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전' 장동윤의 TMI 토크 #소두 #군대(feat.아이유) #형 자랑[인터뷰]

기사입력 2019.11.29 11:12 PM
'녹두전' 장동윤의 TMI 토크 #소두 #군대(feat.아이유) #형 자랑[인터뷰]

[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장동윤은 '신기한 사람'이다. 편의점 강도를 잡아 뉴스에 출연했다가 배우로 데뷔할만큼 훈훈한 외모를 지녔고, 수능에서 수리 영역 만점을 받을 정도로 똑똑하고, 시도 잘 쓴다. 무엇보다 우연치 않게 배우가 됐지만 연기도 잘한다.

특히 최근 종영한 KBS 2TV '조선로코 녹두전'(이하 '녹두전')에서 주인공 전녹두 역을 맡은 그는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여장 연기를 소화한 그는 '예쁜 남자'로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특성상 코믹하기는 했지만 장동윤은 과하지 않은 연기로 밸런스를 맞췄다. 뿐만 아니라 사극이라는 장르를 소화하면서 액션 연기, 로맨스 연기도 펼쳤다. '종합 선물 세트'처럼 그동안의 연기력이 집대성 된 연기를 보여줬다. 

장동윤은 드라마 종영 후 인터뷰를 하면서 녹두를 보내주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직접 만나보니 '더 신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크업을 안 한 상태였지만, 시선을 뺏길 정도의 고운 외모를 지녔다. 그냥 사람 자체에서 나오는 기운이 좋아 보였다. 거기다가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고 자존감이 높아 보였다.

인터뷰이로서 애티튜드 또한 훌륭했다. 정말 수다를 떨듯이 그의 리액션은 풍부했다. 신나는 이야기가 나오면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팬들 사이에서 'TMT(투 머치 토커)'로 통하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에 새로운 TMI를 부탁하면서 군대 이야기도 물어봤다. 소두에 대한 그의 생각, 군대 이야기, 형에 대한 자랑 등이 새롭게 나온 듯 하다. 그의 워딩을 최대한 살려서 정리해봤다.

- 여장을 한다는 것에 부담은 없었나?

"'녹두전'은 오디션을 보고 하게 됐는데, 두 번 보고 감독님이 '하자'고 하셨어요. 여장은 알고 있었어요. 오히려 더 땡겼어요. 소재 자체도 매력있을 것 같고, 잘 살린다면 사람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서 부담보다는 하고 싶은 의욕이 앞섰어요. 웹툰은 캐스팅 후에 봤어요. 원작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전체적인 큰 소재만 따온 수준이고, 창작한 부분이 크더라고요. 원작 분위기처럼 통통 튀고 귀엽고 로코 같은 분위기는 참고가 많이 된 것 같아요." 

- 전녹두를 연기하면서 신경 쓴 점은?

"1번은 여장이요. 김과부일 때 녹두를 재밌게 살려보자고 생각했어요. 2번은 액션이에요. 액션이 정말 좋았어요. 적성에도 잘 맞았고요. 사극 액션은 화려하고 풍부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본격적인 액션 연기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액션 연기는 전담 액션 스쿨이 배정 됐어요. 팀장님이 대역하신 분인데 그분과 액션스쿨에서 진짜 피나는 훈련을 받았어요. 근육통을 달고 살았지만 성취감이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액션하면서 뛰어나니는 게 재밌더라고요." 

- 전녹두와 김과부의 차이는 어떻게 뒀나?

"대본상 목소리 때문에 남자인 게 들킬 뻔하기도 하고 위기가 오기도 해서, 목소리의 차이를 분명히 두기는 했어야 했거든요. 그런 거 외에 코믹한 장면에서는 김과부가 과도하게 액션을 여성스럽게 취하는 것들도 있는데, 그때 저는 조금 갭을 많이 안 두려고 했어요. 코믹한 장면은 감독님이 의도하는 바대로 표현을 했는데, 그것을 대중들이 원하는 코믹한 것에 맞게끔 하려고 했어요. 김과부와 녹두의 모습이 대비가 많이 되지는 않으려고요. 같은 사람으로 일관성을 가지려고 했죠. 김과부에게 녹두의 모습이 보일 수도 있고, 녹두일 때 김과부의 모습이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 메이킹 영상을 보니깐 후반부에는 여성스러운 제스처가 나오기도 하더라. 김과부에 익숙해진 것인가?

