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녹두전’ 원작자의 원픽, 기분 좋았다…박다연 상 받았으면” [인터뷰]

[TV리포트=석재현 기자] “저에게 좋은 에너지를 가장 많이 안겨줬어요. 그래서 행복한 작품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예요.”

올해 연기경력 13년, 출연한 작품만 40편이 넘는 김소현은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KBS 2TV ‘조선로코-녹두전’ 만큼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열녀단 언니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현장에서 넘쳐났어요. 촬영 없을 때도 자주 모여 밥을 먹고 방탈출 게임을 했어요. ‘싸우자 귀신아’ 때보다 더 좋았어요. 감독님들도 장난기가 많아서 놀다 온 기분이었어요. 연기하면서 ‘자유로웠다’는 느낌이 이런 걸까요?”

최상의 동료와 분위기를 만난 김소현은 동동주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선머슴 같은 캐릭터를 위해 데뷔 후 첫 단발로 변신해 싱크로율을 높였고, 전녹두 역의 장동윤과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후반부에는 복잡한 과거를 가진 동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소현은 기존 사극과 다른 ‘조선로코-녹두전’의 분위기와 동동주의 성격 덕분에 좋은 연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자신의 목표와 사랑을 위해 진취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현대물에 가까웠죠. 그래서 사극 속 억압된 여성 캐릭터에서 탈피할 수 있었고, 연기하는 데 한 층 편했어요.” 

이어 ‘조선로코-녹두전’ 원작 웹툰 작가인 혜진양의 반응을 공개했다.

“작가님이 엄청 좋아하셨어요. 저희 드라마 팬이세요. 슬픈 장면이 있는 회차에선 보고 우셨대요. 현장에 커피차도 보내주시고 자주 놀러 오셨는데, ‘동주를 해줘서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선머슴 같은 동동주를 보고 가장 먼저 저를 떠올려주셔서 좋았어요. 그래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욕심났어요.”   

# 녹두-동주는 연인, 장동윤-김소현은 남매케미

김소현은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장동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장동윤이 여장해 과부촌에 입성했을 때는 친자매 케미를 보여줬고, 후반으로 흐를수록 애틋한 로맨스로 안방에 설렘을 전했다.

“동윤 오빠와는 대본 리딩 때부터 굉장히 호흡이 좋았어요. 성격 자체가 친화력이 좋아서 정말 편하게 연습했어요. 너무 빨리 친해져 후반부에는 로맨스 느낌이 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자매 같은 느낌을 최대한 주려고 노력했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두 캐릭터의 로맨스가 잘 살았던 것 같아요.”  

로맨스 연기가 너무 실감 났던 나머지, 실제로 사귀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김소현은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잘 어울렸기에 그런 반응도 나왔던 것 같아요. 녹두와 동주 커플이 예쁘게 잘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역할은 연인 케미이지만, 배우로선 남매 케미입니다. (웃음)”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두 사람도 민망했던 순간이 있었으니, 생활 뽀뽀신이었다.

“사극 치고는 정말 많았어요. 계속 나오니까 조금 민망했죠. 현장에서 스태프 분들이 ‘이거 비즈니스’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해주셨어요. 덕분에 조금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 실존인물 인조를 만난 김소현의 반응

전녹두, 동동주와 함께 ‘조선로코-녹두전’의 또 다른 중심인물인 차율무(강태오 분). 모든 여성들에게 다정한 인물로, 동주만 바라보는 사랑꾼 면모로 초반에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중반부터 자신이 능양군(훗날 인조)이라고 밝히며 반전을 선사했다. 김소현 또한 차율무의 정체를 해당 방영분 대본을 받고서야 알게 됐다고.

“차율무가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여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죠. 처음에는 제가 잘못 읽은 줄 알았어요. 대본 리딩할 때도 감독님께서 인조라고 아예 이야기를 안 하셨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실존 인물이라서 어떻게 대해야 하나 많이 심란했어요.”

김소현은 동동주로 분하는 동안 차율무를 미워한 순간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태오 오빠가 눈빛 연기 등을 매우 잘해서 오히려 동주가 매몰차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사실 율무의 사랑방식이 강압적이고 삐뚤어지다 보니 제가 너무 몰입했어요. 그래서 스태프 분들이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하셨어요. 그리고 (태오 오빠가) 자신은 율무라고 항상 강조했어요. 생각보다 여린 오빠예요. (웃음)”

# ‘녹두전’ 속 김소현의 최애픽, 앵두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장동윤, 강태오 못지않게 김소현과 좋은 합을 보여준 배우가 한 명 더 있었다. 전녹두의 어린 정혼자 앵두 역의 박다연이었다.

김소현은 드라마가 끝난 후 박다연과 영화관 데이트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다연이가 아직 자막을 읽을 줄 몰라서 ‘겨울왕국2’를 더빙판으로 같이 봤어요. 현장에서 함께 해서 행복했어요. 극 중에선 사랑의 라이벌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돈독한 관계예요. 딸 삼고 싶을 정도입니다. (웃음)” 

이어 박다연을 향한 애정을 가득 담은 김소현의 칭찬릴레이가 이어졌다.

“힘든 현장이었음에도 잘해주고 버티는 게 기특하고 예뻤어요. ‘조선로코-녹두전’이 다연이에게 첫 연기인데, 현장에서 매우 잘하고 주눅 들지 않더라고요. 저는 어릴 때 그러지 않았던 것 같아서 신기했어요. 첫 작품인 만큼, 다가오는 KBS 연기대상에서 아역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이앤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