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웃어요’ 이규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인터뷰)

기사입력 2009.12.12 5:2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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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김예나 기자] / 사진 = 강정화 기자] “요즘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그럴 때마다 ‘아,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하고 생각해요. ‘그대 웃어요’에서 제가 연기하는 이한세가 제일 딱하고 안 된 캐릭터예요. 세상에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차차 아니란 걸 배워가고 있잖아요. 시청자분들이 미워하지 않고 안쓰러워해주신다면 좋을 텐데…(웃음)”

SBS 주말드라마 ‘그대 웃어요’(극본 문희정ㆍ연출 이태곤)에서 처가가 망했다고 신혼여행 가던 길에 신부 서정인(이민정 분)을 매몰차게 내버리던 이한세 역의 배우 이규한을 만났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서 치사하거나 야비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이 묻어났다.

이규한은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부터 이한세 역에 애착을 느꼈다. 본인만의 느낌을 담아 유치하게 미운 짓을 해도 귀엽고 발랄한 ‘사랑스러운 이한세’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대 웃어요’에서 이한세는 결혼식 직후 차버린 서정인이 강현수(정경호 분)와 핑크빛 로맨스를 키워가자, 뒤늦게 서정인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강현수와 사랑이 싹트자 질투심때문에 서정인을 되찾는걸로 아시는데 그건 아니에요. 처음부터 이한세에게 서정인은 사랑이었어요. 다만 집안의 만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혼을 택한겁니다. 이한세가 미운 캐릭터라고 하시는 분도 있다는데, 제일 불쌍하고 외로운 캐릭터 아닌가요? 극중 다들 짝도 있고 행복한데, 저만 환영 못 받고 늘 외롭잖아요.(웃음)”

하지만 이한세는 미움을 사기는커녕 오히려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어설픈 밉상 짓이 되레 귀여운 매력으로 어필되면서 심지어는 극중 이한세의 분량을 늘려달라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는 것. 캐릭터 소화능력이 탁월하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 이규한은 “배우는 30%만 표현할 뿐, 드라마는 작가님과 감독님의 능력에 따라 그려진다”는 겸손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처럼 연기력을 호평받고 있는 이규한이지만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이규한은 어릴 때는 그저 시키는 대로, 익힌 대로만 연기했지만 군 제대후에야 연기에 대한 욕심이 늘었다고 그간 자신의 연기력에 아쉬웠던 속내를 털어놨다.

“솔직히 처음에는 연예인이라고 으스댈 수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정말 연기에 대한 감도 못 잡고 했습니다. 그런데 군대 다녀온 후 연기를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겼어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잘 해보자’는 마음이요. 극 속의 비중에 상관없이 매력 있는, 느낌 오는 캐릭터는 뭐든 하고 싶어요.”

이규한은 지난 여름 납량특집으로 방영된 MBC 드라마 ‘혼’에서 살인마 역할을 맡아 강인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연기력을 재평가 받을 정도로 호연을 펼쳤다.
 
“사실 지금보다 더 어릴 때는 인상이 너무 세 보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제 눈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나이를 먹고 나니까 눈빛도 여려졌어요. 그래도 살인마 연기할 때는 여전히 눈빛이 강했나 봐요.(웃음) 연기할 때는 이규한을 아예 버리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혼’의 살인마도 ‘그대 웃어요’의 이한세도 될 수 없거든요. 그런데 다른 건 다 버려도 눈빛만큼은 늘 살아 있나봐요. 하하”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윤택해지길 바란다는 이규한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저는 앞으로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일단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선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 하니까요. 이런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10년 후, 20년 후 이규한은 분명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을 거예요.(웃음)”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 사진=강정화 기자 , SBS ‘그대 웃어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