"제가 가지고 있는 성향에서 플러스 알파 된 것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성별의 구분을 두고 남자의 행동, 여자의 행동은 이래야지라고 구분을 두는 것이 아니고 경계를 허무는 저의 행동이 원래 있더라고요. 평소에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 중성적인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 액션 연기와 로맨스 연기를 같이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김동휘, 강수연 감독님이 계신데, 김동휘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이 코믹한 거 연출이라고 느꼈고, 강수연 감독님은 여자 감독님답게 섬세한 감정을 돋보이게 해주시고 멜로신 연출을 잘해주셨어요. 그런 상반된 연출 스타일이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멜로 감정은 경험해보고 제가 아는 감정인데, 코믹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거죠. 감독님은 멜로는 집중해서 잘하는데 코믹할 때는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데 재밌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율무(강태오 분)와 키스신도 그렇고, 저는 코믹한 거를 찍을 때 제일 신나고 재밌었어요."

- 김소현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저와 소현 씨의 케미가 좋다는 얘기도 많이 해주셨는데, 소현 씨의 색깔과 제가 잘 어우러져서 그런 것 같아요. 서로 강하면 어우러지기 쉽지 않은데, 저도 소현 씨도 상대방 스타일에 따라서 스며드는 것 같아요. 

'땐뽀걸즈' 할 때도 세완이가 시은이 그 자체였다고 할 정도로 좋았거든요. 지금까지 제가 작품을 많이 안 했지만, 상대방의 연기 스타일에 따라서 색깔이 많이는 아니더라도 바뀌게 되거든요. 동주 역할만큼은 어느 배우가 와도 지금의 소현씨만큼 저와의 케미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고맙고요."

- 정준호, 이문식 등 선배님들은 어땠나?

"정준호 선배님은 워낙 안정감 있는 연기를 하시니깐 연륜이 많이 느껴졌어요. 뭐랄까, 저는 연기에서 풋내가 난다면, 선배님은 진짜 중년 배우로서 기대하는 모습들 있잖아요. 안정감 있고, 사극에서의 중후한 톤 같은 것도 무리 없이 하시는 것을 보면서 저도 그런 것들을 갖춰가면서 유지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요.

워낙 배우로서 존중하고 존경했지만, 인간 정준호 선배님도 정말 젠틀하고 잘해주셨어요. 고기도 잘 사주시고요. 제가 종방연 때 실수로 선배님 바지에 맥주를 쏟았거든요. 바지가 다 젖었는데도 조금의 짜증도 안 내시고 '그러다 보면 쏟고 그러는 거야'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이번 작품에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괴롭히는 사람 있고 그러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리고 이문식 선배님은 최고였어요. 연기를 정말 잘하시기도 하고, 캐릭터 구축을 하려는 노력들이 상상 이상이었어요. 저는 선배님을 미디어 외에 처음 뵙게 된 거잖아요. 현장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더 놀라웠어요. 신인 배우의 열정을 뛰어넘는 그런 태도 같은 것이. 이번에 작품하면서 가장 존경스러웠어요."

- 실제 성격이 녹두와 비슷할 것 같은데?

"제가 연기하면서 녹두한테 스며든 것도 있고, 동떨어진 캐릭터인데 저한테 억지로 끼워맞춘 것도 아니죠. 캐릭터가 그 배우하고 성격이 100퍼센트 일치할 수는 없잖아요. 찰떡이라는 말 쓰잖아요. 그 말로 표현하기에는 맞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사람이 좀 가식적이고 거짓말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저는 못 해요. 호불호를 확실하게 정해놔요."

- 머리가 정말 작은데, 소두의 비결은 무엇인가?

"가족이 다 (머리가) 작아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머리가 작다는 것이 한국에서만 장점처럼 인식이 되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거든요. 너무 작은 게 콤플렉스라고 느꼈거든요. 얼굴이 큼직큼직하고 굵직굵직하면 강렬해보이는데, 너무 작고 이러니깐 너무 밋밋해보이기도 하고…장점이라고 생각 안 해요. 칭찬이라고 생각 안 하고요."

- 군대 얘기는 잘 알려진 바가 없다. 군대 TMI를 들려달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제51보병사단 직할대에 신병교육대대가 있어요. 저는 보급병이었어요. 훈련병이 한 번에 300명씩 들어오는데 혼자 관리한단 말이에요. 창고 정리하는 데 있어서 엄청 고생하고요. 재물조사라고 출입관리하듯이 '수리 중' 이런 것을 다 파악하고, 물자 정리도 다 제가 해야하거든요. 보급병이 편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교육중대 보급병은 훈련병들의 숫자가 엄청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엄청 심하죠.

