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윗 "실제 경리단길 주민…'이태원 클라쓰', 이태원 매력 잘 담아낸 작품" [인터뷰]

기사입력 2020.03.30 3:12 PM
이다윗 "실제 경리단길 주민…'이태원 클라쓰', 이태원 매력 잘 담아낸 작품" [인터뷰]

[TV리포트=석재현 기자] JTBC '이태원 클라쓰'는 지난 21일 막을 내렸지만, 배우 이다윗은 여전히 '이태원 클라쓰' 앓이 중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진한 아쉬움을 수차례 드러냈다. 

"좋은 작품을 만나서 매우 감사한데, 그만큼 아쉬움도 커요. 어젯밤에 왜 이런 기분이 들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두 번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인가 봐요. 다들 보고 싶네요." (웃음) 

이다윗이 출연한 '이태원 클라쓰'는 동명 웹툰 원작을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불합리한 세상에서 고집과 객기로 뭉친 힙한 청춘들의 창업 신화를 그렸다. 최고시청률 16.5%(닐슨코리아 전국)로 'SKY 캐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태원 클라쓰'를 향한 주변 반응들 중 이다윗은 룸메이트이자 군 복무 중인 배우 김민석의 반응을 소개했다. 

"얼마 전에 민석이 형이 군대서도 재밌게 보고 있다고 연락 왔었어요. 그동안 서로 배우로서 힘든 점을 털어놓거나 연기할 때 어땠는지 피드백을 주고받은 게 대부분이었거든요.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이태원 클라쓰'가 사랑받은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다윗은 시청자들을 대리만족시킨 캐릭터라고 답했다. 

"많은 분들이 소신 있게 살아가고 싶지만, 현실과 마주하면서 어쩔 수 없이 타협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소신 있는 삶에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생각해요. 마치 '트랜스포머'를 관람한 뒤 모든 자동차가 변신할 것 같은 설렘이랄까요? 이태원이라는 실제 공간이 나오면서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간 것 같아요."

이다윗은 박새로이(박서준 분)의 든든한 조력자인 이호진을 연기했다. 이호진은 학창 시절 자신의 일상을 망쳐놨던 장근원(안보현 분)에게 복수심을 품은 인물로 냉철하고 집요한 모습으로 박새로이의 통쾌한 복수를 도왔다. 

원작 웹툰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다윗은 이호진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특히, 그가 가장 고민한 건 19살 고등학생에서 30대 직장인으로 변하는 과정이었다. 

"저한테는 큰 숙제였어요. 시간 경과에 따라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너무 달라져선 안 되니까요. 솔직히 30대는 제 나이보다 많은데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 감이 안 왔어요. 거기다가 서준이 형의 친구인데 어울릴까 걱정했죠." 

고민 끝에 이다윗이 선택한 방법은 헤어스타일의 변화. 그는 '이태원 클라쓰'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직도 어색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제 자신에겐 매우 큰 도전이었어요. (웃음) 그동안 앞머리를 내리기만 했지, 한 번도 올린 적이 없었거든요. 이제 적응할 법도 한데, 여전히 딴 사람 같네요. 하하하." 

이다윗이 이호진으로 변신하는 데 도움을 준 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박서준이었다. 그와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 방향을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헤어스타일이나 슈트 등 외적인 변화 이외 이호진의 성향이나 톤, 이미지를 잡아가는 것도 중요했어요. 이 부분은 서준이 형과 연기하면서 구성해나갔어요. 최대한 차분하면서 담백하게, 그리고 박새로이와 이호진의 대화가 당연하듯 자연스러운 느낌으로요."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게 된 계기를 담았던 교도소 면회 장면. 이다윗은 해당 장면을 찍기 전, 너무 오글거릴 것 같아서 걱정했으나 박서준 덕분에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평소 쓰지 않은 말이었고, 만화로 봤던 장면을 표현하려고 하니까 '이래야 하나' 오글거림이 있었어요. 현장에서 서준이 형이 주먹을 먼저 뻗으며 '너 내편 할래?'라고 가볍고 덤덤하게 표현하더라고요. 저렇게 하면 되겠다고 수월하게 잘 넘어갔어요."

실제 이태원 근처 경리단길에 거주 중인 이다윗. 그는 드라마가 실제 이태원의 매력을 잘 담아냈다고 이야기했다. 

"지인과 그의 지인까지 스스럼없이 커피 한 잔이나 술 한 잔 하면서 쉽게 친해지는 매력이 있어요. 동네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정겨운 느낌도 있고요. 그래서 소속감이 생겨요. 이사 오시는 분마다 이곳에 빠진다고 말하는 것도 이 부분이에요. '이태원 클라쓰' 단밤 구성원들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잘 담아냈다고 생각해요." 

지난 2003년 KBS 1TV '무인시대'에서 아역으로 데뷔해 연기자로서 한 길만 달려온 이다윗. 지금 이 자리까지 오면서 자신이 지켜온 소신이 두 가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소속사에 들어가지 말자였어요. 연기 때문에 학교를 많이 못 나가자 제 짝꿍이 자기 혼자 앉는다고 매우 싫어했어요. (웃음) 학창 시절에는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학생처럼 지냈어요. 소속사에 들어가면 이러한 일들을 경험하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연기할 때마다 '잘 되자'가 아닌 '잘 하자'였어요. 그리고 제가 갈 수 있는 만큼 깊게 해 보자고 임했어요." 

어느덧 20대 후반에 접어든 이다윗. 훗날 이호진의 나이에 접어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글쎄요? 큰 변화는 없겠지만, 지금보다 바라보는 시야나 생각들이 알게 모르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조금 더 성숙해질 것 같아요. 바라는 게 있다면, 지금보다 조금 더 능청스럽고 당당했으면 좋겠어요."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리스펙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