야 하거든요."



노래, 연기,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며 '올라운더(All-Rounder)'로 평가받는 이승기. 활동 영역이 넓어진 만큼, 그의 고민거리 또한 늘어났다. 



지난 23일 종영한 SBS '배가본드'에서 이승기가 수행해야 할 역할은 컸다. 자신이 맡은 배역 차달건 뿐만 아니라 주연으로서 드라마 전체를 어떻게 끌고 나가야 할지 생각이 많았다고.



최근 '배가본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이승기를 만났다. 배우, 예능인, 그리고 가수 이승기로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 다음은 이승기와 일문일답



Q. '배가본드'를 마친 소감은?



A.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감사하다.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자'고 다짐하면서 공을 들였다. 제 필모그래피에 뿌듯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100% 사전제작이지만, 촬영 기간이 1년이 걸렸다고 들었다.



A. 장‧단점이 있었다. 첫 회를 장식했던 모로코 액션 장면은 촬영 들어가기 수개월 전부터 연습을 하면서 준비했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좋은 열매를 맺어서 뿌듯했다. 그러나 촬영 내내 강도 높은 액션이 소화하다보니, 몸이 너무 긴장했다. 그래서 촬영 끝나자마자 긴장을 풀기 위해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웃음)



Q. 액션 못지않게 감정소모도 많았다. 



A. 감독님과 가장 이야기를 많이 했던 부분이다. 현실처럼 접근할까 혹은 편한 연기 톤을 잡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테러로 조카를 잃은 후 한 달간 벌어지는 내용이라 정상적인 소통이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16부작 내내 흥분상태를 유지하다보니 목이 많이 아팠다.





Q. '구가의 서' 이후 6년 만에 수지와 만났다.



A. 예전보다 자연스러워졌고, (수지가) 액션에 재능이 있었다. 특히, 함께 달리는 신에서 놀랐다. 보통 여자 배우들의 속도에 맞추기 마련인데, 발이 엄청 빨랐다. 그래서 감독님께 너무 느린 거 아니냐며 한 소리 들었다. 다음 촬영부터 전력질주 했다. (웃음)  



Q. 두 사람의 멜로라인도 인상 깊었다. 



A. 멜로는 가끔 등장하는 수준인데, 오히려 액션보다 반응이 더 좋았다. '배가본드' 단톡방에서 포인트를 잘못 잡았다고 성토했을 정도다. 작가님께 '멜로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은 건 직무유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웃음) 



Q. '배가본드' 촬영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데 힘들지 않았는지?



A. 올해 가장 힘들었다. '집사부일체'부터 '리틀 포레스트', 나아가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 2'와 '투게더'까지 소화하면서 체력을 모두 소진했다.



Q. 올해만 예능 프로그램을 4편 소화하며 상당한 애착을 드러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A. 어렸을 때는 패기 넘치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이 강했다면, 지금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스스로 전문적인 걸 원하게 된다. 그래서 좀 더 주의 깊게 바라보고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며 새로운 걸 이끌어 내도록 만드는 게 예능이다.





Q. 예능에서 망가지는 데 거부감이 없어 보인다.



A. 그렇다. (강)호동이 형에게 예능을 배웠을 때 몸을 사리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재미를 위해서라면 몸 사리지 않는다. 다만, 노력에 비해 민망한 결과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할 뿐이다. 



Q. 모두 잘하는 '올라운더'에 전체를 이끄는 '리더' 역할까지 생겼다. 부담감은 없는지?



A. 당연히 부담감은 있다. 호동이 형을 비롯해 형들과 예능 했을 때, 내 포지션은 스나이퍼였다. 내가 맡은 역할만 충실하면 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 색깔을 유지하면서 전체를 조율해야 한다. 그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이 생겼다. 요즘에는 메인MC를 구분하지 않지만,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극복하고 해내야하는 게 숙제다.



Q. 최근 '집사부일체' 김건모 편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본 일부 팬들은 '가수 이승기'를 기다리고 있다.



A. 많은 팬들이 왜 앨범을 내지 않느냐고 서운해하더라. 그동안 발표하지 못한 건 목 상태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준비가 되면 발표하겠다.  



Q. 어느덧 2019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승기에게 2019년은?



A. 나에 대해 알게 해줬던 해였다. 나 스스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존재이며,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여기서 쉰다는 건, '남들 하는 만큼 일하겠다'는 뜻이다. (웃음)



Q. 그렇다면, 2020년 계획은?



A.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올해까지 시즌제 콘텐츠를 여러 개 소화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어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배가본드' 덕분에 액션 장르를 계속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액션에도 도전하고 싶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후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