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리뷰] 김준현 신보라 열풍, 광고계는 왜 '개콘'을 품었나?

기사입력 2012.11.12 9:10 AM
[CF리뷰] 김준현 신보라 열풍, 광고계는 왜 '개콘'을 품었나?

[TV리포트=김지현 기자] 개그맨들이 톱스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광고시장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특히 KBS2 개그콘서트'(이하'개콘') 출연진의 활약이 대단하다. '개콘'의 캐릭터를 CF로 확장해 1석2조의 효과를 얻고있다.

'네가지' 김준현은 올해 26개의 CF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활동한 개그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몸 값도 수직상승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김준현의 몸 값은 3억원(1년기준) 정도. 톱스타 부럽지 않은 액수다.

'세상은 왜 뚱뚱한 남자를 싫어하는가'라며 울분을 토하지만, 그 넉넉한 몸매 덕에 치열한 CF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가 삼립호빵의 모델이 된 건 보름달 같은 얼굴 덕. 오리온 스낵 고래밥의 모델이 된 건 유행어 "고뤠?" 때문이었다.

김준현은 녹화 당일 121통의 고래밥을 먹었다고 한다. 오리온은 관련된 내용을 유튜브에 적극 홍보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이 밖에도 김준현은 냉면, 치킨 등 다양한 식품광고를 섭렵했다. 넉살좋은 이미지 덕에 광고주의 사랑을 받고있다.

김준현, 김태희와 동급? 놀라운 대우

CF퀸들과도 함께했다. 최근 김준현은 김태희와 LG 디오스 김치냉장고의 모델로 발탁됐다. 감초출연이 아니다. 김태희와 비슷한 분량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 광고는 싸이, 이승기가 모델로 활동 중인 삼성 지펠 김치냉장고 광고와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다.

소주 '처음처럼'에서는 이효리와 함께했다. 김준현과 한 팀으로 활약한 김원효 역시'처음처럼' 광고를 촬영했다. LG유플러스와 귀뚜라미 보일러에서는 '네가지' 허경환, 김기열, 양상국 등 동료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김준현을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LG 디오스의 광고는 김준현이 샛별을 넘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김태희와 동등한 분량에, 단독 광고분이 따로 촬영돼 방영 중이다. 예전에도 개그맨들의 CF는 많았지만 김준현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감초 캐릭터에 만족하지 않고 입지를 넓히고 있는 것.

또 식품 광고에 머물렀던 기존 개그맨들과 달리 다양한 CF에 출연하면서 개그맨들의 몸 값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는 김준현 못지 않은 CF수를 자랑하는 '용감한 녀석들' 신보라 역시 마친가지다. 코너가 인기를 끌자 CF가 눈에 띄게 늘었다.

신보라, '용감한 녀석들' 없이도 잘 나가

'용감한 녀석들'은 동아오츠카 음료 브랜드 나랑드와 패스트푸드 KFC 치킨 광고를 시작으로 다양한 광고에 진출했다. 코너가 '개콘'의 핫 아이콘으로 부상하자CF가 줄을 이었다. CM송을 직접 부를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졌다.

특히 신보라는'용감한 녀석들'이라는 타이틀을 빌리지 않고도 승승장구 중이다. 신보라는 최근 포스트 택배 모델로 발탁됐다. 편의점 GS25와 CU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택배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다.

또 이동욱과 동원 F&B 리챔의 동반 모델로 발탁돼 커플 CF를 촬영했다. 개그우먼에게 CF는 남자 개그맨과 달리 불모지나 마찬가지. 등장하더라도 희화하되거나 망가지기 일수였다. 신보라는 리챔 광고에서 이동욱과 연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특혜(?)를 누렸다.

이밖에도 신보라는 필레오 얼음정수기, KTX, 현대자동차, 에스오일 등 다양한 광고에 출연하며 인기를 잇고 있다. 또 지난달 열린 '2012 한국광고주대회'에서는 배우 유준상과 함께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광고업계도 놀란 '개콘' 모델 신드롬

광고업계도 '개콘' 모델 신드롬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김준현, 신보라 뿐 아니라 최효종 역시 두 사람 못지않은 CF계약을 성사시켰다. '달인' 김병만으로 시작된 '개콘' 신드롬이 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왜 개그맨 CF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일까. 이들의 CF를 다수 제작한 광고대행사 HS에드 홍보팀 관계자는 "개그맨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광고에서 휴머니즘과 성(性), 유머는 필수적인 코드다. 특히 젊은이들을 타켓으로 하는 광고에서 유머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은 웃음 마케팅을 선호한다고 한다. '개콘'을 비롯, 버라이어티 전성시대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는 유머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은 편이라는 것. 웃음 마케팅이 필수적인 시대라는 것이다.

LG는 이런 트렌드를 일찌감치 감지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개그맨들을 활용했다. LG유플러스 광고에만 김준현, 허경환, 김기열, 양상국, 황현희, 신보라, 박성광, 정태호 등 10명에 가까운 개그맨이 등장했다. 톱배우를 선호하는 경쟁사(SK)와 다른 전략이었다.

또 LG계열사에서 출시하는 페리오 치약 광고에는 메인모델 이승기를 중점으로 김준현, 허안나가 등장했다. 이렇듯 '개콘'과 LG광고는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LG는 왜 적극적으로 개그맨들을 모델로 활용하는 것일까.

HS에드 관계자는 "개그맨들은 SNS활동을 많이 하는데 이런 점이 광고주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톱모델들은 촬영장 밖에서는 광고 얘기를 꺼내지 않지만 개그맨들은 적극적으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한다는 것이다.

또 관계자는 "시청률이 높은 '개콘'에서 개그맨들이 출연한 광고에 대해 언급해주면 파생효과가 크다"며 "이미 '개콘'에 등장한 유머코드를 광고에서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해가 빠른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불황오고, 경제 어려우면 개그맨 CF 인기

관계자는 업계도 최근 일어나는 개그맨 신드롬을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개그맨을 선호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첫 번째는 불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사람들이 가볍고 쉬운 유머코드를 선호하게 된다고 한다.

불황으로 사회 분위기가 침체됐을 때 대중은 난해한 광고 보는 걸 싫어한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무게감 있는 광고보다는 유머스럽고 가벼운 광고가 인기를 끈다고 전했다.

너그러워진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거 광고주들은 메시지가 확실하고 진지한 광고를 선호했지만, 광고시장이 발전하면서 광고주들 역시 다양한 소재에 눈을 뜨게 됐다. 그러면서 각광받게 된 것이 유머 코드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개그맨 모델 유행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것. 모델의 인기에 따라가는 CF는 언제나 존재했다는 것이다. 개그맨의 입지가 높아진 것이 아니라 인기를 쫓는 광고의 특성이 반영됐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고대행사의 관계자는 "개그맨 모델은 눈에 띄고, 반응도 빠르지만 그 만큼 빨리 식는 것이 특징"이라며 "고유 캐릭터가 소진되면 모델로서의 가치도 급락하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또 관계자는 "개그맨들이 장기계약이 아닌 6개월 혹은 1년으로 짧게 계약하는데는 이유가 있다"며 "김준현와 신보라의 신드롬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뉴 페이스가 등장하면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광고 스틸컷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