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500만] 아직도 송중기만 보이나요? ②

기사입력 2012.11.19 11:42 AM
[늑대소년 500만] 아직도 송중기만 보이나요? ②

 

[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125분 내내 '으르렁'거리는 늑대소년이 대체 뭐라고 500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았을까. 백마디보다 한번의 눈빛에 사로잡힌 소녀들은 콧물을 훌쩍이며 스크린을 향해 목놓아 우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런데 정말 늑대 철수(송중기) 때문에 눈물이 나는 걸까?

'늑대소년', 제목부터가 그렇다. 분명 송중기를 위한 영화가 맞다. 데뷔 이래 처음 도전하는 짐승 연기(?). '밀크남' 송중기에게 적절한 터닝포인트가 된 역할이었다. 특히 한 여자만 바라보는 그만의 순정은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송중기의 재발견'을 외치게 만드는 작품이다.

하지만 송중기만으로 눈물을 쏟아냈다고 하는 건 무리다. 알싸한 무언가가 목구멍을 간지럽힌다. 바로 그 순간 순이가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린다. 코끝을 찡하게 하며 이내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게 한다.

"꺼져, 꺼지라고"라는 대사와 함께 철수에게 돌멩이를 던지는 장면. 철수가 잡히지 않길 바라는 절실한 순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대목이다. 철수 얼굴에 난 생채기를 보며 손을 덜덜 떠는 박보영의 진국 연기가 남성 관객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다. 묵묵히 순이를 기다리는 철수에게 연민을 느끼기 시작할 때, 안구에는 습기가 차오르고 선득선득한 감정이 온몸을 감싸는 시점이 찾아온다. 순이의 절절한 반성에 폭포수 같은 오열이 쏟아지는 것.

"철수야 미안해"로 시작되는 순이의 반성. "왜 그랬어. 난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입고 싶은 거 다 입었어. 난 다른 남자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나 이제 이렇게 할머니가 됐어"라면서 죄책감에 늘어놓는 순이 할머니의 넋두리는 여성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며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송중기를 위한 영화만은 아니었다. 박보영을 위한 영화이기도 했다. 절절한 감성연기로 관객의 눈물, 콧물을 쏙 뺀 박보영. 마치 순이가 박보영이고 박보영이 순이인 것처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실제로 여성 관객들의 대부분은 순이에게 감정이입돼 눈물이 났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송중기에게 초점이 맞춰진다는 점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최근 박보영을 만난 TV리포트는 이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물었다. 박보영은 "사실 나도 느꼈던 부분 중에 하나"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조성희 감독님도 내심 미안해하셨다. 엔딩 장면도 그렇고…. 일단은 늑대소년이니까 소년에게 집중되고 (송)중기 오빠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혀 서운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보영은 "모든 상황을 감안하고 도전했던 작품이다. 정작 나는 괜찮았는데 조 감독님께서 계속 마음에 걸렸나 보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정말 잘 챙겨줬다. 내가 주눅이 들까 봐 아낌없는 칭찬을 쏟아냈다"고 위로했다. 이어 센스있는 감상 포인트도 잊지 않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