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이 막장드라마가 될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트리플’이 막장드라마가 될 수 없는 이유!

   

[TV리포트] MBC ‘트리플’(이윤정 감독)이 독특한 멜로라인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에선 ‘트리플’을 ‘의붓 남매의 사랑’, ‘복잡하게 얽힌 막장 러브라인’이라며 혹평하고 있다.

절친의 아내를 짝사랑하게 된 남자, 의붓오빠를 사랑하게 된 여동생,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다가 하룻밤 정사로 연인이 된 커플 이야기까지 드라마에선 다양한 사랑의 형태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된 불륜, 신데렐라 이야기, 재벌, 삼각관계는 ‘트리플’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일으킨 건 바로 처음이라는 요소가 크다.

색다른 소재, 색다른 사랑관을 제시함으로 기존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이다. 이는 이윤정 감독의 전작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도 있었다.

바로 동성애 논란이었다. 한결(공유)은 은찬(윤은혜)이 남자인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스까지 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하지만 극중 은찬이 여자라는 점에서 한결과의 사랑이 동성애가 아님이 전제됐다.

이윤정 감독은 실험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 동성애 코드를 가져왔었다. 마찬가지로 ‘트리플’에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의붓 남매의 사랑을 그리는 것은 그 뒤에 가져올 이야기의 소재일 뿐이다.

‘트리플’은 결코 시청률 지상주의에 맞는 대중화된 코드를 배제함으로 MBC만의 독특한 드라마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트리플’이 시청률을 위한 막장 코드를 삽입했다면 어떻게 그려졌을까.

현태(윤계상)가 수인(이하나)을 강제로 겁탈하려 하거나 이 둘의 관계가 더 짙어졌을 것이다. 현태가 수인에게 키스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그것은 수인이 활(이정재)의 아내라는 사실을 몰랐을 때이다.

막장 러브라인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상 이 둘은 뻔뻔한 불륜 관계도 그 어느 것도 아니다. 현태가 일방적으로 수인을 바라볼 뿐이다. 조용히 사랑해선 안 되는 사람을 바라보는 남자의 사랑을 그린 것이다.

‘트리플’은 몽환적인 러브라인을 그리기보다 우리들의 현재 사랑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정에서 사랑으로 변한 해윤(이선균)과 상희(김신)의 관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노희경 작가의 KBS ‘거짓말’에는 ‘사랑은 교통사고 같다’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바로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을 교통사고에 비유한 것이다. ‘트리플’은 하루(민효린)와 현태를 통해 이런 사랑을 순수하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물론 ‘트리플’도 스토리 텔링에 있어 잘못을 저지르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하루가 왜 활을 좋아하게 됐는지 왜 고백을 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이유나 타당성을 그리지 못했다. 작가가 성급하게 고백신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욱 사지 못했다.

아직 드라마 전개가 절반이상 남은 상황에서 막장’ 논란을 일으킨다면 제작진들이 힘들지 않을까. 새로운 시도로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제작진이 없다면 ‘트리플’ 같은 실험 드라마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트리플’의 중후반 전개를 기대해 본다. 한편, 2일 방송된 MBC ‘트리플’은 시청률(AGB닐슨) 6.8%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