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결산 MBC] 드라마 웃고, 예능은 울었다…한지붕 다른 가족

기사입력 2012.12.13 8:32 AM
[2012 결산 MBC] 드라마 웃고, 예능은 울었다…한지붕 다른 가족

[TV리포트=김지현·손효정 기자] 올해 MBC 드라마는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해를 품은 달'은 타 방송사를 압도하는 성적을 거두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다. 특히 자체제작 드라마의 풍년이었다. '골든타임'을 비롯 '아랑사또전', '메이퀸' 등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드라마국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장장 9개월 동안 방송된 '빛과 그림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안재욱, 남상미 주연의 '빛과 그림자'는 24.1%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MBC가 장기간 월화극 1위를 수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해품달' '골든타임' - 드라마는 풍년

'해를 품은 달'은 기록의 연속이었다.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더니 마지막회는 40%(42.2%)가 넘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말 및 일일극이 아닌 수목극에서 40%가 넘는 기록이 나온 것은 10여년 만의 일이다. MBC는 '해를 품은 달' 덕에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시청률은 물론 작품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이 속속 등장한 것도 올해 MBC 드라마의 특징이다. '빛과 그림자'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음에도 불구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자체제작드라마 '골든타임'은 시즌제가 적극 논의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선균, 김성민 주연의 '골든타임'은 응급외과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화극 꼴찌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모았고, 마지막회에서 15.5%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를 수성했다. '골든타임'은 자체제작드라마의 황금기를 여는 신호탄이됐다.

자체제작의 활성화 - '허준'으로 한번 더?

‘골든타임’으로 힘을 얻은 MBC는 이준기, 신민아를 내세운 '아랑사또전'을 수목드라마로 편성했다. 후반부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 밀려 2위로 밀려났으나, 역대 드라마 사상 최고가로 일본에 수출됐다. 수익은 나누는 곳 없이 고스란히 MBC의 몫이다.

현재 방영 중인 주말드라마 '메이퀸' 역시 저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앞으로 자체제작드라마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일일사극으로 부활하는'허준' 역시 자체제작드라마다.

조승우와 이병훈 감독이 손잡은 월화드라마 '마의'도 승승장구 중이다. 월화극 꼴찌로 시작하며 이병훈 감독 최초의 실패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줬지만, 기우일 뿐이었다. 또 다른 사극 '무신'도 평균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송승헌 주연의 '닥터진'의 실패를 제외하면 올해 MBC의 사극 성적은 꽤 괜찮은 편이다.

쓸쓸한 종영작들 - 일일극 시청률 반토막

하지만 모든 작품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쓸쓸히 종영한 드라마도 있었다. 수목극은 '해품달'의 후광을 이어받지 못했다. 후속작인 하지원 이승기 주연의 '더킹 투 하츠'는 첫 회 16.2%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를 높였지만, 마지막회는 11.8%의 성적을 거두데 그쳤다. 후속작인'아이두아이두'역시 9% 미만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특히 일일드라마는 올해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11월 초 '뉴스데스크'는 42년 만에 오후 9시에서 8시로 시간대를 옮겼다. 덩달아 한 시간 방송을 앞 당긴 '그대없인 못살아'는 시청률이 반토막 나는 사태를 맞았다. 종영을 앞두고 벌어진 참사였다. 후속작 '오자룡이 간다' 역시 시간대 이동의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밤'에서만 3개 폐지 - 예능은 흉년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풍년이었다면, MBC 예능은 피바람부는 세밑을 보내고 있다. 1달 사이 5개의 예능이 한꺼번에 폐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것. 올해 폐지된 프로그램만 무려 16개에 달할 정도다. 사각지대에서 거론되고 있는 일부 프로그램의 폐지가 확정될 경우,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밤'은 가장 많은 폐지 프로그램을 배출했다. '일밤'의 코너 중 하나인 '승부의 신'은 지난 11월 평균 4% 미만의 시청률로 4개월 만에 폐지됐다. '일밤'에서 올해 폐지된 코너는 총 3개로, 각각 4개월을 주기로 사라졌다. '룰루랄라', '남심여심', '승부의 신' 순으로 현재는 시청자가 잘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프로그램들이 '일밤'을 거쳐갔다.

사실 '일밤'의 위기는 대표 코너인 '나는 가수다2'(이하'나가수2')가 부진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나가수2'는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시즌1과 달리 모든 면에서 초라했다. 가수 섭외가 어려워 공개모집을 할 정도로 명성이 추락했다. 때문에 실력파 가수가 한 자리에 모여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는 '나가수'의 포맷은 얼굴없는 가수를 발굴하는 포맷으로 바뀌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부진한 성적으로 '나가수2' 역시 폐지 논란을 비켜가지 못했다. 폐지설이 불거지자 김영희 PD는 내년 봄 '나가수3'를 런칭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MBC는 시즌3를 제작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도한 1등주의 - 자존심만 상했다

 MBC가 성과주의에 집착할수록 시청자는 외면했다. 파업으로 중요 인력들이 배제되면서 신선한 프로그램이 배출되지 못했다. 지난 8월 방송된 '정글러브'는 올해 MBC 예능이 갖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 준 프로그램이다.

젊은 남녀들이 오지에서 직업과 나이를 모른 채 사랑을 시작한다는 '정글러브'는 제작 단계부터 SBS '짝'과 비교를 당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짝'과 어떤 차별성도 없었던 것. 시청률을 위해 자존심까지 버렸지만 얻은 것은 비난 뿐이었다.

 단 하루만 방영되고 폐지된 파일럿 프로그램 '스타로드토크 명사십리' 역시SBS '힐링캠프'와 비슷하다는 문제제기를 받았다. 올해 MBC 예능은 타사의 인기 프로를 좇아갈 뿐 독자적인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했다. 만연한 성과주의로 신선한 아이디어가 배출되지 못한 것이다.

폐지 퍼레이드 - '무한도전'은 괜찮을까?

잇따르는 폐지 사태로 MBC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9년간 MBC 토크쇼의 얼굴이었던 '놀러와'가 폐지된 것은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시간대 변경부터 폐지까지 일방적인 방송사의 결정으로 몸살을 치른 '엄마가 뭐길래'도 마찬가지다.

수요일 예능을 책임지는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와 '무한도전'이 겨우 체면치례를 하고 있을 뿐 올해 MBC 예능은 초상집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호동이 야심차게 컴백한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역시 첫 회에는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으나, 2회에서는 시청률이 하락해 걱정을 사고있다.

폐지 청정지대라고 불리는 '무한도전'도 안심하고 웃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매회 두 자리수 시청률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파업으로 6개월이나 결방되면서 위기를 겪었다. 이 여파로 ‘슈퍼7’ 등 멤버들의 팀워크가 시험대에 오르는 해프닝을 치르기도 했다.

사진=MBC

김지현 손효정 기자 newsteam@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