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쇼' 고현정, 격렬했던 9개월 소통하고 떠납니다

기사입력 2012.12.22 7:31 AM
'고쇼' 고현정, 격렬했던 9개월 소통하고 떠납니다

[TV리포트=송승은 기자] "'고쇼'를 통해 소통의 통로가 되고 싶다." SBS 토크쇼 '고쇼'(GO Show) 첫 방송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현정이 밝힌 바람이다. 그러나 9개월간 초보 MC의 성장통은 치열하고 격렬했다. 날선 비판에 깨지고 망가지고 낮아졌다. 가픈 숨을 정돈하며 겸손하게도 자기만의 행보로 잘 견뎠다. 

그 발길의 끝에서 시청자들은 인간 고현정을 만났고 진행자로서 인정했다. 그가 품었던 소통, 이젠 현실이 됐다. 노력하며 진솔하게 다가갔더니 대중은 마음을 열었다. 

지난 4월 6일 첫 전파를 탄 '고쇼'는 12월 21일 35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기존 토크쇼 형식에서 탈피해 관객과 설정이 결합된 공개 시추에이션 토크쇼로 신선함을 추구했다. 화통한 성격과 걸쭉한 입담이 화제였던 만큼 배우가 아닌 토크쇼 진행자로서 고현정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는 높았다.

고현정을 중심으로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은 스타의 숨겨진 이면을 통쾌하면서 날카롭게 끄집어 냈다. 미스코리아 출신다운 화려하고 농익은 미모도 채널을 고정시키는 한 축으로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재미에서 뒷걸음쳤다. 고현정의 존재감은 미미했고 침체돼 있었다. 게스트가 꽃인 토크쇼에서 고현정이 꽃으로 비쳐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신감 없이 웃음으로 때우며 진행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게다가 제작진 교체라는 내부적 속사정도 있었다. '고쇼' 연출 지휘봉을 잡은 서혜진 PD가 개인적 이유로 하차하고 민의식 PD가 후임으로 투입됐다.

이리저리 겹친 부담감을 고현정은 이겨냈다. 독특한 기를 뿜으며 색감 짙은 진행자로 안정돼갔다. 주변의 핀잔에는 "나도 정말 힘들다"며 하소연도 하고 "많이 웃는다고 야단치다가 또 웃어라 그러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항변도 했다. 감정을 솔직선상에 올려놓고 답을 구했다.

게스트를 향한 예상치 못한 질문 방식으로 긴장감을 조절하며 재미를 배가시켰다. 경험에서 우러난 연륜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후배들을 향한 조언이나 게스트의 고백에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는 모습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21일 '흥쇼' 편에서는 방송인 전현무 박은지 현영 붐이 게스트로 나서 깔끔한 재미로 마무리했다.

이날 고현정은 "이런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초반에는 뭔가 뜻대로 안 되는 것 같은 기운만 느껴졌다. '왜 이걸 한다고 그랬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2회부터는 게스트들을 만날 때마다 '이걸 다 기억해야지' 생각하면서 굉장히 행복했고 즐거웠다.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자리를 떠나는 느낌이다. 마음껏 웃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고쇼' 총괄책임자 최영인 CP는 TV리포트에 "고현정이 구심점이긴 해도 혼자만의 진행이 아닌 만큼 이안에서 그녀만의 색깔을 보이면 됐다. 모든 것을 주도하지 않아도 잠재된 카리스마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잘하고 있었는데 그만둬 아쉽다. 좀 더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섭섭함을 표했다.

이젠 고현정은 잠깐의 외도를 접고 2013년에는 본업인 연기자로 돌아가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만날 계획이다.

사진=SBS '고쇼' 화면 캡처 

송승은 기자 sse@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