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형사가 나오지만 장르물이 아닙니다. 저희는 휴먼드라마예요.”
SBS ‘아무도 모른다’ 연출을 맡은 이정흠 PD가 26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주인공이 형사고 여러 가지 사건의 강도가 세서 장르물을 기대하실 텐데 저희는 아니다. 장르적 재미를 기대하신다면 다른 작품을 보셔야 할 것 같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아무도 모른다’는 경계에 선 아이들과 이들을 지키고 싶었던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감성 추적극이다.
드라마에 대해 이정흠 PD는 “저희 작품은 한 마디로 설명하면 공생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저희는 함께 잘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이를 어른과 아이 관계를 통해 풀어보고 싶어서 차영진을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성을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극 중 주인공이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강력 1팀 팀장 차영진은 김서형이 맡았다. 이 PD는 처음부터 김서형을 염두해뒀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가님과 여성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고, 홀로 끌고 갈 수 있는 인물이 누굴까 고려하던 차에 ‘SKY 캐슬’을 봤다. 그 드라마가 잘 되면서 김서형을 선택했다. 때마침 과거 ‘자이언트’에서 좋은 인연을 가지고 있어서 신뢰가 매우 컸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서형은 ‘아무도 모른다’ 캐스팅 제의를 거절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SKY 캐슬’ 끝나고 책임감의 무게를 느꼈다. 괜히 민폐를 끼칠 것 같다는 생각에 준비가 안됐다고 정중히 거절했다”며 “하지만 이정흠 PD의 끊임없는 러브콜에 PD님을 믿고 승낙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형사 역을 맡아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며 “차이점이라면, 이번에는 감정을 표출하는 데 많이 집중했다. 기존에 저를 센 캐릭터나 악역이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에겐 선에 더 가깝게 보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형과 함께 출연하는 류덕환은 중학교 과학 교사 이선우 역을 맡았다. 이선우는 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나서는 전형적인 교사가 아닌 안전한 거짓과 불편한 진실 사이에 멈춰있는 인물이다.
류덕환은 ‘아무도 모른다’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이정흠 PD와 김서형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PD님과는 단막극을 했던 인연이 깊었다. 적은 분량이어도 하겠다고 답했다”며 “차영진 역에 김서형 선배가 한다는 말을 듣고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무조건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서형의 칭찬이 이어졌다. 류덕환은 “현장에서 의성어로 표현을 많이 한다. 현장에 오면 자신의 감정을 모두 표출하는 걸 좋아한다. 차영진과 맞아떨어졌다”며 “김서형이 잘하는 건 김서형만 모른다. 김서형이 가진 힘을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그 힘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상호를 연기하는 박훈 또한 김서형과 류덕환의 합류 덕분에 참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정흠 PD님의 전화만으로도 사실 솔깃했다. PD님이 알려주신 캐스팅 라인업을 듣고 이건 안 하면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영진 이야기에 김서형 선배님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선배님에 대한 신뢰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류덕환은 ‘미스터리 장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이제는 멜로를 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놔 웃음을 유발했다. 이를 듣던 박훈 또한 “저 또한 멜로가 하고 싶다”고 맞장구쳐 폭소케 했다.
이에 이정흠 PD는 “류덕환, 박훈이 멜로물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저는 저희 스태프들에게는 멜로물을 찍는 것처럼 임하라고 말한다”고 답해 웃음을 유발했다.
끝으로 드라마 관전포인트에 대해 이 PD는 “보통 형사가 나온다고 하면 사건을 쫓고 해결하는 걸 생각할 텐데 저희는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유대관계가 포인트다. 기존에 보던 형사물과는 색깔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차이점을 언급했다.
이어 “현재 1, 2회를 편집 중인데 우리 드라마는 차영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멜로물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 소재 자체가 어둡다고 느낄 수 있지만 힘든 삶에서도 의지하는 이야기라 요즘 시대에 보면서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당부했다.
‘아무도 모른다’는 오는 3월 2일 오후 9시 40분 첫방송.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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