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가수 겸 개그맨 손헌수가 두 번의 군 입대를 회상했다. 오랜 암흑기를 이겨내고 도전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기까지. 손헌수는 실패도 계획하는 플랜맨이었다.
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선 손헌수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손헌수는 지난 2001년 ‘허무개그’로 데뷔 6개월 만에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 고속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허무개그’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남기지 못해 암흑기를 보냈던 배우와 감독을 거쳐 최근엔 트로트가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나는 실패에도 계획이 있다. 계획한 대로만 살자. 그렇게 살았다”고 밝혔다.
트로트가수로도 히트곡을 탄생시키지 못했지만 손헌수의 도전은 현재진행형. 그는 “기회가 올 때 열심히 하려고 한다. 언젠간 한 곡 정도는 대중이 좋아해줄 노래가 나오겠지. 이런 마음도 있고 가수로서 앨범을 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날 손헌수는 대선배 이홍렬을 만난 자리에서 “허무개그로 반짝 출세했다가 바닥을 쳤다”고 자조했다.
이에 이홍렬은 “화려하게 출세하다가도 성공이 너무 빨라서 다시 못 일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카메라가 나를 비출 때 잘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 지금 잘해야 한다. 이 순간에 잘하지 않으면 내일 후회한다. 이게 정말 대단한 거다”라 조언했다.
암흑기 시절 손헌수는 병역 특례 비리에 연루돼 재 입대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재 입소 둘째 날 공황장애가 왔다. 훈련 기간인 4주가 정말 힘들었다. 남자들은 안다. 훈련소 냄새조차 맡기 싫다는 걸. 둘째 날 점호 끝나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눈물을 쏟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자대배치를 받은 다음부터 고민이 생겼다. 연예인들이 입대를 두려워하는 게 ‘혹시 내가 군대에 간 동안 내 감각이 살지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감 때문이다. 하물며 두 번 아니었나. ‘난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제대 후 손헌수가 택한 건 영화감독으로의 길. 그는 동료 개그맨들의 도움을 받아 첫 단편 영화를 제작,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누렸다.
손헌수는 “군대를 두 번 간 것에 감사하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열심히 안 살았을 거다”라며 긍정 마인드를 보였다.
이날 손헌수는 절친한 선배 박수홍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수홍은 “손헌수가 정말 좋은 사람이란 걸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사람이 좋다’에 나오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열심히 산 사람 아닌가”라며 후배 사랑을 고백했다.
나아가 “선배 일에 앞장서 나서고 어려운 후배를 보면 자비를 써서라도 기회를 준다. 이런 사람이 착한 사람 아니면 누가 착한 사람인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손헌수가 선언한 건 회사 대표가 아닌 기획자로서 영상 콘텐츠 사업을 하겠다는 것. 손헌수가 이 바람을 조심스레 밝힌 건 그가 1년 전 사기로 사업체를 접었기 때문이었다. 박수홍은 “다시 사기 당하지 않게 변호사를 소개해주겠다”며 손헌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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