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왕' 주지훈 "목욕탕 노출신? 기대하면 다치는 걸로 하하"(인터뷰)

기사입력 2012.07.25 4:17 PM
'나는왕' 주지훈 "목욕탕 노출신? 기대하면 다치는 걸로 하하"(인터뷰)

[TV리포트 조지영 기자] 배우 주지훈(30)은 코미디 사극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장규성 감독,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했다. 생김새가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아침에 신분이 뒤바뀐 노비 덕칠과 세자 충녕의 기막힌 운명을 그린 이 영화는 주지훈의 3년 만의 복귀작이자 첫 코미디 영화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까무잡잡한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며 환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는 주지훈은 의외로 서글서글했다. 첫인상이 시크하고 도도해서 선뜻 다가가기 어렵지만 생각보다 다정다감하고 싹싹한, 예의바른 남자였다.

어색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겸 "왜 이렇게 까무잡잡해졌나"라고 농을 건넸다. 그러자 주지훈은 "에이~ 이것도 메이크업을 한 톤 밝게 한 건데요"라며 재치있게 받아쳤다. 덧붙여 "원래 좀 까만 편이었는데 군대에 다녀와서 좀 더 까매졌나 봐요. 원래 실내에서만 움직이는 타입인데 군대에서는 하루에 일정량의 햇빛을 봐야 하잖아요. 군 생활 열심히 했다는 증거죠"라면서 헤죽헤죽 웃어넘긴다. 3년 동안 공백기를 가진 주지훈에게서 사람의 향기가 난다. 힘든 고난의 시기도, 대한민국 건아로서 국방의 의무도 모두 졸업한 그가 좀 더 능글능글해지고 유들유들해졌다.

◆ "배우, 작품 계산하는 순간 도태된다"

- 2009년 영화 '키친'(홍지영 감독) 이후 오랜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지금 매우 두근두근 떨린다.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 제대 이후 오랜만에 촬영장에 갔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본 촬영이 들어가기 전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그런지 몸이 저절로 긴장됐다. 그동안 공연 연습을 오래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카메라를 보니까 떨리더라. 본 촬영이 들어가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사라졌다. 전날부터 캐릭터 구상과 분석을 제대로 했고 무엇보다 집중하게 되니까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 MBC TV '궁'에 이어 두 번째 왕 역할이다.

"사실 '궁'은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 내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 당시엔 빠듯한 스케줄로 잠도 못 자고 촬영해서 정신이 없었다. 그때는 완전한 사극 장르가 아닌 현대극에 가까웠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지만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시대적 배경이 조선 시대라 좀 더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픽션이라는 장르는 일치해 특별한 고충은 없었다."

-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컴백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대중도 있다.

"그렇다. 그런 점에는 '궁' 때와 비슷하다. '궁'의 캐스팅이 확정됐을 때 모델 출신 연기자에 대해 거부감이 상당했다. 이번에도 많은 말을 듣고 있지만 그런 부분을 전부 수용할 수는 없다. 물론 밖에서 볼 때 '이것저것 많은 것을 따지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배우는 작품을 선택할 때 계산적이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도태된다. 굉장히 진중하게 작품을 바라보고 선택한다. 또 대중에게는 항상 연기로 보답하려고 노력한다."

 

◆ "충녕과 덕칠이 멱살 잡아 죽는 줄"

-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 때문에 코믹연기가 생소하다.

"그런 이미지가 충분히 그리고 아주 많이 있다. 하지만 코믹한 느낌도 의외로 많다. 원래 외출하는 걸 별로 안 좋아했다. 지금도 밖보다는 집이 편하다. 혼자서 영화보고 책보고 가끔 반주 한 잔도 하면서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일주일에 하루정도만 밖에 나갔는데 공연을 즐겨보게 되면서 외출을 하게 됐다. 또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면 제일 많이 떠들고 가장 재미있는 타입이다.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매 상황 진실된 모습이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부분도 많아서 이번 영화도 어렵지 않게 촬영했다."

- 충녕과 덕칠을 동시에 연기했는데 어려운 점은.

