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이수는 힘든 친구...대사 10줄에 감정변화 3번" (인터뷰)

기사입력 2012.08.14 7:59 AM
김하늘 "이수는 힘든 친구...대사 10줄에 감정변화 3번" (인터뷰)

[TV리포트 = 황소영 기자] 대화를 하면 할수록 특유의 유쾌한 매력에 빠져들었다. 소탈한 성격에 꾸밈없는 말솜씨까지. 솔직으로 무장한 배우 김하늘(34). 안방극장을 ‘이수앓이’로 물들이더니 이제는 ‘김하늘앓이’까지 만들 기세다.  

김하늘은 지난 12일까지 SBS TV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 사랑스러운 덜렁녀’  서이수였다. 운이 좋은 건지 ‘2012 런던 올림픽’ 때문에 2주 결방됐다. 여유롭게 마지막 방송을 집에서 볼 수 있었다.

“훈훈하게 마무리돼서 더욱 좋았다. 사실 프랑스 니스 촬영이 있어서 19회, 20회 방송을 못 볼 줄 알았다. 올림픽 덕분에 다 봤다. 오랜만에 보니까 함께 촬영했던 배우, 스태프가 보고 싶어졌다.” 

  

◆ ‘로코퀸’? "정해진 폭이 없어 가장 어렵다"

- ‘신품’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을텐데?

“사실 나도 그렇고 동건 오빠도 그렇고. 감독, 작가까지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청률이 잘 나오고 점점 이슈화가 많이 됐다. 반응이 좋아지니까 현장에서도 힘이 났다.”

- 드라마 초반 연기력에 대한 혹평이 있었는데?

“초반에 연기를 두고 평가가 갈렸다. 좋았다는 평도 있었고, 다소 오버했다는 평도 있었다. 영화보다 드라마의 호흡이 길어서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었다. 제작발표회 때 말했지만 로맨틱 코미디가 가장 어렵다. 폭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러 초반에 막 던지기도 했다. 모니터하면서 스스로 어떤지 살펴보려고 했다. 내가 약했던 부분과 지나친 부분이 보였다. 회가 진행될수록 넘치는 부분은 누르고, 부족한 건 채웠다.”

- 극중 이수랑 실제로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나?

“매 장면 마다 그렇게 생각했다. 얼마나 자연스러운지가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현실에 있을 만한 친구일까 고민했다. 예를 들어 술에 취했을 때 문자를 보냈는데 잘못 보냈다. 어떻게 행동할지 이 점을 염두에 두면서 연기했다.”

- ‘신사의 품격’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이수라는 친구가 힘들었다. 이 친구 감정 변화가 많다. 대사가 10줄이면 총 3번 감정이 바뀐다. 드라마니까 호흡을 길게 갈 수도 없고, 빨리빨리 바꿔야 하는데... 이 점이 정말 어려웠다. 감독에게 여러 번 토로했었다. 그때마다 감독은 ‘잘할 수 있다! 할 수 있어!’라고만 했다. (웃음)”

            

◆ “동건표 로코 연기? 진지하게 찍는 코믹”

- 파트너 장동건과의 연기 호흡 어땠나?

“소속사가 같아서 대본 이야기를 하기 편했다. 서로 모니터도 해줬다. 내 연기 톤이 맞는지 감독에게도 묻고, 동건 오빠에게도 물어봤다. 상대 배우는 내 연기에 리액션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의사소통을 더욱 많이 해야 한다.”

- 장동건의 로코 연기를 평가한다면?

“솔직히 처음엔 로맨틱 연기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장동건의 로코 연기는 내가 보기에도 신선했다. 내가 짝사랑하던 태산(김수로)이 아닌 도진(장동건)에게 초콜릿을 주며 고백하는 부분이 있다. 도진이 집에 찾아와서 사악한 대사와 미소를 짓는 장면이었다. 진지하게 코믹한 걸 찍어서 웃겼다. 모두 웃어서 NG가 났다. 그 신을 촬영하면서 오빠도 풀어지고 나까지 풀어졌던 것 같다.”

- 연하나 동갑 아닌 연상과 연기했다. 어떤 점이 달랐나?

“또래나 연하와 주로 호흡을 맞췄었다. 이번엔 연상과 연기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꼈다. 연기하는 내내 정말 편했다. 앞으로도 선배들과 연기를 많이 해보고 싶다.”

-이수가 꽃중년 4인방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던 이유는?

“이수는 가진 게 많았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폭이 좁다고 생각했었다. 이 친구는 정말 자유자재로 폭이 넓었다. 선생님이니까 단조롭고 갇혀있을 것 같았는데 야구 심판도 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이수라서 밀리지 않았던 것 아닐까.”

- 장동건보다 잘생긴 김하늘? 여성 팬이 왜 이렇게 좋아할까?

“성별이 체인지 된 ‘신품’ 사진을 보고 3일 내내 웃었다. 진짜 웃기더라. 나는 본래 초반부터 여성 팬들이 많았다. 팬 절반 이상이 여성 팬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드라마를 하면서 남성 팬이 많이 늘었다. 이 점은 정말 뿌듯하다.”

                        

◆ 데뷔 때부터 '내가 잘 났어' 보다 '행운이다' 생각

- 오랫동안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영업(?) 비밀?

“데뷔 때부터 ‘내가 잘 났어’라는 생각보다 ‘행운이다’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계속 행운일 수는 없다. 행운을 잡는 건 결국, 나의 노력이다. 늘 노력했다. 뒤돌아보면 행운과 노력, 좋은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늘 작품을 할 때 파트너와 함께 돋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는 상대배우가 멋있어 보여야 하고, 늘 나의 파트너는 물론 감독, 작가 역시 최고라고 여긴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관객도 그렇게 생각해 주지 않는다.”

- 전작의 저조한 시청률과 영화 ‘블라인드’ 여우주연상이 부담되지 않았는지?

“여우주연상 타이틀은 물론, 전작 '로드넘버원'의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수상 당시 많은 사람이 박수 쳐주고 나도 굉장히 기뻤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상을 받고 나서 작품 선택 행보가 달라지지 않았다. 작품을 선택하면서 흥행에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하다. 우리끼리만 즐기려고 작품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연기생활 15년, 아직도 새로운 작품 마다 긴장하나?

“새로운 작품에 들어가기 일주일 전부터는 잠을 못 잔다. 어떤 작품이든 전날은 거의 밤새고 현장으로 나간다. 로맨틱 코미디는 풀어져야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항상 긴장해야 한다. 현장에서 긴장이 풀리면 모든 게 다 풀어지니까. 매 작품이 끝나고 난 뒤 홀가분한 기분이 좋다. ‘신품’ 역시 온 힘을 다 쏟아서 후회 없이 이수 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 사진=김용덕 기자 zoom69@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