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 말어?] 밍밍한 멜로 속 곁들어진 위트 '내가고백을하면…'(리뷰)

기사입력 2012.11.08 10:30 AM
[봐? 말어?] 밍밍한 멜로 속 곁들어진 위트 '내가고백을하면…'(리뷰)

[TV리포트=황소영 기자] 겨울 동장군이 활동을 시작한 지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주말마다 탁 트인 바다와 맛집들이 넘쳐나는 강릉으로 떠나는 남자와 무료한 강릉에서의 삶에서 벗어나 서울로 떠나는 여자가 있다.

한 사람은 지친 스트레스를 풀러 파란 바다와 여유로움을 느끼려 가고, 다른 이는 문화생활을 맘껏 즐기고파 서울행을 택한다. 각기 다른 이유지만, 주말을 윤택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내가 고백을 하면…’(조성규 감독, 영화사 조제 제작)은 영화 ‘맛있는 인생’으로 데뷔한 조성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본인이 실제로 경험했던 소재를 중심으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태어나지도 살아보지도 않은 강릉이지만, 옛날 느낌이 나는 바닷가와 서울에서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어 반했다는 조 감독.

이 영화는 흥행에 목마른 영화 제작자 인성(김태우)이 강릉을 찾고, 간호사로 일하는 유정(예지원)은 서울로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김태우와 예지원의 농익은 멜로 연기가 깃든 ‘내가 고백을 하면…’ 과연 볼까? 말까?

  

◆ 감동 BEST

곳곳에 곁들어진 유쾌한 대사 : ‘내가 고백을 하면…’은 보는 내내 은근한 유머로 관객들을 웃게 한다. 배꼽 잡을 준비해라. 전혀 웃기지 않을 것 같은 멜로 영화지만, 곳곳에 곁들어진 위트는 한가득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얼핏 보면 사이코(?) 같은 불륜남 의사와 총각인 척 연기는 인성의 후배 용락(백원길)은 전혀 기대치 않았던 웃음 코드를 담당한다.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 같은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며 ‘내가 고백을 하면…’ 속 양념장 역할을 톡톡히 한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 : 30대 제 짝을 찾지 못한 연인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것인가? 영화를 보고 나면 왠지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내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없나 고개를 기웃거리게 한다.

꾸밈없는 평범한 주인공들의 인생 속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인간미가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한다. 일부러 짜 맞췄다는 느낌보다는 각자의 일상 속에 지친 남녀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공감을 형성한다.

집을 바꾼다? 신선한 소재 : 강릉에 사는 여자와 서울에 사는 남자가 집을 바꾼다? 현실 세계에서 이런 상상을 해봤나? 영화를 보면서 이런 방법이 있었는데 ‘나는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숙박비 몇 푼 아끼는 게 대수롭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동거도 아니고 서로 주말만 바뀐 집에서 산다니 생각의 전환이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 ‘내가 고백을 하면…’은 나라면 이런 제안이 찾아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까 자꾸만 상상하게 만든다. 

          

◆ 안습 BEST

PPL, 거참 신경 쓰이네 :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하는 맥주 회사 이름. 이 영화에는 두 곳의 맥주 회사가 지칠 줄 모르고 등장한다. MXX의 계속된 출연은 영화의 집중을 방해한다. 

영화에서 PPL이 빠질 수 없는 요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적당히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주인공들은 밤마다 술을 마시고 늘 저 회사의 캔맥주를 들이킨다. 작작 나와야지 지나치게 나오면 안 나오는 것만 못하지.

돈 빌려달라는 남자 등장, 뻔한 설정 : 유정은 친구가 소개해준 남자와 주말마다 함께 공연을 본다. 뭐 그닥 나쁘지 않은 조건의 남자였다. 소셜 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다는 남자. 하지만 그 남자는 유정에게 가지고 있던 본연의 목적을 드러낸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신용대출을 받거나, 집을 담보로 담보대출을 해달라고 하는 전형적인 사기꾼 남자다. 이 남자가 극중 비중이 큰 역은 아니었다. 하지만 꼭 이런 콘셉트로 유정과 인성을 이어줘야 했나? 관객의 입장에서 2% 아쉬움이 남는다. 

                

◆ 기자가 관객이라면?

추운 겨울, 달달한 멜로와 함께 : ‘내가 고백을 하면’은 박해일 류승수 이상순 등 깨알 같은 카메오 출연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류승수의 한류 스타로 분해 허세를 떠는 모습은 극장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내가 고백을 하면...’은 가을 햇살 같은 남자 김태우와 소리 없이 내리는 첫눈 같은 여자 예지원의 멜로다. 추운 겨울 영화를 보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선택해라.

특히 30대 연인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20대가 느끼지 못하는 감정선까지 속속들이 감동으로 와 닿을지도 모를 일이니. 15세 이상 관람가. 오는 15일 개봉한다.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