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에 사과"…영화 '청년경찰'에 무슨 일이 [이슈리포트]

기사입력 2020.06.18 2:22 PM
"중국 동포에 사과"…영화 '청년경찰'에 무슨 일이 [이슈리포트]

[TV리포트=이윤희 기자] 영화 ‘청년경찰’이 특정 집단에 대해 부정적으로 표현했다며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이 나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청년경찰'은 경찰대생 2명이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고 장기밀매 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565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영화가 상영된 후 중국동포들은 일부 내용에 대해 ‘중국 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2부(부장판사 정철민 마은혁 강화석)는 중국동포 김모씨 등 61명이 영화 제작사 ‘무비락’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앞서 이들은 “영화 제작사가 일반적인 표현의 자유 한계를 넘어선 인종차별적 혐오표물인 ‘청년경찰’을 상영해 인격권 등에 침해를 입었다. 정신적 손해에 대해 배상하라”면서 법원에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이 영화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기초로 제작됐고,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제작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영화 내용이 관객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이 혐오스러운 조선족 집단에 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영화에서 일부 내용이 본의 아니게 조선족 동포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를 담은 허구의 사실이 포함돼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 등에게 사과의 뜻을 전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영화감독 또한 의도와 다르게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에게 송구하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제작사도 본의가 아니었다고 해도 김씨 등에게 사과 의사를 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화해권고 결정은 지난 3월 16일 2심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양측이 2주 안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음에 따라 확정됐다. 

이에 따라 영화 제작사 ‘무비락’은 지난 4월1일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사과문을 통해 "청년경찰에서 본의 아니게 중국 동포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인해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꼈을 김씨 등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앞으로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 특정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반감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혐오표현은 없는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김씨 측 대리인은 2심 판결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영화 제작사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외국인 집단에 대해 부정적 묘사를 하였다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사법부 최초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결정에 영화 팬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태다. 상업 영화 특성상 범죄물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와 배경, 특정 직업군이나 지역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부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화 산업 전반에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영화로 인한 인권 침해 등은 표현의 자유로 용납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큰 만큼, 사회적 약자 등 그 누구도 침해,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는 ‘과도한 법의 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무비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