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현민 기자] “저는 코로나19호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김재중이 자신의 SNS에 올린 코로나19 확진 고백글은 삽시간에 퍼졌다. 아직 국내에서 연예인 감염 사실이 전무했던 만큼, 그의 발언은 모두에게 꽤나 큰 충격으로 와닿았다. 만우절이었지만, 그 누구도(기자도, 팬도, 소속사 관계자도) 그의 발언이 결코 농담일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농담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線)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바로 그러한 선 밖의 영역이다.
김재중의 SNS 글은 오래지 않아 수정됐다. 장황한 글 속에 ‘현시점의 경각심, 마음에 새기고 새깁시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설득력은 전혀 없었다. 믿기 힘든 그의 ‘만우절 농담’에 일부는 안도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분노하거나, 불쾌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너무 어이가 없는 상황에 그저 멍해질 뿐이었다. 그가 수정해 올린 주장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 말을 하기 위해 연막으로 차용한 ‘코로나19 확진 거짓말’은 무모하고 지나쳤다.
경각심을 새기라고 한 그의 행동은, 오히려 경감심이 전혀 없는 행위에 불과했다.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여전히 그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과 가족들, 의료진들이 있다. 그들에게 그의 농담은 과연 경각심을 일깨우는 말로 와닿았을까. 그의 언행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과연 어떤 도움이 됐을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건네는 말은 폭력이 되기도 한다.
말에는 힘이 있다. 더욱이 영향력이 큰 스타의 경우 한 마디 한 마디가 예상보다 더 엄청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을 과거 여러 사례로 경험했다. 그가 뱉은 확진 발언은 누군가를 더 두렵게 했고, 누군가를 더 괴롭게 만들었다. 그가 정말로 코로나19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거짓말 소동 없이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스타다. 부디 이번 사건이 다른 누구도 아닌 김재중 본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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