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배틀] 박준금VS황신혜 시트콤 승부...우아, 미모 포기 '망가짐의 품격'

기사입력 2012.09.15 11:5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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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신나라 기자] '여배우'는 아름답고 신비로워야 한다? 천만에, 요즘은 누가 얼마나 대중 앞에 실체를 드러내는가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진다. 여배우들이 점점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헝클어진 머리는 기본, 술에 취해 만신창이가 되고, 눈물 콧물 다 흘리며 추하게 울기도 한다. 밑바닥(?)까지 아낌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쯤되다 보니 여배우에게 마음놓고 망가질 수 있는 시트콤 출연의 유혹도 강하다.



여기, 생애 첫 시트콤에 도전한 여배우들이 있다. 바로 MBC TV '스탠바이'의 박준금과 KBS 2TV '닥치고 패밀리에 출연 중인 황신혜다. 우아함의 대명사였던 이들은 망가짐을 자처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 방구 뿡뿡, 얼굴에 수박씨까지



박준금과 황신혜의 망가짐은 특별하다. 우선 이들은 가발을 쓰지 않는다. 그 흔한 안경도 안쓰고 살을 과하게 찌우지도 않는다. 누구보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의상과 헤어스타일로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을 연출한다. 하지만 완벽함 속에서도 빈틈 많은 매력으로 '품격있는 망가짐'을 보여주고 있다.





'스탠바이'에서 박준금은 방송사 TV11의 간판 아나운서. 우리 시대의 여성리더, 여대생이 닮고 싶은 롤모델 1위인 유명인 박준금 역을 맡았다. 박준금은 까칠하고 콧대 높기로 유명한 만큼 망가지는 순간에도 말투 만큼은 아나운서 톤 그대로. 여전히 도도함을 잃지 않는다.



우연히 최정우에게 성형외과 예약 확인 전화를 들킨 박준금. 그는 "나 성형외과 같은데 안 다닌다. 100% 자연미인이다"고 발뺌한다. 이후 정우와 다시 마주치자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최정우와 재혼한 그는 자식들에게 '어머니'라는 호칭이 어색하다며 황당한 제안을 하기도 한다. 자신을 '여왕님'이라고 부르라는 것.



뿐만이 아니다. 홀로 집에 남아있던 박준금은 "아~ 이놈의 뉴스, 더럽게 재미없네"라며 채널을 홱 돌렸고, 설상가상 방구까지 내뿜었다. 야한 장면을 보고 "아~ 이왕 벗는 거 화끈하게 좀 벗지! 감질나게 저게 뭐야!" 라고 투덜거리는 모습에 이르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박준금은 '스탠바이'를 통해 유행어도 탄생시켰다. 말 끝마다 붙는 '장난이야?'가 대표작이다. 그는 "방송이 장난이야? 회식이 장난이야?" 등의 말투로 상대의 말문을 막히게 만든다.





황신혜는 극중 50대 초반. 최강동안 얼짱 아줌마에 고급 피부 관리 에스테틱 원장 우신혜 역을 맡았다. 그는 딸들 생일도 기억 못하는 빵점 엄마. 모성애는 제로에 가깝지만 내 남자(안석환)에게만은 따뜻한 인물이다. 늘 완벽하려고 애쓰다 보니 매번 화를 제대로 못낸다. 이때마다 일그러지는 표정으로 분노를 표출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안석환과 재혼한 황신혜는 계모로 보이지 않게 조심하다 화 한번 내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홀로 입을 막고 절규한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도 네비게이션을 끄고 자신이 길을 알고 있다고 우긴다. 결국 일에 차질을 빚었는데도 당당하다.



피곤한 나머지 수박을 먹다 잠이 든 황신혜. 얼굴에 수박씨를 붙이고 직원과 손님 앞에 나타나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허당의 면모를 벗지 못해 웃음을 주는 황신혜. 그는 전작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보여준 재벌집 사모님의 차가운 이미지를 더이상 연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 "정극과 시트콤 차이 알 것 같다"



박준금은 지난 4월 MBC TV 일일시트콤 '스탠바이'(전진수 연출) 제작발표회에서 "배우가 정체돼 있으면 썩을 것 같다. 시청자에게 받은 사랑을 그만큼 돌려드리고 싶었다"며 시트콤 도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고 느낀 시기에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이 '스탠바이'였다.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황신혜는 지난 7월 KBS 2TV 일일시트콤 '닥치고패밀리' 출연 소식으로 깜짝 놀라게 했다. '완벽미인'의 대명사에 도도한 이미지를 보여 온 그녀가 스스로 망가짐을 선택한 것이다.



황신혜는 지난 8월 제작발표회에서 "오래전부터 시트콤에 관심이 있었다. 늘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준비 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닥치고 패밀리'는 내가 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구성도 재밌어서 선뜻 욕심을 내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다. 현장에서도 즐겁고 스트레스를 풀고 가는 느낌이다. 시트콤과 정극의 차이점을 알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여배우의 망가짐에는 엄청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망가짐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여배우들이 두려움을 갖는 이유다. 문제는 신비함을 고수하는 방식 역시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대중의 욕망은 여배우가 감추고 싶어하는 모든 부분에 걸쳐 있다. 목이 빠지게 '예쁜 배우'만 기다리는 시청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배우가 다가오는 만큼 대중도 다가간다. 여배우가 망가짐도 기꺼이 선택 할 수밖에 없는 시대인 셈이다.



사진=KBS, MBC, TV리포트 DB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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