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뒤늦은 고백, “타이밍 놓쳤다 VS 이기적인 태도” [이슈리포트]

기사입력 2020.01.28 3:45 PM
길의 뒤늦은 고백, “타이밍 놓쳤다 VS 이기적인 태도” [이슈리포트]

[TV리포트=조혜련 기자]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자숙했던 래퍼 길이 3년 만에 방송에 등장했다. 그 사이 가정을 꾸리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된 길은 장모님과 마주하고,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방송 출연,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그의 태도에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27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리쌍 길이 눈맞춤 방에 등장했다. 지난 2017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모든 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3년 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것. 그의 눈맞춤 상대는 장모님이었다.

길의 장모님은 “딸이 3년 동안 실종됐다.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집 밖을 나오지도 않는다”며 그 이유가 사위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적 사위는 길이었다. 음주운전 이후 ‘음악 해서 뭐 하나’ 하는 생각으로 악기에서 멀어져 몇 달을 지내고, 그 후 산속을 걸으며 지냈다는 그는 “자연스럽게 혼자 남게 됐고, 동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년간 연예계 생활을 끊고 살았던 길이건만, 은둔생활 중에도 그는 결혼설, 득남설로 온라인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한 바 있다. 그의 측근들은 “사실무근”이라 했지만, 결론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날 방송을 통해 길은 “3년 전에 언약식을 하고, 2년 전에 아들이 생겼다. 주위에 아는 분들이 지금도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를 감춘 것에 대해 그는 “(밝힐) 타이밍을 놓쳤다”라며 “내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주위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은 상태라 그들도 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걸 몰랐다”라며 “나중에 바로잡고 싶었지만 타이밍을 놓치니 걷잡을 수 없었다. 축복받으면서 결혼하고 아들의 돌잔치도 해야 하는데 다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의 선택은 아내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도 함께 지킬 수 없는 존재로 돌아왔다. 그때야 ‘더 이상 결혼식을 미루면 안 되겠다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길. 그런 길에 대해 장모님은 “기사가 났을 때 맞다고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내가 너무 화가 났다. 임신해서 애 낳으면 축하받아야 할 일이고 행복하고 좋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이가 예쁠 텐데, 난 손자도 보고 싶지 않았다”고 사위에 대해 닫힌 마음을 털어놨다.

이날 길은 장모님에게 “사위로 받아달라”고 말했다. 장모님은 “결혼식을 올려라”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 날짜와 규모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소규모 결혼식을 바라는 길의 생각에 장모님은 그 조차 숨어서 하려는 것 같다고 받아들였다. 결국 길의 장모님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그때 받아들일 것 같다.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길의 ‘아이콘택트’ 녹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3년 동안 두문불출했던 그였기에 방송에서 어떤 말을 할지 이목이 쏠렸던 것. 결혼, 득남에 대해 어떻게 밝힐 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편집에 따라 무게감이 달라졌을 수는 있지만, 방송을 통해 전해진 길의 이야기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았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시인했고, 자신으로 인해 아내와 아이가 고통받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렸다. 제작진의 표현대로 ‘과오를 저지른 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볼 수 있는 기회도 됐다.

그러나 길의 태도에 시청자는 불편함을 표했다. 길로 인해 아내와 아이까지 은둔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여전히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길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상대가 장모님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는 고개를 내저었다. 또한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뒤늦게 죄책감을 느꼈다는 그의 말에도 동의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잘못을 뉘우치는 것에 정해진 기한은 없다. 가수이자 예능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그가 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것을 두고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가수니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뻔뻔한 말은 하지 않았으니 박수라도 쳐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아이콘택트’에서 그의 말 한마디에 성의라도, 진정성이라도 느껴졌다면 “이기적”이라는 지적이 줄을 이었을까. 어쩌면 뒤늦은 솔직함에 이것 역시 손뼉 쳐줘야 할까.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