자기 전에는 '장동윤의 FM 라디오'를 하기도 했어요. 인기가 많았어요. '장동윤 병장님, 오늘은 라디오 안 합니까?' 하면서 기대하더라고요. 보통 무서운 얘기도 하고, 군대에서 많이 하는 연애 얘기를 하기도 했어요."

- 군대에서 좋아하는 걸그룹이 있었나?

"제가 2012년 5월 입대해서 2014년 2월에 전역했어요. 군대가면요. '이등병송'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저는 f(x)의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를 많이 들었어요. 아이유 님의 '하루끝'도 기억에 남아요. 훈련소에서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시더라고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병사들이 다들 그걸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봤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뮤직비디오 내용도 엄청 설렜어요."

- 하고싶은 군대 이야기가 많아 보인다. 아직 안 끝났나?(웃음)

"이등병 때를 생각하다보니, 말하자면 우스운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제가 보급병이었잖아요. 페인트통을 들고 계단을 통통통 내려가야 하는데, 뚜껑이 열려 있어서 페인트를 쏟았어요. 유성 페인트인데 쫙 퍼진 거예요. 이등병인데 엄청난 사고를 친거거든요. 그거를 닦으려면 휘발유로 닦아야 해요. 휘발유를 말통에 들고 가서 닦는데 간부들도 다 쳐다보고…기름 냄새 때문에 많이 혼났죠. 속상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 사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나도 페인트를 쏟은 적이 있는데, 너도 어떻게 쏟냐'면서 남아있는 흔적을 보여주시기도 했어요."

- 편의점 강도를 잡아 뉴스에 나오면서 배우가 됐다. 계획한 직업이 아닌데 어떻게 배우가 된 것 같나?

"천운이 따랐던 것으로! 성격도 잘 맞았던 것 같고요. 내향적이고 소극적이면 안 그랬을텐데,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부딪히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요. 배우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망설임은 별로 없었어요. 기회가 왔는데 안 하면 언제 또 해보겠어요. 다시는 못 해볼 수도 있는데, 해보고 안 하는 것과, 안 해보고 나중에 하는 것은 극명한 차이가 있잖아요."

- 그래서 배우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나?

"철저히 옳았죠. 지금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요. 촬영할 때는 고통스러워서 힘들 때도 너무 많지만요.(웃음)"

- 갑자기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해봐라. 잘 되면 좋지. 우리 집안에도 배우 한 명 나오는 건가'라고 했어요. 연고도 없는 친가, 외가 친척 통틀어서 다들 공부만 하고, 배우 쪽은 전혀 없거든요. 그런데 배우 한다니깐 생각보다 의외로 반대를 안 한 것 같아요."

- 형도 공부를 잘했다고 다른 인터뷰에서 봤다. 

"저는 수능 성적(수리 만점)이 반에서 2등이었는데, 형은 대구 전체에서 2등이었어요. 진짜 대단하지 않아요? 형은 원래부터 대구에서 공부를 잘한다고 이름을 날렸어요. 저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해서 성적이 수직 상승했어요. 1학년 때 '너가 OO 동생이냐? 너는 왜 이렇게 공부를 못 하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얼굴도 닮았어요. 형은 저보다 더 순하게 생겼고, 안경을 쓰고, 모범생 이미지로 착실하게 생긴 편이에요. 형의 장점은 성격이 둥글둥글해서 적이 없어요. 형이 공부도 잘하고 인품도 좋으니깐, 저는 형을 항상 존경스럽게 생각했어요."

- 배우가 안 됐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 사건(편의점 강도 검거) 당시, 금융권 회사 인턴에 합격해서 출근을 앞두고 있었어요. '게임 회사 여직원들'을 찍게 되면서 못 나가게 됐거든요. 배우를 할 것 같아서 뜬금없이 못 나간다고 하니깐,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행보를 응원하겠다고 하셨는데, 잘 지켜봐주시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죄송하고요.

제가 배우가 안 됐다면, 예상되는 모습들이 있잖아요. 아마 인턴을 하고 준비하는 자격증을 따서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 나이에 결혼했을 수도 있고, 청첩장을 돌리고 있을 수도 있고요."

- 배우를 하면서 생긴 목표가 있다면?

"배우는 변수가 많은 직업이고, 계약직의 연속이어서… 그냥 좋은 연기로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최종 목표죠. 앞으로가 정해져있는 직장인이면 말 할 수 있는데 그럴 수 없으니까 두루뭉술하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동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