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스트 정성수 부사장이 밝힌 '톱스타와 광고의 비밀' (인터뷰)

기사입력 2012.11.19 9:47 AM
엘베스트 정성수 부사장이 밝힌 '톱스타와 광고의 비밀' (인터뷰)

[TV리포트=김지현 기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아니하리라'

광고대행사 엘베스트 정성수 부사장(51)은 사무실 입구에 이 같은 문구를 붙여놓고 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발췌했다. 일에 집중하고,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선 그 만큼 대상을 사랑해야 한다는 뜻. 미치지 않으면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엘베스트는 LG광고 계열 제작사다. 이동통신 LG유플러스, 샴푸 엘라스틴 광고 등을 만들었다. 물론 LG광고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 광고도 엘베스트 작품 중 하나다. 특히 국민은행 광고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야 의뢰를 받을 수 있었다.

광고는 솔루션, 광고주 니즈를 파악하라

"클라이언트(광고주)가 광고를 의뢰하면, 수많은 광고대행사들이 경쟁에 뛰어드는데 일부만 프리젠테이션 기회를 갖게되요. 그 만큼 기싸움이 치열하죠. 발표순서도 중요하고요. 경쟁사보다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피력해야합니다"

KB국민은행 광고에는 10여개의 광고대행사들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수 개월의 노력 끝에 엘베스트가 제작의 기회를 갖게됐다. LG광고 역시 또 다른 LG광고 계열 제작사인 HS에드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쉽게 의뢰 받는 광고는 한 편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수 개월 동안 광고와 관련된 생각만해요. 사람들은 흔히 광고를 크리에이티브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광고업계는 그 말은 잘 안 쓰는 편이에요. 솔루션이라고 말하죠. 광고는 클라이언트와 소비자의 니즈를 솔루션하는 과정입니다"

최근에 만든 광고는 LG 옵티머스 뷰2. 일명 손연재 휴대폰으로 불리는 광고다. 정성수 부사장는 모델은 광고에 큰 영향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CF 블루칩으로 등장한 손연재가 등장하는 것 자체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었다고 한다.

"소비자는 광고를 보면서 '손연재 휴대폰'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죠. 특히 PPL과 극장광고를 동시에 시작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어요. 장동건, 김하늘이 '신사의 품격'에서 옵티머스 뷰를 들고 나왔는데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게 다 광고 효과인거죠"

광고는 없고 스타만 있다? 최악의 CF

정성수 부사장은 톱스타에 기대는 광고를 '비겁한 광고'라고 비유했다. 스타만 있고 크리에이티브가 없는 광고는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톱스타가 모델이지만, 소비자는 정작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더 최악은 소비자가 CF를 봤는데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을 때죠. 광고의 기본요소 중 하나가 이지(쉬운)예요. 난해한 광고는 실패합니다. 이유는 단순해요. 모델에만 기댔을 뿐, 아무런 노력를 하지 않으니 임팩트가 약해지는거죠. 스타가 목적이 되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한 명의 모델이 연이어 CF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광고는 소수의 CF스타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김태희, 김수현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태희는 1년에 10억원의 모델비를 받고 있다고 한다. 비싼 몸값과 겹치기 논란에도 광고주들은 왜 특정 모델을 선호할까.

"한국은 스타에 대한 동경심이 있는 나라에요. 그들이 특정 광고에 나오면 우선은 눈길을 끄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어떤 브랜드인지 모르더라도 스타가 등장하는 것 만으로 할 일을 멈추고 시선이 고정되는 효과가 있는거죠. 광고와 스타는 뗄 수 없는 관계에요"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델의 장, 단점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광고주가 직접 모델을 추천하는 경우도 있지만 광고대행사의 의견도 중요하기 때문. 최근 떠오르는 모델은 손연재와 수지라고 한다.

