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로 "색깔 찾으려 애썼지만…이젠 자연스레 스며들고 싶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0.03.26 8:13 AM
사이로 "색깔 찾으려 애썼지만…이젠 자연스레 스며들고 싶다" [인터뷰]

[TV리포트=김민지 기자] 가수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물어봤던 질문이 있다. "본인만의 (팀만의) 색깔이 뭐냐"다. 각자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는데, 한 가수는 나지막이 이렇게 얘기했다. "싱어가 랩을 하고, 래퍼가 노래를 부르는 시대다. 딱히 어떤 색깔이 필요한 것 같진 않다"고. 그 이후론 이렇게 바꿔서 묻는다.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25일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만난 남성 듀오 사이로(415)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두 사람은 잠시 고민하더니 "필요한 것 같다"며 "데뷔 초엔 색깔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그건 우리 음악에 충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 이름처럼,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지난 18일 발표한 새 디지털 싱글 '우리 따뜻했던'은 사이로의 색이 한층 더 진해진 느낌이다. 사이로 하면 떠오르는 따스한 '노래의 온도'가 잘 녹아있다. 당초 '우리 따뜻했던'은 지난 2월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그림'에 수록하려 했지만, 따뜻함이 강한 곡이라 따로 공개하게 됐다. 

조현승은 "차가웠던 기억보단 따뜻한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걸 주제로 하는 곡이다. 따뜻한 느낌의 발라드를 써보고 싶었다. 온도감을 중점으로 두고 들으시면 좋을 것 같다"고 곡을 소개했다. 장인태는 "예전에 냈던 노래들 중에 우리 노랜지는 모르지만 그런 노래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신 분들이 꽤 있더라"며 "'노래 좋다' 하고 가수 이름을 확인하는, 우리가 궁금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현승과 장인태는 같은 1997년 4월 15일 생이다. 현 소속사에 들어오기 전까진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소속사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생일을 음력으로 쓴 게 아니냐"고 되물었을 정도로 같은 날 태어난 두 사람이 한 그룹이 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정작 장본인들은 처음엔 별로 신기하지 않았다고. 

조현승은 "처음에는 그냥 '생일이 같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생일이 같은 걸 잊고선 '네 생일이 언제였지'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말도 안 되는 확률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장인태 역시 "점점 신기해진다"며 같은 반응을 보였다. (참고로 태어난 시간은 조현승이 더 빠르다.)

생일은 같지만 서로의 성향은 조금 다르다. 조현승은 팝을 많이 듣고 장인태는 가요를 자주 듣는다. 또 조현승은 성격이 급한 편이지만 장인태는 느긋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성향 때문에 싸운 적은 없다. 

장인태는 "서로 줄다리기 하는 느낌이다. 숙소에도 같이 살고 있는데 (서로 부딪힐만한 부분은) 얘기를 한다.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지내서 다투는 게 없는 것 같다"며 "동그라미 2개가 있으면 교집합이 있는 것처럼, 아예 안 맞는 건 없다"고 말했다.

통하는 부분도 물론 많다. 두 사람 모두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한다. 산책도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에 다닌다. 그리고 또 하나, '느낌이 가는 대로 하는' 곡 작업 스타일도 비슷하다. 영감을 따로 얻으려 노력하지 않고, 다가오는 영감이 있으면 작업을 시작한다.

장인태는 "오늘 날씨가 좋으면 (곡을) 만들고, 영화를 봤는데 감명이 깊으면 만들고, 놀러갔는데 풍경이 좋으면 만들고 그런 편이다. 우리 곡 작업은 항상 대화에서 시작된다. 그 후에 조금씩 틀을 만들어간다"고 작업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곡 작업 시간은 노래마다 다르다. 가장 오랜 시간 공들인 건 '우리 둘 사이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던 터라 완성되기까지 8개월에서 10개월이 걸렸다.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 중 '최애곡'이 뭔지 묻자 조현승은 데뷔곡 '그때, 우리 사랑했을 때'를 꼽았다. 장인태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느낌이다. 매번 바뀌는데 요즘에 많이 듣는 건 '테이크 미 데어(Take me there)'다"고 답했다. 

본인들의 노래를 자주 듣냐는 질문엔 조현승은 "원래는 안 들었는데 듣게 되더라. 최근에 발매한 건 너무 많이 듣고 불러서 옛날 곡을 듣는다"고 했고, 장인태는 "듣긴 듣는데 하루에 3번 이상은 안 듣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이로는 최근 데뷔 1년 차가 됐다. '데뷔 초'라고 하기엔 살짝 머쓱하지만, 당시와 지금 변한 게 있는지도 궁금했다. 장인태는 "많은 면에서 성장했다고 느낀다"며 "자기관리를 하게 된 것도 변한 것 같다. 원래 피부가 좋은 편이라 데뷔 전에는 로션, 스킨 같은 걸 안 발랐는데 이제 바른다. 체중관리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승과 더 많이 친해져서 합이 좋아진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호원대학교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한 장인태는 동기였던 정세운과 김재환을 가요계에서 만나게 됐다. 정세운이 진행하는 EBS 라디오 프로그램 '청소년소통프로젝트 경청'에 사이로가 출연하면서 방송에서도 마주했다. 

장인태는 "세운은 정말 차분하지만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그런 느낌의 친구였다. 최근에 만나니까 정말 활발해져서 '하는 일이 정말 재밌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가요계에) 나와서 보게 되니까 정말 반갑더라"고 말했다. 김재환과도 평소에 교류가 있냐고 묻자 "아까도 재환 형한테 전화가 왔었다"고 해 깊은 친분을 짐작케 했다. 

사이로와 이름이 비슷한 남성 듀오 1415와의 일화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415를 만났다는 사이로. 조현승은 "이름이 비슷해서 기분이 묘했다"며 "우리 댓글 중에 '1415가 백수 되면 일(1) 없어서 사이로(415)다'라는 댓글이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인태는 "되게 멋있고 신기했다. 우리 사인 CD를 드리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선배님들도 CD와 편지를 함께 주셨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앞서 버스킹을 진행했던 사이로는 오는 4월 15일, 두 사람의 생일에 맞춰 버스킹을 계획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할 수 없게 된 상황. 각종 페스티벌의 진행 여부도 불투명한 가운데, 조현승은 "예전에 '해브어나이스데이' 무대에 오르려고 했는데 태풍이 불어서 취소가 된 적이 있다"며 "그게 한이 돼서 페스티벌 무대에 더 서고 싶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장인태는 "지난해에 소공연을 했었다. 앞으론 그 규모보다 조금 더 큰 공연으로 관객분들과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김민지 기자 kimyous16@tvreport.co.kr / 사진=하이업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