"재미있었던 부분도 있고 분명히 힘든 부분도 있다. 연기를 하다 보면 그 둘의 특징이 각각 있는데 솔직히 제대로 맛이 안 나는 부분들이 있다. 특히 상대배우의 이야기를 경청할 때는 나도 모르게 상대방에 빠지게 돼서 덕칠이 경청하기도, 충녕이 경청하기도 한다. 그런 부분이 고민돼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또 충녕과 덕칠이 한 화면에 담긴 장면이 몇 있었는데 정확히 한 장면을 사흘간 촬영했다. 멱살을 잡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다."

- 충녕과 덕칠 중 어느 쪽이 주지훈의 실제 모습인가.

"덕칠보다는 충녕 쪽이 더 비슷하다. 덕칠은 촬영하기 전 캐릭터를 만든 상태에서 들어갔다. 아무래도 지금 나와 다른 모습이 많기 때문에 걸음걸이나 말투의 특징을 잡고 만들어갔다. 반면 충녕은 그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내 모습으로 연기했다. 그런 식으로 두 캐릭터의 차이를 뒀다."

- 영화 속 목욕 장면에서 상반신 노출이 있다.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꽤 노출을 했는데 팬들은 특히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노출에 기대를 많이 하더라(웃음). 아마 목욕 욕조에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 일어나면 하체가 나올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는 하체 노출 신이 없다.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 오히려 그 노출 신을 위해 6kg을 찌웠다. 거지 덕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찌웠는데 지금은 다시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감량은 정말 힘들다."

◆ "대선배들과 연기한 기분, 앗싸~"

- 쟁쟁한 연기파 선배들이 총출동했다.

"부담감보다는 믿음이 갔다. 아주 확실한 믿음이 생기면서 '앗싸~'라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기도 했다. 확실히 연기는 잘하는 사람과 하는 게 좋다. 배우는 것도 많고 나 역시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굳이 가르쳐줘서 잘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 역시 그것을 따라가게 돼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정말 많이 배웠다."

- 상대 여배우에게 거리감을 유지하는 배우로 알려졌던데.

"사실 작품을 하면서 연락처를 물어보거나 말을 쉽게 놓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하늬와는 생각보다 쉽게 친해졌다. 그는 굉장한 해피 바이러스다.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다정한 동료여서 의외로 말도 빨리 놓게 되고 처음으로 연락처도 먼저 물어봤다. '궁'에서 윤은혜와는 8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작품이 끝나서야 말을 놓게 됐다. 신민아도 KBS 2TV '마왕'이 끝날 때까지도 말도 못 놓고 연락처도 몰랐다. 그 이후로 '키친'에서 다시 만나 말을 놓게 됐다. 다 내 잘못이다. 평소 약속을 잘 못 지키는 편이라. 만나서 밥도 먹고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약속을 못 잡으니까 편해지지 않더라."

- 개봉 시기상 '도둑들'의 김수현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 같다.

"가식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한국영화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다양한 콘텐츠와 장르가 있으면 그만큼 보는 관객들의 눈도 즐거워질 것이고 우리 역시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김수현과도 절친한 사이지만 경쟁의식은 없다. 그래도 남자인데 아무래도 같은 남자배우보다 여자배우들에게 관심이 많이 가더라(웃음). 아무래도 김수현보다는 대선배들의 연기가 더 기대된다."

주지훈과 솔직 담백한 인터뷰가 마무리될 때쯤 배우로서 포부를 물었다. 의례 받는 질문이고 답할 때마다 가장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골똘히 생각에 잠긴 그는 자신의 과오를 입밖으로 꺼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단단해졌다. 

"배우라는 직업이 때로는 컨디션이나 개인사에 흔들일 일이 많잖아요. 모진 풍랑을 많이 겪곤 하는데 앞으로는 키를 잘 잡고 운전했으면 좋겠어요. 그 풍랑을 제 배가 잘 헤쳐나가길 바라고 그만큼 노력하려고 해요. 충실해지고 싶고 진중한 사람이 되길 바라죠."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