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살인사건 재조사..유가족 심경고백

기사입력 2009.12.15 4:4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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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조우영 기자] 검찰이 영화 ‘이태원살인사건’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고(故) 조중필씨 살인사건을 12년 만에 재수사하기로 함에 따라 고인의 유가족들이 남다른 심경을 전해왔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외사부(부장 함윤근)는 관련 사건의 유력 용의자 두 명 중 한 사람인 미국인 아서 패터슨씨의 재조사를 위해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그간 사건해결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온 고인의 유가족 조문옥(셋째 누나)씨는 TV리포트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연히 해야할 수사를 너무 늦게 하는 것"이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현재의 심경을 대변했다.

이어 감정을 추스른 그는 "영화와 방송 등에서 사건이 회자되자 이제야 재수사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하지만 그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 진범을 밝히고 또 그에 상응하는 죄값을 받게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이태원살인사건'을 연출했던 홍기선 감독은 "영화 제작의 목표중 하나였던 사건의 재조사가 이뤄져 기쁘다"면서도 "패터슨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청구 뿐만 아닌 에드워드 리 씨(극중 피어슨)에 대한 조사까지 이뤄져 꼭 진범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명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이 사건은 1997년 4월 3일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아무 이유없이 대학생 조중필(사망 당시 23세)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한구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 씨와 아서 패터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봤다. 이후 검찰은 고인을 뒤따라 화장실로 들어간 에드워드 리씨를 살인 혐의로, 아서 패터슨 씨를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에드워드 리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아서 패터슨 씨는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8개월 동안 복역하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후 유가족들은 에드워드 리 씨가 아닌 아서 패터슨 씨를 살인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이 출국금지 신청을 하지 않은 틈을 타 미국으로 출국한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사건은 진범을 잡지 못한 채 기소중지 됐고, 영구미제로 남을 뻔했다.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으로 이번 사건의 경우 아직 3년이 남아 있다.

이번 재수사를 위해 법무부는 관련 서류 등의 번역이 끝나는 대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미 범죄인 인도 조약은 이미 재판을 받은 범죄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수 없게 돼있어 재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MBC ‘시사매거진2580’은 지난 9월 살인사건의 피해자 고(故) 조중필의 유가족을 인터뷰해 사건에 대한 검찰의 방관적 태도를 꼬집은 바 있다.

방송에서 고인의 부친은 “검찰이 용의자의 소재를 파악하고도 고소장조차 받아주지 않았다”며 수사의지조차 없는 검찰을 향해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사진 = 영화 '이태원살인사건' 포스터.

조우영 기자 gilmong@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