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 말어?] '광해' 코믹 이병헌 YES, 1인2역 한계? (리뷰)

기사입력 2012.09.12 10: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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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역사에 기록된 폭군, 조선 15대 왕 광해군. 최근 민생 안정책을 펼친 광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개혁군주로 재조명되고 있는 시점. 광해군 일기에서 사라진 15일간의 기록. 우리가 아는 광해는 어디로 간 걸까?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사극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추창민 감독, 리얼라이즈 픽쳐스 제작)가 모습을 드러냈다.



할리우드 스타로 업그레이드 된 이병헌의 첫 사극 도전. 안그래도 관심끌기에 충분했는데. 영화 개봉에 앞서 열애가 공개되면서, 엉뚱하게 여자친구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버린 불편한 상황.



그럼에도 '광해'는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사극 특유의 화려한 비주얼. 여기에 이병헌, 류승룡, 장광, 심은경 등 연기력 일당백인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노다지 '광해'의 이야기는 이렇다. 조선 광해군 8년. 독살 위기에 판단력을 잃고 폭군으로 변해버린 광해(이병헌). 천민 하선이 그런 광해를 대신해 왕의 대역을 맡는다. 천민 하선, 광해로 빙의한 모습이 심상치 않다. 자신이 진짜 왕이라도 된 듯한 모양새가 제법인데. 이병헌의 '광해' 볼까? 말까?





◆ 감동 BEST 3



왕이 되어선 안 될 남자 이병헌 : 그동안 숨겨도 너무 꽁꽁 숨겼다. 언제부터 이렇게 웃긴 인간(?)이었나. '이병헌이 웃길 수 있을까'라는 의심은 던져버려도 좋을 듯.



총을 겨누며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대던 이병헌은 없어진 지 오래. 엉덩이를 씰룩쌜룩 흔드는 월드스타를 볼 수 있다는 재미가 쏠쏠. 앞으로 카리스마 '병헌 리'가 아닌 '코미디의 프린스'로 불러도 좋을 듯. 꽤 잘 어울렸던 넝마. 이병헌은 왕이 되어선 안 될 남자였던 것.



명품 조미료의 시너지 폭발 :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이병헌의 영화인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 열고 보니 류승룡, 장광, 심은경의 영화다. 킹 메이커 허균(류승룡), 하선과 콤비를 이루며 131분을 끝까지 책임진다.



'도가니' 교장 역할로 안티 100만을 모은 장광. 하선을 지켜주는 충직한 조내관으로 180도 변신했다. 사월이(심은경)가 빠지면 관객의 눈물은 누가 짤까? 보는 이의 심장을 아리게 하는 눈물연기도 일품.



리더에 대한 고찰 : 18대 대선이 3개월 남짓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비록 영화지만 올바른 리더상을 고민하게 한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주제가 묵직하다는 말씀.



영화 전반부는 판타지적인 왕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후반부에 드러나는 영화의 본질을 다시 한번 곱씹게 되는 작품. 이병헌의 말처럼 리더는 하선의 모습만 갖춰서는 안 된다. 때로는 폭군 광해의 면모도 필요하다는 여운을 남긴다.





◆ 안습 BEST 3



광해 없는 '광해' : 이병헌의 연기력은 인정한다 치고. 폭군 광해군은 좀처럼 등장하질 않는다. 하선만 죽어라 레이스를 펼치는 꼴이다. 첫 도전이었던 1인 2역이 버거웠던 것일까?



광해가 보이지 않다보니 하선만 존재하는 안타까운 상황. 폭군 광해의 모습이 좀 더 나왔더라면 싶다. 하선과 강한 콘트라스트를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 어쩌랴.



갈 곳 잃은 중전의 로맨스 : '광해'는 하선과 주변 인물 간의 에피소드가 살아있는 재미를 준다. 다만 중전만큼은 공기 빠진 풍선처럼 겉돈다.



명색이 사극 전문 한효주였는데. 방향 잃은 중전의 모습에 한숨만 나온다. 중전은 하선의 존재를 드러내는 장치에 불과했던 것일까? 한효주의 능력이 아깝다. 차라리 하선과의 진한 로맨스라도 있었다면.



판타지와 현실의 온도차 : 판타지적인 성군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던 점 이해하자. 그러나 길어도 너무 길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제자리로 돌아가는 광해와 하선의 모습이 가시처럼 걸린다.



관객의 감정을 끈질기게 쥐고 흔들어야 할 중요한 후반전. 허점이 살짝 노출되는 느낌. 코믹한 이병헌의 모습을 질리도록 봤지만. 시간이 길게 느껴지고 긴장감은 부족하다.





◆기자가 관객이라면?



변기로 웃기는 월드스타 보고 싶다면 YES : '매화틀'(궁중 변기)로 웃기는 이병헌을 언제 또 보겠나. 학창시절 연마했다는 브레이크 댄스를 응용한 엉덩이춤은 영구 캡처 소장 가치가 있을듯.



이병헌 영상 대 방출.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를 위협할 용감한 녀석의 등장? 기대작은 확실한데 흥행결과는 며느리도 모를듯. 15세 관람가. 오는 13일 개봉.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