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배우] '불륜전문' 민지영, 이젠 연기파..."결혼할 때 시댁인사 걱정"

기사입력 2012.09.17 9: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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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손효정 기자] '국민 불륜녀 전문배우' 민지영이 변했다. KBS2 '사랑과 전쟁'은 지난해 11월 시즌2로 새롭게 출발했다. 민지영도 '미친 연기력'으로 기존 이미지를 뒤집었다.



대개 5-6주에 한번 등장하는 시즌2의 민지영은 '반전'을 지닌 착한 아내로 등장했다. 특히 '아들을 위하여' '친절한 미숙씨' '실종' 편 등에서는 전혀 새로운 면을 보여줬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을 자주 본다. 어느날부터 드라마 내용이 아니라 배우 민지영에 대한 평이 늘었다. 정말 감사했다. 시즌1 때는 '사랑과 전쟁' 배우를 재연 배우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시즌1 때 함께 했던 PD로부터 '민지영이 이렇게 연기 잘 하는 배우였어?'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 '아들을 위하여' 내림굿 연기후 병원 입원



'사랑과 전쟁'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2년 정도의 중간 공백기를 빼더라도 민지영은 5년 이상 '사랑과 전쟁'과 함께해 왔다. 비록 드라마지만 다양한 남녀생활에 달인 수준의 간접체험을 한 셈이다. 그 중 최고의 작품으로 '아들을 위하여'를 꼽는다.



이야기는 이렇다. 한 아내는 친모가 무속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 시집을 갔다. 어느날, 신병을 느낀 아내는 신내림을 거부했다. 무병은 어린 아들에게 전해졌다. 아들을 위해 아내는 신내림을 받기로 결정한다.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다. '사랑과 전쟁'의 한 에피소드였다는게 아쉬울 정도다. 정말 살면서 그때처럼 공부를 열심히 했던 적이 없다. 나는 기독교라서 그쪽 분야에 무지했다. 무속인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다. 이야기의 핵심은 '모성애'다. 결혼을 안 한 내가 어떻게 모성애를 알겠나. 그런데 촬영을 하는 5일 동안 극 중 아들을 정말 사랑했다. 지금도 '엄마' '아들'하면서 통화한다."



민지영은 북한산 산기슭에서 실제 내림굿 촬영을 하며 혼신을 다했다. 촬영을 마치고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연기호평이 이어지자 행복해졌다.



"'아들을 위하여' 이후 민지영이라는 배우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도 시청자 게시판을 봤다. 몸은 아파서 누워있지만 나는 웃고 있었다. 60~70세에 인터뷰를 해도 '아들을 위하여'는 계속해서 언급할 것 같다."



'아들을 위하여'의 실제 주인공도 만났다. 민지영은 리얼스토리는 더욱 놀랍다며 여운을 남겼다. 더불어 '사랑과 전쟁'은 100% 실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사랑과 전쟁' 이야기는 더 어마어마하다. 시즌1 때 과거 불륜을 저질렀던 두 사람이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만난 이야기가 있다.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하룻밤을 보내 임신까지 했다. 심의에 걸렸다. 때문에 연출진이 내용의 수위를 낮추곤 한다. 시청자도 '저게 어떻게 말이 되냐? 픽션이다'라고 보는 대신 '세상에 저런 일도 있구나'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 "불륜녀 이미지 벗고 결혼하고 싶다"



'사랑과 전쟁' 오디션을 봤을 당시 민지영은 25세였다. 그는 퇴짜를 맞았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생에 처음으로 숏커트를 했다. 때마침 '사랑과 전쟁'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여주인공 대타였다. 대본을 촬영 전날 받고 허겁지겁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리지만 연기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새벽 4시에 샵을 예약했을 정도로 시간이 촉박했다. 대본 양이 어마어마했다. 상황에 맞는 옷도 여러벌 챙겼다. 촬영장에 도착해서도 대본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처음 맡은 역이 '전신 성형녀'였다. 민지영은 이 역할 때문에 '성형 중독녀'로 오해받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성형? 숨길 일도 아니다. 솔직히 눈, 코 성형은 했다. 보톡스 오해도 많이 받는데 살이 쪄서 그렇다. 제작진에게 가끔 미안하다. 내 성형 때문에 극의 흐름이 깨질 수 있으니까. 간혹 시청자 중에 내 쌍꺼풀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는 분도 있다. 내 쌍꺼풀이 아닌 눈빛, 눈동자를 봐줬으면 좋겠다."



