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준이 상상한 '하이에나' 시즌 2 시나리오 [인터뷰]

기사입력 2020.04.25 3:39 PM
지현준이 상상한 '하이에나' 시즌 2 시나리오 [인터뷰]

[TV리포트=석재현 기자] SBS '하이에나'에서 정금자(김혜수 분) 변호사 못지않은 파란만장 삶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인물이 있었다. 

이슘 홀딩스의 대표이자 이슘 그룹의 승계 전쟁의 중심에 선 하찬호 역의 지현준. 첫 회부터 전 부인과 이혼소송을 시작으로 내연녀 서정화(이주연 분)의 살인사건 용의자로 주목받기까지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엔 그가 있었다.  

적잖은 비중만큼 연기력 또한 강렬했다. 특히,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리는 실감 나는 약에 취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지현준을 만났다. 인터뷰 내내 '하이에나'를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캐릭터 구축 과정부터 '하이에나'로 만난 인연, 나아가 무궁무진한 차후 계획까지 모두 담아봤다.

# 하찬호와 게리 올드먼의 상관관계 

지현준은 하찬호를 만나는 데 다른 캐릭터까지 오디션 현장에서 선보인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장태유 감독님 앞에서 하찬호를 포함해 철딱서니 없는 고이만, 어설픈 한국어를 구사하는 케빈 정 등 다양한 버전을 선보였어요. 감독님이 마음에 드셨는지, 저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셨어요. 하찬호가 양면적인 인물이고 강하게 각인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죠." 

지현준은 하찬호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영화 '레옹'의 부패한 형사 노먼 스탠스필드(게리 올드먼 분)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재벌 3세와는 차별화 두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감독님이 게리 올드먼처럼 해보자고 하셔서 그의 연기를 참고했어요. 그리고 헤어스타일은 늘 젖어있는 느낌으로 해봤어요. 실제 마약 중독자들이 어떤 모습인지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무언가 걸치고 있는 걸 답답해하더라고요. 그래서 노 셔츠를 택했어요. 제 모습을 모니터링하니까 조금 부족하다 싶어서 스카프를 두르기도 해 봤죠." 

그렇게 한 겹 한 겹 쌓아 올리면서 완성된 지현준의 실감 나는 약에 찌든 연기. 그는 촬영했을 당일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하찬호가 약 때문에 정신 못 차리는 장면이 있어요. 감독님이 혜수 선배님 대신 정금자 역을 대신 리허설을 해주셨어요. 제 연기가 너무 리얼했던 탓인지 깜짝깜짝 놀라시더라고요. 뿌듯했습니다." (웃음)

# 지현준을 감동시킨 '책받침 우상' 김혜수

지현준에게 '하이에나'가 소중했던 또 다른 이유는 학창 시절 책받침으로 코팅하고 다녔던 우상 김혜수와 작업했던 작품이었기 때문. 그만큼, 제작발표회 당시 김혜수가 지현준 이름 석 자를 언급했던 순간은 아직도 잊지 못한단다. 

"제가 잠시 밖에 나가 있었을 때였는데, 어머니께서 문자로 알려주셨어요. 그때 심경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살맛 난다고 해야 할까요? 하하하. 그 이후로 저희 어머니는 '김혜수 선생님'이라고 부르세요. 드라마 끝나고 잘 지내는지 안부 여쭤보라고 종종 그러세요." (웃음) 

촬영 현장에서 김혜수를 지켜본 지현준은 '완벽한 배우'라고 표현했다. 

"말씀 편하게 하셔도 된다고 거듭 이야기했는데도, 선배님은 '현준 씨'라고 존대해주세요. 제가 아직 매체 연기가 익숙지 않은데, 동선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많은 걸 가르쳐주셨어요. 후배들에겐 특별하신 분이에요.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은 당연하고요.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그가 들려주는 김혜수와의 파티 신 비하인드. 그는 김혜수의 열정에 크게 감동했단다. 

"어떻게 저런 식으로 연기하나 감탄했어요. 좁은 공간에서 노래방 반주에 맞춰 '여러분'을 열창하랴, 연기하랴 동시에 소화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혜수 선배님이 무릎이 나가는 등 혼신을 다해서 찍으셨어요. 누가 봐도 안 넘어갈 수가 없죠, 하하하. 아직도 그 장면을 돌려보고 있답니다."

# '하이에나' 시즌 2 : 하찬호와 정금자의 로맨스?

최고시청률 14.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막을 내린 '하이에나'. 드라마가 종영한 지 2주가 넘은 현재까지도 시즌 2를 염원하는 팬들의 성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현준 또한 시청자들의 호응에 120% 공감한다고.

"저도 '하이에나'를 떠나보내기 싫어요. (웃음) 촬영했던 추억부터 하찬호의 헤어스타일까지 간직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물어봤다, 지현준이 상상해보는 '하이에나' 시즌 2 스토리.

"찬호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세상에 배신당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잖아요? 그래서 다시 잘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이슘을 운영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참고로 저희 어머니는 하찬호의 로맨스를 원하세요. 그렇기에 충 사무소를 서포트하면서 동시에 정금자와의 로맨스가 살짝 들어갈 예정입니다. 서정화를 가슴 속에 품은 채로요. 그 때문에 윤희재(주지훈 분)와 격렬하게 부딪치며 대립각을 세우겠죠. (웃음) 그러다 한 팀이 되어 더 큰 세력과 싸울 것 같아요. 어벤져스와 타노스가 손을 잡고 더 큰 빌런에 대항하는 그림이 될 것 같네요. 하하."

# 지현준은 이미 다음 계획이 다 있구나!

인간 지현준이 걸어온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어렸을 때 외교관을 꿈꿨으나 고3 수험생 때 이성에 눈을 뜨며 재수 생활을 경험했고, 대학 생활을 보내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VJ특공대' PD를 맡게 됐다.

그러나 일주일 내내 편집실에서 지내다 나온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통해서 본 지현준은 '이건 아니다'고 생각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친구들과 함께 PC방에 간 그는 평생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배우라는 직업을 발견했다. 당시 그의 나이 27살.

"무작정 극단을 찾아가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둘씩 배워나갔어요. 그러다 배우는 몸을 쓰는 게 중요해서 무용단에서 3년간 무용도 배웠고요. 연극, 뮤지컬을 병행하면서 차츰 제 스펙트럼을 넓혀나갔어요. 이 일을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어요. 벌이는 많지 않으나 함께 한 동료들과 연습하고 같이 밥먹고 배우는 순간들 하나하나가 재밌고 활력을 줬거든요. 마치 운동하고 나서 근육이 뭉치지만 엔도르핀이 샘솟는 느낌과 같았죠." (웃음)

2016년 SBS '원티드', 그리고 지난 1월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을 기점으로 드라마, 영화까지 진출한 지현준. 그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지금 정재일 씨와 새 연극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난해 문소리 누나와 공연했던 '빛의 제국'으로 내년 유럽 투어를 할 예정이고요. 힘이 닿는다면, 해외에 나가 외국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특히, 유럽 등에선 동양인이 메인으로 들어간 작품들이 많이 없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여기에 도전하고파요. 아직 막연한 단계인데요, 음악이나 춤을 전문적으로 해내고 싶어요. 그래서 고뇌에 찬 음악가를 표현해보고 싶어요.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한계를 시험하고 싶어요!"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백수연 기자 tndus73@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