모델도 전쟁을 치른다, 광고의 라이벌들

"손연재의 경우, 뚜렷할 정도로 광고주의 선호도가 상승했어요. 덕분에 CF가 대폭 늘어났고요. 특히 김연아와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죠. 하지만 손연재가 김연아의 자리를 위협한다고 볼 수는 없어요. 반전이 있을 수 있거든요"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시 모델로서 가치가 급상승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델이 스토리를 갖게되면 광고 소재는 무궁무진해진다. 광고대행사가 모델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치고 있는 모델 군은 30대 남성들이다. 조인성, 소지섭, 공유 등이 경쟁을 펼치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강자가 없다. 때문에 현빈과 강동원이 제대하면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

"30대 모델군은 사람은 많은데 뚜렷한 강자가 없어요. 반면 현빈은 뚜렷해요. 입대 직전까지 광고에 출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현빈이 제대 후 수많은 광고에 출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벌써 섭외경쟁도 있을거구요"

20대 남성 모델군은 이승기, 김수현이 큰 존재감을 형성 중이다. 두 사람 역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뜨거운 전쟁에 뛰어 든 스타가 있다. 송중기다. "광고업계가 주목하고 있어요. 특히 목소리가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있어요"

여성 CF모델은 김태희, 이민정의 경쟁이 치열하다. 김태희는 지적인 이미지가 최고의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민정은 차분한 이미지로 광고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계약을 맺는 CF 브랜드 역시 비슷한 것이 많다.

비어있는 모델군도 있다. 럭셔리한 이미지를 지닌 미시 모델군이다. 김남주가 한동안 이 모델군에서 절대적인 활약을 보였지만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쿨당')으로 이미지가 평범하게 바뀌었다.

"김남주의 경우를 보면 '넝쿨당' 드라마 출연 후, 계약을 맺는 브랜드와 제품이 확실히 달라졌죠. 예전에는 럭셔리한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야무지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주부의 이미지로 바뀌었어요"

이영애 역시 종종 광고에 등장하지만 뚜렷한 선호도를 지닌 모델은 아니다. 톱스타 A양 역시 미시 모델군이지만 안티가 많아 광고가 많은 편은 아니다. 젊은 미시족들이 이 공백을 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고인들, 예능-드라마 보기는 필수

광고와 엔터테인먼트는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며 돌아간다. PPL 없이 콘텐츠를 만들기 힘든 드라마 제작환경은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준다. 광고업계도 방송사와 스타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 이들 역시 아이디어를 TV와 영화에서 얻기도 한다.

"아무리 바빠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다 챙겨봐요. 본 방송으로 못 보면 따로 시간을 내서라도 보고요. 저희 직원들에게도 꼭 TV를 챙겨보라고 말합니다. 거기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있어요"

최근에 흥미롭게 본 드라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7'. 초반부터 히트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이 확실했고, 이는 분명 트렌드가 될 수 있는 코드였다. 광고 소재로도 좋았다.

"엘베스트도 '응답하라' 열풍을 LG유플러스 광고에 반영하기로 했어요. 작업도 진행했는데, 방영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광고들이 너무 많아져서 식상해질 것을 우려했거든요. 이렇게 광고는 엔터테인먼트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요"

 싸이 CF 열풍, 언제까지 지속될까?

최근 싸이 열풍도 광고와 연예계의 관계를 잘 말해준다. 특정 콘텐츠나 인물이 예상치 못한 대박을 터뜨렸을 경우 누가 먼저 이를 광고에 반영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싸이도 마찬가지였다. 10여개의 기업이 싸이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어떻게든 빨리 싸이를 데려와야 된다고 생각했죠. 빠른 움직임 덕분에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싸이를 쓸 수 있었어요. 덕분에 화제를 모을 수 있었어요. 이후 '강남스타일' 인기를 반영한 CF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특정 모델이 같은 콘텐츠를 반복할 경우 벽지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광고는 유명하지만, 브랜드는 실종되는 것. "그래서 순발력이 중요해요. 언제 들어가고 빠지느냐가 중요한데 시기가 절묘해서 잘 판단해야합니다"

톱모델 없이도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광고는 음료 브랜드 '핫식스' 광고다. 엘베스트가 만든 광고는 아니지만 눈에 띄었다. 최근 광고주로부터 '핫식스' 같은 광고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늘었다고 한다.

"'핫식스' 광고를 보면 쉽고 재밌거든요. 또 제품의 특성이 스토리로 연결되어 있죠.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브랜드에 집중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에요. 광고주들은 재밌거나, 감동이 있는 광고를 좋아합니다. 톱스타 광고가 최고의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및 광고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