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빈 “꽃남부터 선덕까지, 바쁜 1년 행복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09.11.30 3:3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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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우혜영 기자 / 사진 현성준 기자] 2009년 최고의 드라마로 말할 것 같으면 MBC ‘선덕여왕’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방대한 스케일 화려한 캐스팅으로 ‘선덕여왕’에 출연한 모두가 스타가 됐다. 지난 6개월 간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하차했지만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인물은 손에 꼽힐 정도. 미실 고현정 다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는 전설적인 화랑 국선 문노를 연기한 배우 정호빈이 아닐까.

◆ ‘꽃남’ ‘태삼’ ‘선덕’…바빴지만 행복했던 한 해

2009년 정호빈은 데뷔 이래 최고로 바쁜 한해를 보냈다. 올 한해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모두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1월 KBS 2TV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이민호 분)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정 실장 역을 시작으로 7월 SBS ‘태양을 삼켜라’에서는 장 회장(전광렬 분)의 오른팔 백 실장을 MBC ‘선덕여왕’ 에서는 화랑의 전설 문노를 연기했다. 공중파 삼사를 오가며 출연한 작품마다 최고의 드라마, 함께 연기한 배우들은 최고의 스타가 됐다.

“세 작품 모두 애착이 가죠. 성격도 다르고 장르도 다르기 때문에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을 하나만 뽑는 다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이예요. ‘선덕여왕’과 ‘태양을 삼켜라’를 동시에 촬영할 때는 일주일에 8일을 촬영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이었어요. 그래도 전 올해 가장 복 받은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쁘기도 했지만 행복한 한 해였죠”

   

배우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해 본 적 없다는 그는 연기 생활 20년째 접어들었다. 줄곧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2001년 영화 ‘친구’에 출연한 이후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드라마 ‘올인’(2003) ‘주몽’(2006)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올 해.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졌어요. 초등학생들조차 지나가다 ‘어, 문노다’하고 인사할 정도니까요. 그동안 얼굴은 알았으나 이름을 잘 몰랐던 ‘정호빈’이라는 배우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고 많은 분들에게 각인이 됐다고 할까요. 또 작품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연락도 많아 졌어요. 그게 가장 행복한 변화죠”

스타메이커가 따로 없다. ‘꽃보다 남자’ 구준표 이민호 ‘선덕여왕’에서는 비담 김남길. 그와 함께 연기한 배우들은 톱스타가 됐다.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요 뭘. 민호도 그렇고 남길이도 그렇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기 때문에 스타가 된 거에요. 하나같이 무명의 설움도 겪어본 깊이 있는 배우들이죠. 저에게 문노가 그렇듯 그들에게도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가 찾아 온 겁니다. 다음엔 누굴 띄워 줄 거냐고요? 이번엔 제가 뜰 차례 아닌가요(웃음)”

   

◆ 초심 찾아 연극무대로 “행복해지기 위해 연기한다”

‘꽃보다 남자’ ‘태양을 삼켜라’ ‘선덕여왕’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큰 인기도 얻었다. ‘꽃중년’ 이란 별명도 얻었고 멜로를 기대하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그의 다음 선택은 연극. 20년 전 처음으로 연기를 시작했던 연극무대로의 컴백이다. 

“원래 중간 중간 연극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카메라를 통하지 않고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느낌은 또 굉장히 다르거든요. 때문에 준비해야 될 것도 많고 더 긴장하기도하지만요”

그는 12월 11일 막을 올리는 연극 ‘베니스의 상인’(W.셰익스피어 作·이윤택 연출)에 출연한다. 34년 만에 재개관한 명동예술극장 개관공연인 ‘베니스의 상인’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무대로 한다. 살 1파운드를 담보로 3천 더컷을 빌리는 상인 안토니오와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오현경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권태로운 자산가 ‘안토니오’ 역을 맡아 지난 10월부터 공연연습에 돌입한 정호빈은 “안토니오는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와 상당히 다른 인물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착한’ 안토니오에 다른 색을 입히고 싶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떤 안토니오가 탄생할지 저도 기대됩니다”라고 말하며 다시금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2009년 마무리가 잘 될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을 전하는 정호빈의 얼굴에 정실장도 문노도 아닌 '안토니오'의 얼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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