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관중·감동, '미스터 고'가 자랑하는 3가지 키워드 ③

기사입력 2013.04.19 7:34 AM
털·관중·감동, '미스터 고'가 자랑하는 3가지 키워드 ③

 

[TV리포트 파주(경기)= 조지영 기자] 국내에서 최초로 자체 풀 3D를 제작한 영화 '미스터 고'(김용화 감독, 덱스터필름 제작)에겐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고릴라의 털, 수만 관중이 열광하는 관중석 그리고 고릴라와 사람이 만나 전하는 감동이 있다.

'미스터 고'가 왜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는지,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지 세 가지 키워드에 달려있다. 이 키워드만 완전 정복한다면 오는 7월 개봉하는 '미스터 고'가 한층 더 기대될 것이다.

◆ 80만여 개의 고릴라 털

고릴라 링링은 사실적이어야 한다. 마치 진짜 고릴라가 연기하는 것처럼 모든 게 완벽해야 했다. 특히 김용화 감독이 링링이에게 공을 들인 부분은 털이었다.

움직임만 비슷하다고 고릴라처럼 보이는 게 아니다. 만지면 촉감이 느껴질 것 같은 피부와 한올 한올 살아있는 짐승의 털이 얼마나 리얼 하느냐에 따라 승패는 좌우된다.

실제로 링링이에겐 80만여 개의 털이 있고 자연스레 움직인다. 그라운드 타석에 선 링링이에게 부는 바람, 야구공을 방망이로 휘두르고 그라운드를 뛰면서 생기는 날림, 천천히 한발 한발 내 디딜 때마다 생기는 정전기 등 바람의 방향에 따라 실제 털처럼 휘날린다.

이렇게 사실적일 수 있는 비법은 VFX 디자이너들이 털에 값을 매기면 그 값에 따라 털의 움직임을 살려내는 프로그램 덕분이다. 물에 젖어 뭉친 떨까지 살려냈다고 하니 가히 자랑할 만하다.

◆ 제각기 다른 액션의 수만 관중

링링이와 마찬가지로 야구장에 포진된 수만 관중 역시 컴퓨터 그래픽이 한 몫 단단히 했다.

스포츠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관중석. 대게 엑스트라를 이용해 관중석의 일부분을 찍고 촬영한 부분을 온 관중석에 'Ctrl+C, Ctrl+V'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마저도 많은 엑스트라를 사용할 수 없어 한가한 친척부터 친구, 심지어 스태프까지 총동원하기도 한다.

그래서 '매의 눈'을 가진 관객들은 오른쪽에 환호하는 관중이 왼쪽에서도 똑같은 모습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옥에 티'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미스터 고' 제작진 역시 같은 촬영 방법을 택했지만 단순히 붙여 넣기를 하지 않았다. 한 명씩 각자의 액션 값을 따로 주입해 제작기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스크린에선 새끼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관중이지만 세심하게 신경 쓴 씀씀이가 보이는 대목이다. '미스터 고'의 같은 행동 같은 사람은 '월리를 찾아라'보다 더 찾기 어려울 듯싶다.

◆ 사람과 동물이 구현하는 감동

앞서 언급한 키워드가 모두 뛰어난 테크닉을 과시한 부분이라면 마지막 감동은 테크닉과 인간 내면의 심리가 제대로 조화를 이룬 부분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김용화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시 했지만 그보다 '감정 이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뛰어난 스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의 가슴을 저리게 하는 뜨거운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

그는 두 시간여 동안 하나의 스토리를 잘 설계해서 음악, 편집, 미술, 촬영의 도움을 받아 관객에게 링링이의 심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했다. 기술과 정서의 균형 감각을 잘 유지하려 했던 것.

더불어 고릴라의 표정을 살리기 위해 고생한 애니메이터들의 노고도 무시 못한다. 직접 고릴라의 표정과 감정을 시범 연기한 김 감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후반으로 갈수록 링링이가 자신의 얼굴을 닮아가고 있더라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링링이 때문에 후반부엔 펑펑 눈물을 흘릴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쇼박스

파주(경기도)=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