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 말어?] '7번방의 선물' 류승룡의 출구, 대체 어디인가요? (리뷰)

기사입력 2013.01.16 2: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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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옛말이 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이 집안은 맹자삼천지교(孟子三遷之敎)다. 아들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아빠를 살뜰히 챙기는 속 깊은 딸, 아빠를 따라 들어가선 안 될 곳까지 따라들어간 발칙한 맹자의 딸이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2013년 새해, 따뜻한 선물이 될 감동 영화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 화인웍스 제작)이 지난 14일 언론 배급 시사회를 통해 선물의 포장을 풀었다. 어느덧 충무로 '흥행킹'으로 우뚝 선 류승룡. 31가지 아이스크림을 비웃는 듯한 팔색조 모습으로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아닌 골라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SBS '힐링캠프'보다 더 힐링되는 '7번방의 선물'의 이야기는 이렇다.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용구(류승룡)와 7번방 교도소 친구들이 용구의 딸 예승(갈소원)을 교도소로 초대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았다. 따뜻한 부정(父情)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7번방의 선물' 볼까? 말까?





◆ 감동 BEST



어른을 위한 따뜻한 동화 : 추운 겨울 '호~'하고 불어먹는 호빵 같은 이야기다. 따뜻한 '7번방의 선물'을 한입 베어 물면 가슴 깊은 곳까지 온기가 가득 전해진다. 말랑말랑한 순두부처럼 뽀얀 동화 한 편이 펼쳐졌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한류스타도, 스펙터클한 화려한 배경도 없지만 푸근한 매력이 가득하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편안함을 스크린에서 접할 수 있을 것. 겨울에 봐야 제맛인 힐링 무비가 탄생했다.



이름값 제대로 하는 '류대세' : 류승룡의 첫 주연작이라고 할 수 있는 '7번가의 선물'.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역시 '류배우'다. 쌍 엄지가 절로 들리는 연기력이다. 9000원, 아니 9만원이 아깝지 않은 열연이다.



'으허허헝~' 바보 웃음을 짓는 이용구가 결코 웃기지만은 않다. 6살 지능을 지닌 용구를 웃음의 소재로만 삼고 싶지 않았던 류승룡의 속 깊은 마음이 127분 고스란히 전해진다. 다만 머리가 커서 엄마를 아프게 한 점은 매우 유감이다.



소박하지만 맛깔난 앙상블 : 옥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갈소원과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 7번방 패밀리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 등 정신없고 산만할 줄 알았던 이들이 한데 뭉쳐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임금님표 이천쌀이 류승룡이라면 이들은 엄마의 손맛이 담뿍 들어간 소박하고 맛깔난 반찬이다. 비록 산해진미는 아니지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명품 조연이다. 게다가 정진영과 박신혜까지 가세해 푸짐한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었다.





◆ 안습 BEST



어설픈 CG는 이제 그만 : 영화 초반 등장하는 풍선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애드벌룬의 어설픈 CG가 눈에 밟힌다. 용구와 예승을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지만 감정의 몰입을 방해한다.



뿐만 아니다. 박신혜의 머리에 소복소복 눈이 쌓이지만 웬일인지 녹지 않는다. 아빠를 그리워하는 예승을 보며 울컥하지만 어쩐지 눈물보다 박신혜 머리 위에 쌓인 녹지 않는 눈에 눈길이 더 간다.



127분 내내 눈물, 머리가 지끈 :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듯 127분 내내 눈물이 마를 틈이 없다. 물론 7번방 패밀리가 선보이는 깨알 같은 유머로 폭소가 터지는 포인트도 분명 있다. 엉덩이에 뿔이 날 정도로 울다 웃다를 반복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하지만 옆구리를 쿡 찔러 눈물을 짜내는 점이 못내 아쉽다. 세련된 감동은 아니다. 2시간 동안 울다 보니 나중에는 진이 빠질 지경이다. 두통약은 필수. 감성적인 사람은 휴지 한통으로도 부족할 수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기자가 관객이라면?



출구없는 류승룡의 진한 감동 한 사발 강력추천 : 이 남자의 출구는 대체 어디있는 걸까? 입구는 있으나 출구가 없는 류승룡이다. 강한 남자 류승룡이 펼치는 진한 감동의 향연. 딸바보로 변신한 상남자의 재발견이다. 상처로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위로해주는 류승룡 선생의 따뜻한 처방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갈소원의 능청맞은 연기가 압권이다. 서먹했던 아빠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한 뼘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 부녀에게 강추하는 힐링 무비. 누군가의 선물이 되고 싶다면, 머리가 커서 슬픈 용구의 맞춤 지침서를 참고할 것. 15세 관람가. 오는 24일 개봉.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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