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로코? 재밌는줄 알았으면 진작했죠”(인터뷰)

기사입력 2012.08.18 7:59 AM
장동건 “로코? 재밌는줄 알았으면 진작했죠”(인터뷰)

 

[TV리포트 = 박귀임 기자] 장동건의 변신은 무죄였을까. 그가 카리스마 넘치는 무거운 캐릭터을 벗고 ‘까도남’ 김도진을 입었다. 결론은? 유죄이자 성공이다. 그는 여성팬을 여전히 유혹한 죄 크다. 게다가 ‘로코킹’으로 우뚝 섰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김은숙 극본, 신우철 권혁찬 연출, 이하 신품)이 20회로 막을 내린지 5일째. 죄(?) 많은 배우 장동건을 만났다. 아직 ‘신사의 품격’의 진지함과 유쾌함이 사라지지 않은 김도진이 보였다.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런던올림픽 중계로 19, 20회 방송 전에 텀이 있었다. 촬영 끝나고 나서도 실감이 안났다. 촬영 끝나자마자 미국 일정 때문에 마지막회 본방사수도 못했다. 다운 받은 영상으로 마지막회 보니까 실감이 났다. 어제 김수로 형, 김민종 씨와 문자했다. 이제 실감난다고.”

▶ [도전의 품격] “어색했지만 점점 욕심났다”   

장동건은 ‘신품’에서 조각 같은 얼굴에 독설을 장착한 건축사 김도진으로 분했다. 우려와 달리 '코믹+로맨틱'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팬을 확보했다.

“결과지만 다들 잘했고 좋은 선택이라고 한다. 처음엔 호불호가 갈렸다. 좋아하는 지인들도 있었지만 걱정도 많았다. 사실 그동안 나를 누르고 있던 무게감을 덜어내고 싶어서 선택했다. 처음엔 나조차도 어색했지만 갈수록 변했다. 촬영현장이 재밌고 연기가 즐거웠다. 점점 욕심났다. 대본에 나와 있는 것 보다 더했다. 오히려 감독이 눌러주기도 했다.”(웃음) 

장동건의 코믹연기는 ‘신품’ 프롤로그에서 빛났다. 꽃중년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등의 깨알 같은 연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촬영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프롤로그 찍을 때 특히 재밌었다. 남자 넷이 모인데다 드라마 감정과 상관없었으니까. 그래서 극중 김도진이 심각한 상황이었어도 마음 놓고 망가질 수 있었다. 프롤로그 장면은 애드리브가 많았다. NG도 많이 났다. 김은숙 작가도 애드리브를 부탁했다. 모두 대본에 쓰여 있는 것보다 과장되게 한 것 같다.”

김은숙 작가의 대사는 길고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다. 장동건도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자기 옷을 입은 듯 잘 소화해 냈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나뿐만 아니었다. 대사 분량이 많은데다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도치법들이 많았다. 대본의 한 글자까지 다르게 하면 안 되는 것들도 있었다. 갇혀서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은숙 작가, 신우철 감독과 작업을 계속해온 동시녹음 기사가 처음에 고생할 거라고 했다. 나중에는 오히려 그게 분명한 자기 캐릭터가 됐다. 익숙해 지고 난 다음에는 좋았고 편했다.” 

▶ [우정의 품격] “드라마로 좋은 친구도 얻어”

장동건은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등과 진한 우정을 나눴다. 미모의 김하늘 윤세아 윤진이와의 러브스토리보다 돋보였다. 4인방의 우정이 더욱 부러움을 샀다. 그들의 우정은 단단했고 아름다웠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건 거의 없었다. 워낙 잘 알고 지냈던 사이였기 때문이다. 남자들끼리 있을 때는 극중 내용을 많이 공감했다. 서로 ‘이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친구가 되자’고 할 정도였다. 드라마 끝나고 수확 중 하나가 좋은 친구들이 생겼다는 거다. 어렸을 때 만난 친구와 달리 사회생활하면서 만났는데도 서로 견고하다. 드라마 속 세월 만큼인 거 같다.”

장동건은 “드라마 느낌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극중 성격과 비슷하다”며 꽃중년 4인방의 실제모습을 실토했다. “이종혁 씨가 이정록 캐릭터와 비슷한 건 원래 알았다. 야구하면서 안지 꽤 오래됐다. 실제로 굉장히 유쾌하다. 그동안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많이 했다. 이제야 자기 역할 한 거다. 김민종 씨는 실생활에서도 배려심 많은 친구다. 자기 걸 퍼주는 스타일이다. 김수로 형도 남자답고 추진력이 있다. 맺고 끊는 것도 확실하다.”

장동건은 인기를 실감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드라마가 중반정도 됐을 때다. 촬영장에 모인 인파를 보면서 실감했다. 남자 넷이 촬영할 때 현장분위기는 아이돌 그룹 못지않았다.(웃음) 골고루 사랑 받았다.”

▶ [변신의 품격] “새로운 캐릭터는 계속된다”

‘왜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곧바로 "이렇게 재밌는 건 줄 알았으면 진작 했을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처음 도전한 장르다 보니 아쉬움도 있었다.

“로맨틱 코미디는 데뷔이래 처음인 것 같다. 멜로드라마 정도는 했지만 대놓고 로코는 처음이다.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좀 더 외적으로 좋았던 시절에 한 편 정도는 필모그래피에 있었어도 좋았을 뻔했다. 한편으로 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였다면, 드라마에서 편하게 못 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장동건이 변신에 성공했다는 것. 앞으로 그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스스로도 많은 가능성들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 대한 그의 생각은 무엇일까.

“이번 역할도 예상 못한 거였다. 계속 새로운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했을 때 버려야 하는 것도 있다. 이전까지 해왔던 진중함을 버리지 않고서는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차기작은 조금 시간을 갖고 쉬면서 생각할 거다.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게 생길 거 같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김용덕 기자 zoom69@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