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배우]'보고싶다' 성폭행범 박선우 "이미지 굳어질까 걱정"

기사입력 2012.12.08 11:17 AM
[아!그배우]'보고싶다' 성폭행범 박선우 "이미지 굳어질까 걱정"

[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배우 박선우, 그를 인터뷰를 하기까지 많이 망설였다. 관객과 시청자의 눈에 비친 그는 '무서운 존재'였다.

박선우는 MBC '보고싶다'에서 성폭행범 강상득 역으로 출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특히 그가 90년대 인기가수 미스터투(Mr.2) 출신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주목 받았다. ‘주성치를 닮았다'는 외모 호평도 이어졌다.

그의 연기가 더욱 실감났던 것은 이전에도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았기 때문이다. KBS 2 '사랑과 전쟁'에서는 폭력 남편으로, 영화 '예의없는 것들', '하울링', '지구에서 사는 법' 등에서는 킬러로 등장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편견은 인터뷰 요청을 위해 전화를 하는 순간 사라졌다. 실제의 그는 옆집 아저씨 같이 친근한 사람이었다. 그는 최근 쏟아지는 인기에는 낯설어했지만 오랜 연예계 생활에서 나오는 여유로움을 풍겼다.

대뜸 그에게 "왜 이렇게 강한 역을 주로 연기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첫 이미지가 강해보이나 봐요. 저는 달달하고 부드럽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제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변호사 의사 이런 역할도 했어요. 원래 대학 다닐 때도 코믹한 역할을 주로 했고요. '복면달호'의 태준아 역할이 그런 편이죠"라고 해명했다.

◆ "성폭행범 역, 걱정 많았다"

모자 아래로 드러난 비열한 표정, 여중생에게 차마 입으로 담기 행동을 한 성폭행범 강상득. 감옥에서 출소된 후에도 그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결국 과거의 악질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는 최후를 맞았다.

박선우는 강상득을 누구보다 잘 소화해냈다. 그는 '보고싶다'의 신 스틸러로 등극하기도 했다. 박선우는 자신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나 오프라인상의 인기는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그는 "저를 알아보셔도 역할 때문인지 선뜻 다가오시지 못하더라고요"라면서 "사회적인 분위기하고 맞아 떨어져서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성폭행범'이라는 역할. 누구든지 제의가 들어와도 선뜻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박선우 또한 깊은 고민 끝에 작품을 선택했다.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 이미지 떄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배우 생활하는데 너무 악역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요. '보고싶다' 조감독님하고 '개늑시'에서 한 번 만났는데 그분이 추천을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거절할까도 했지만, 시놉을 보니까 작품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안에 녹아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하게 됐습니다."

박선우는 촬영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밤샘 촬영이었다고 밝혔다. 한 장면 한 장면 공을 들이기 때문이라고. 그러는 한편 박선우는 "추운데 산골에서 떨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힘든데도 (여)진구나 (김)소현이가 연기를 참 잘 하더라고요"라며 두 아역배우를 칭찬했다.

극 중에서 그는 폭행을 일삼은 한편, 맞기도 많이 맞았다. 특히 JYJ 박유천과 서로 때리는 장면이 있었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그를 때리는 것이 걱정되지는 않았을까.

"재가 먼저 교도소에서 폭행을 당하잖아요. 박유천이 액션을 했던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정말로 감정에 몰입해서 저를 때리더라고요. 입술이 찢어졌어요. '선배님 죄송합니다'하면서 또 때리더라고요. 감독님이 복수할 기회가 6부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준비하고 갔죠. 팬이 무서워서 얼굴은 절대 건드리지 않앗고요. 결국 복수는 못 했습니다. 그래도 보니까 박유천은 사람이 좋더라고요. 호흡도 잘 맞았고요."

