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아직도 손이 떨리고 무섭고 화가 나요.”
배우 박신혜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다큐멘터리 ‘휴머니멀’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밀렵 당한 코끼리를 봤을 때 ‘어떻게 사람들이 잔인할 수 있지?’라고 2주간 현장을 경험하면서 느꼈다”며 “이상하게 그 충격만 생각하면 지금도 제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고 울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츠와나서 자연사한 코끼리와 밀렵으로 목숨을 잃은 코끼리의 사체를 목격했다. 무성한 숲 속 사이에 스무 마리가 넘는 코끼리들이 얼굴이 없는 채로 있었다. 저한테는 정말로 경각심을 일으켰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연출을 맡은 김현기 PD는 “지금도 수많은 동물들의 학대 뉴스가 포털사이트에 걸리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동물의 권리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각성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단순히 동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넘어 인간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래서 인간(휴먼)과 동물(애니멀)을 결합해 ‘휴머니멀’이라고 제목을 지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휴머니멀’은 보츠와나, 짐바브웨, 남아공, 미국, 태국, 일본 등 11개국에서 만난 야생동물과 그들을 둘러싼 인간의 쟁투와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6일 오후 8시 55분 첫 선을 보이는 ‘코끼리 죽이기’를 비롯해 ‘트로피 헌터’, ‘어떤 전통’, ‘지배자 인간’, ‘공존으로의 여정’까지 총 5회에 걸쳐 방송된다.
특히, 박신혜 이외 유해진, 류승룡이 ‘휴미너멀’ 프레젠터로서 참여해 전 세계 야생동물의 참상을 전달한다. 김현기 PD는 “유명한 배우들을 데려가는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세 분 모두 다큐를 사랑하고 고생할 걸 알면서 체험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셨다. 이분들의 애정에 기반해 제작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소현준 PD는 “유해진은 스테인리스 젓가락을 항상 사용하는 등 사소한 것부터 신경쓰면서 환경을 중요시했다”며 “류승룡은 긴 비행시간에도 불편한 기색없이 자연이 예쁘다고 좋아하셨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주셨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지난 2017년 비인두암을 진단받고 활동 중단했던 김우빈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에 김현기 PD는 “프로그램 전체 내용을 설명하거나 객관적으로 거리를 두고 문어체를 읽어야 할 내레이터를 고민하고 있었다. 미국 촬영 중 유해진이 김우빈 근황을 꺼내면서 연락을 취했다.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답이 와서 참여했다”고 섭외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케냐와 보츠와나에서 북부흰코뿔소와 코끼리 등을 만난 박신혜는 코끼리들의 생활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끼리는 물을 마시기 위해 하루에 수천km 이동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족애도 보고 생존방법 또한 현장서 볼 수 있었다. 신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를 다녀온 뒤에 많은 생각이 오갔다.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동물원 등 곁에 두고 있는데, 앞으로 동물원에 가는 것도 겁이 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신혜는 “동물을 좋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것들이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남겼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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