첫 작품이후 민지영은 2~3주마다 '사랑과 전쟁' 속에서 살았다. 주로 '불륜녀' 였다. 어느새 이미지는 남자를 잘 유혹할 것 같은 섹시한 여성으로 굳어져 갔다. 민지영은 이제 '국민 불룬녀' 이미지를 벗고 결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불륜녀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은 없다. 실제 나는 답답하고 남자 꼬시는 것도 잘 못한다. 사람들은 '사랑과 전쟁' 때문에 결혼을 싫어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 결혼 하고 싶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여자가 해서는 안 될 것들을 모두 경험했다. '내가 잘 하면 되는 것이구나'를 느꼈다. 불륜녀 이미지 때문에 시댁에 인사 갔을 때 어른들이 좋지 않게 볼까봐 걱정이 되긴 한다."



◆ 청춘 바친 '사랑과 전쟁' 앞으로도 계속



민지영은 재연배우가 아닌 SBS 공채 9기 탤런트다. 그는 인연이 있는 제작진 요청이 오면 단역이라도 기꺼이 모두 출연했다.



사실 러브콜이 많지는 않았다. 민지영이 뜨면 시청자가 '사랑과 전쟁'을 보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 SBS TV 아침드라마 '미워도 좋아'의 허영선 역도 어렵게 맡았다. 초반에 민지영에게 배역을 주기 꺼렸던 작가는 결국 그를 인정해줬다.



2010년 방송계를 떠나 민지영은 연극을 했다. '뿌리 깊은 나무' 출연 제의가 왔다. '사랑과 전쟁' 제작진도 비슷한 시기에 시즌 2를 제작한다고 했다. 고민이 깊었지만 '사랑과 전쟁' 배우로 다시 돌아갔다. 대신 '내가 잘 연기할 수 있겠구나'라는 에피소드만 선택해 출연하고 있다. 작가가 '지영씨 생각하면서 썼어'라는 말을 해줬을 때 큰 감동을 느꼈다.



"'사랑과 전쟁'은 꽃다운 청춘을 함께한 작품이다.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물론 높은 인지도다. 수많은 역할을 접하면서 연기 공부도 됐다. 촬영하며 스타 대접도 받았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나갔다. 반면에 재연 배우, 불륜녀, 꽃뱀 이미지를 어린 나이에 얻었다. 결국 나는 '사랑과 전쟁'에 다시 돌아 왔다. 앞으로 시즌 3,4가 나와도 함께할 것이다."





연기인생 12년을 민지영은 모두 혼자 생각하고 결정했다. 차도 직접 몰고, 의상도 하나 하나 스스로 준비했다. 그러다 보니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디를 가도 절대 기죽는 법이 없다. 당당하고 떳떳하다. 12년 동안 혼자 모든 것을 다 하면서 강인해졌다. 문경이나 산천을 여자 혼자 운전해서 갈 경우는 힘들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를 촬영할 때는 산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순간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러면서까지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민지영은 학창시절 발표도 잘 못할 정도로 소심한 아이였다. 무대 위에 서기만 하면 달라졌다. 고등학교 때 출연했던 교회 연극 무대를 통해 누군가 감동한 모습을 보고 배우를 결심했다. '감동을 주는 배우'는 그의 목표다.



"지금까지 안 해 본 역이 없다. 실어증 걸린 사람. 불륜녀, 정신병자. 이제 내 나이에 맞는 역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단 한 명이라도 내 연기에 감동을 받는다면 연기를 계속할 것이다. 80세까지도 할 생각이다. 지금은 국민 불륜 전문 배우라지만 언젠가는 국민 배우가 되고 싶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KBS 2TV '사랑과 전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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