◆ "미스터 투 당시, 혜수 다음으로 잘 나갔다"

박선우가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미스터 투 출신이라는 점이다. 미스터 투의 데뷔곡 '하얀겨울'은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명곡. 미스터투는 1995년에 MBC 10대 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선우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이던 당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동기는 김혜수, 유준상 등이고, 고현정은 1년 후배이다. 박선우는 "혜수가 우리 동기 중에서 제일 잘 나갔죠. 그다음이 저예요.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라더니 "그러다가 암흑기가 쭉 찾아오죠. 긴 암흑기"라고 말했다. 미스터 투가 해체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

"파트너 민규가 회사하고 사이가 안 좋았어요. 성향이 잘 안 맞았죠. 같이 나가자고 했는데 저는 그냥 음악 여기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음반 같이 하자는 말도 오갔는데 흐지부지 됐고요. 저는 저대로 곡 쓰면서 음반 준비했는데 그것도 문제가 생겼죠. 사람들한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식게된 것 같아요."

박선우는 우연한 기회에 가수에서 배우가 됐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것이 그에게 행운의 징검다리로 작용 했다.

"연기를 하고싶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에요. 3집 앨범 내놓고 경기 방송에서 라디오 '선우의 한밤나라‘ DJ를 하고 있었어요. 지금의 '귀여워' 김수현 감독한테 제의를 받고 영화에 먼저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 감독이 학교 선배님인데 연락을 취하길래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연극하는 친구가 오디션 때 저를 옵션으로 데리고 갔는데 저만 캐스팅이 됐어요. 하하. 그때 받은 페이 3분의 2를 친구에게 내줬어요. 그 친구는 '라이어' '웨딩스캔들' 등에 출연한 노진원이고요. 공연쪽에서 아주 잘 나가고 있어요."

박선우는 "영화 데뷔를 하는데 뭔가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쪽 바닥은 열정 없으면 할 수 없어요"라며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를 회상했다.

"연기에 다시 도전하고 싶고 정말 닥치는대로 했던 것 같아요. 페이 없이 연극 바닥에 가서 해보기도 하고. 그 후 연습생으로 있다가 뮤지컬 '아이러브 유'에 남경주 더블 역으로 캐스팅 됐어요. 그때 기립 박수를 받았던 것이 생각나요. 그때부터 뮤지컬 쪽에서 호의를 베풀어 주셨어요."

그는 존경하는 배우로도 남경주를 꼽았다. 박선우는 남경주의 프로페셔널한 정신과 나이가 들어도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멋있다고 설명했다. 얘기를 할 수록 뮤지컬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 "아이들 봐서라도 더 열심히"

박선우는 뮤지컬과 영화 쪽에서 주로 활동했기 때문에 드라마 인맥이 거의 없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드라마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은 KBS 2 '동안미녀'(2011년) 때부터라고 전했다.

"(최)다니엘의 상사로 출연했는데요. 원래 작은 역할이었는데 분량을 늘려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첫회부터 20회까지 매회 출연하게 됐어요. 다니엘하고는 요즘도 계속 연락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연을 맺게 돼서 '사랑과 전쟁'에 출연했어요. 그쪽 이미지로 너무 사로잡힐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빛과 그림자'에 200만불 사기치는 사람으로 '골든타임'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잠깐 출연했고요. KBS 드라마 스페셜에서 이천희 형 변호사 역할도 했어요."

박선우는 알고보니 두 아이의 아빠였다.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의 아들과 딸을 뒀다. 아이들은 아빠의 연기를 어떻게 봤을까. 박선우는 "애들이 '아빠 연기 좀 했네' 그러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아빠가 많이 나오길 바라나 봐요. 아빠의 일을 부끄러워하기도 하는데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그런 것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박선우가 아빠라니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그가 결혼을 했다는 것 자체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박선우는 "7년 연애를 했고, 2004년도에 결혼했어요"라고 밝히며 "결혼을 숨긴 적은 없어요. 굳이 결혼했냐고 묻지 않는 이상 결혼했다고 말하지 않았을 뿐이에요"라고 덧붙였다.

박선우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드라마, 영화, 무대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점을 꼽았다. 그는 "재능이 많아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나 영화만 하면 갈증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런 것을 저는 공연에서 잘 푸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도 기대가 되고요"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국방부 창작 뮤지컬 '프라미스'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동료들을 위해 몸을 불사르는 역할인데요. 이번 기회에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며 마지막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사진=박선우 프로필, MBC '보고싶다' 화면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