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지난해 KBS는 최고시청률 20%를 넘긴 ‘왜그래 풍상씨’와 ‘동백꽃 필 무렵’을 포함해 대부분 편성작들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수목극 최종 승자가 됐다.
그러나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과거의 영광이 무색해졌다. 올해 선보인 수목드라마들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현재까지 선보인 2020년 KBS 2TV 수목드라마의 시청률 추이를 살펴봤다.
지난해 11월부터 방영한 ’99억의 여자’는 새해 첫날인 1월 1일 방영분에서 자체 최고시청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그리며 6.8%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회에 가까스로 8.5%로 마무리했다.
’99억의 여자’ 후속편인 ‘포레스트’는 첫방송 시청률(7.4%)이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시청률이 2.6%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어서와’ 또한 ‘포레스트’와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3.6%로 출발했으나 점점 하향세를 나타냈고, 지난 16일 방송분에서 0.9%, 1.1%로 추락했다. 이와 함께 ‘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 1위’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KBS 수목극의 부진은 같은 날 방영하는 타 채널 드라마들과 비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목요일 주 1회 방송하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김동욱, 문가영 주연의 MBC ‘그 남자의 기억법’ 또한 전작(‘더 게임: 0시를 향하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어서와’보다 한 시간 늦게 방영하는 tvN ‘메모리스트’는 불리한 여건임에도 최저시청률 부문에서 1.3포인트 높다.
KBS 수목극의 위상이 추락한 이유는 작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99억의 여자’의 경우, 쫄깃한 연출과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자랑했던 초반과 달리 후반으로 이어질수록 빈약한 스토리와 설정붕괴를 드러냈다. 이는 곧 시청률 하락으로 직결됐다.
‘포레스트’ 또한 마찬가지였다. 힐링 로맨스를 표방했으나, 억지스러운 전개와 흐름이 끊기는 연출 및 전개, 낡은 멜로 공식 등으로 방영 내내 혹평에 시달렸다.
원작웹툰을 각색한 ‘어서와’는 이제 절반이 지났음에도 연출, 전개, 연기력 모든 면에서 자신들만의 매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 때문에 다른 드라마와 차별화하는데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시청률 경쟁에서 밀렸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KBS, ’99억의 여자’, ‘포레스트’, ‘어서와’ 방송화면 캡처, 그래픽=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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