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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일기장 느낌”…개봉 20주년 ‘파이란’

전동선 기자 조회수  

[TV리포트=전동선 기자]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파이란’이 재개봉 첫날인 18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최민식 배우, 송해성 감독, 박혜은 편집장이 함께한 ‘개봉 20주년 기념’ 스페셜 GV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영화 ‘파이란’은 막장 인생의 삼류 건달 ‘강재’에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아내 ‘파이란’의 부고가 전해지며 시작되는 두 사람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개봉 20주년을 맞이해 열린 스페셜 GV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며 부동의 인생영화로 꼽혀온 명작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을 입증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팬들과 직접 마주한 최민식 배우와 송해성 감독은 영화 촬영 당시 에피소드부터 재개봉에 대한 감회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20년 만에 스크린으로 ‘파이란’을 다시 본 송해성 감독은 “감회가 새롭다. 이 자리를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서 아주 기쁘다”라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최민식 배우도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본 느낌이다. 당시 스무 살의 앳된 장백지의 모습이 다시 떠오른다. 행사를 앞두고 감독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치 헤어진 옛 연인과 다시 만날 약속을 잡는 기분이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마치 얼마 전 일처럼 한꺼번에 추억이 밀려온다.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는 문고판 소설 같은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파이란’이 그런 작품”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박혜은 편집장이 “이 영화에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감독님이 있다. 그 본질을 가장 잘 이야기한 영화이기에 많은 분께 인생의 분기점 같은 순간을 선사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자 송해성 감독은 “개봉 당시 해외 영화제에서 상영했는데 그곳 분들도 많은 눈물을 보이셨다. 나라, 성별, 나이 등을 떠나서 각자의 위치에서 공감 또는 위로를 받으신 것 같았다. 지금 당장은 생각나지 않더라도 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최민식 배우는 “이야기의 형식은 한 번도 만나지 못하는 남녀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나는 이 영화가 구원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남루한 삶이라도 누군가가 나를 사랑했다, 그리워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강재’에게도 그런 순간이 온다. 그런 감독님의 의도가 좋았다.”라고 애정 어린 찬사를 전했다.

뒤늦게 전해진 사랑에 오열하는 ‘강재’의 방파제 씬의 촬영 비하인드도 밝혀졌다. 계획하지 않은 연기였음을 밝힌 최민식 배우는 “감독님께 ‘강재’로 살면서 감정을 쌓은 다음 편지를 처음 읽고 싶다고 부탁했다.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을 처음 깨달았을 때, 하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여자의 존재감이 확 다가오는 그 감정은 편지를 읽어봐야만 나올 것 같았다. 어떤 감정일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편지를 처음 읽는데 올라온 감정이 바로 눈물이었다. 감독님이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그렇게 찍을 수 있었다”라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은 ‘강재’ 그 자체로 살아온 시간의 결과물이었음을 밝혔다.

송해성 감독도 “가급적이면 극의 흐름대로 촬영했다. 방파제 씬을 찍을 때, 내가 신호를 주면 카메라가 쭉 들어가려고 했다. 첫 테이크를 찍는데 최민식 배우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나도 울컥하더라. 그래서 빨리 들어가라고 신호를 줬는데 카메라 앵글이 그대로인 거다. 카메라 감독을 봤더니 하필 필름이 딱 떨어졌다고 했다. 후에 다섯 번 정도 다시 찍었는데 첫 번째 찍은 컷이 너무 좋아서 그걸로 썼다.”라며 당시 순간을 생생하게 풀어놨다.

더불어 ‘파이란’ 편지 내레이션에 관한 비밀도 밝혀졌다. 당시 일본에서 다른 영화 촬영 중이던 장백지에게 부탁해 3시간 동안 한국인 스태프가 읽으면 장백지가 따라 읽는 식으로 녹음한 후 편집실에서 한 자씩 다시 조합했다는 것. 그로 인해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어색함이 오히려 갓 한국말을 배운 ‘파이란’의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혜은 편집장은 엔딩 장면이 너무 마음이 아파 피하고 싶은 영화들이 있는데 ‘파이란’도 그런 작품 중 하나라며 엔딩이 갖는 의미에 대해 물었다. 최민식 배우는 “사실 엔딩에 대해 내가 의견을 낸 적이 있다. ‘강재’가 고향의 어느 바닷가에서 여자와 함께 시시덕거리는 장면으로 끝내면 어떠냐. 그런 일을 겪고도 결국엔 변하지 않는 ‘강재’를 보면 오묘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겠냐고 했지만, 다수결에 의해 포기했다.”라며 최민식 버전의 엔딩을 깜짝 공개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현장에서 제작진들의 의견이 반영된 장면들이 많았는데 ‘강재’가 ‘경수’의 비디오테이프 박스에 돈을 넣었다가 이만 원을 다시 빼는 장면도 현장 스태프의 아이디어였고, ‘강재’와 ‘경수’의 집도 연출팀이 당시 서울에 있는 자취방을 모두 돌며 담은 모습을 조합한 것이었다며 섬세한 디테일의 비결을 밝혔다.

애정과 재치가 넘치는 입담으로 작품의 후일담을 풀어내던 시간이 훌쩍 지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박혜은 편집장은 마지막으로 다시 본 ‘파이란’의 베스트 장면을 물었다.

먼저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의 장례를 치른 ‘강재’와 ‘경수’가 포장마차에 들러 술을 마시다 소동을 일으키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7분 40초 정도 되는 원테이크 씬이다. 그곳에서 토로하는 ‘강재’의 이야기들이 뒤로 이어지는 정점의 구간이라 생각한다. 또 테크노 크레인이라는 장비로 찍었는데 당시에는 많이 사용되지 않던 장비라 촬영에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5번 정도 만에 끝낼 수 있었다”라고 공들인 장면을 회상했다.

최민식 배우는 ‘파이란’이 세탁을 외치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과 세탁소에 취직해 씩씩하게 이불 빨래를 하는 장면을 꼽았다. 타국에 홀로 남은 외로운 여인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려 했던 캐릭터의 강인함이 돋보인 장면이다.

박혜은 편집장은 ‘강재’가 전화로 ‘용식’ 대신 감옥에 갈 결심을 전하는 장면을 뽑았는데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조직 세계에 살면서도 몇 번이고 약속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믿는 ‘강재’가 얼마나 여리고 다정한 사람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라며 ‘강재’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아쉬운 자리를 마치며 송해성 감독은 “’파이란’ 20주년을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뜻깊은 자리에 모여준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했고, 최민식 배우는 “이런 관객과의 소통의 순간 때문에 영화라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 같다. 이 순간이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정말 좋다. 20년이 지났음에도 이 작품을 함께 곱씹고 주제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감사하다”라며 진심 어린 말을 전했다.

전동선 기자 dsjeon@tvreport.co.kr / 사진=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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