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남사' 시즌2 제작된다면…'남살'?"(인터뷰)

기사입력 2013.06.12 7:45 AM
송승헌 "'남사' 시즌2 제작된다면…'남살'?"(인터뷰)

[TV리포트=손효정 기자] 지난 6일 종영된 MBC '남자가 사랑할 때'는 '송승헌에 의한, 송승헌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무방하다. 데뷔를 한 지 18년차의 배우 송승헌은 '남자가 사랑할 때'의 한태상을 만나 훨훨 날았다. 그동안 있던 연기력 논란 꼬리표도 뗐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뜨거운 열풍이 가시기도 전의 어느 날, 한태상 역의 송승헌을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만났다. '미도는 어떻게 이렇게 생긴 태상을 두고, 바람을 피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송승헌의 외모는 비현실적이었다. 그러나 실제의 송승헌과 한태상은 닮은 점이 매우 많았다. 무엇보다 사랑에 서툴다는 점이 그랬다. 송승헌은 많은 여성의 사랑을 받으며 살 것 같은 한류스타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니 사랑에 고독했고 순수한 사람이었다.

◆ "한태상의 복수가 부족했다고?"

'남자가 사랑할 때'의 한태상은 어머니에게 버림 받고, 깡패로 살아온 불쌍한 인물. 그러나 그는 미도(신세경)를 만나면서 밝아졌고, 순수남으로 변해갔다. 이런 태상에게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빠져 들었다. 송승헌은 시청자의 태상에 대한 감정 이입이 고마운 한편,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한태상이란 인물에 많은 분들이 동정표를 보내주시니까 미도가 어장관리녀, 양다리녀가 된 부분이 있죠. 미도는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인데 먹지 말아야할 욕을 먹은 것 같아요. 저 같으면 못 해 먹을 것 같다고 할 것 같은데 신세경 씨는 정신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 속은 어떨지 모르지만 내색을 안 하더라고요. 연우진 씨도 마찬가지고. 그런 것에 있어서 되게 고마웠어요."

그러나 미도 재희의 캐릭터가 이상해 보인데는 태상이 너무 착하다는 점이 한 몫했다. 태상은 한 마디로 말하면 '사랑의 바보'였다. 태상은 미도와 재희의 외도를 목격하고도 눈 감아주고, 두 사람의 사랑이 잘 되기를 빌어줬다. 시청자는 태상이 어두운 내면을 폭발시킬 것 같으면서도 안 한 점에 대해 매우 아쉬워했다.

"처음 시놉 단계부터 여러 가지 결말이 있었어요. 태상이 죽는다, 정신 병원에 간다, 둘이 이어진다 등. 배신감이 큰 한태상이 사고로 미도를 죽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도 있었고. 사실 그것이 시작할 때부터 큰 고민이었어요. 결국 그렇게까지는 못했고, 창희(김성오)가 살인 미수를 저질렀죠. 한태상이 사고를 저질렀으면 어떻게 됐을지 아무도 모르죠. 더 쎘을 수도 있고, 저렇게까지하는 것이 정상적일까라는 얘기를 들었을 것 같기도 해요."

미도는 태상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달았고 태상에게 돌아갔다. 송승헌은 태상이 미도를 죽이려고 했다면, 미도가 태상을 다시 좋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도와 태상, 둘은 만나야 했어요. 그런데 과연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과 다시 만나고 사랑할 수 있었을까요. 태상이 미도와 좀 더 서로 사랑을 했거나 약혼을 했으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사이에 살인까지 했어야 했나 싶어요. 거기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던 거죠."

그러면서 송승헌은 "사실 감독님께 김성준(어머니의 바람남) 살인사건의 범인을 태상으로 가자고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태상이는 악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으로 가자,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람으로 가지 말자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결국 '남자가 사랑할 때'는 태상과 미도의 해피엔딩을 암시하며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송승헌은 결말이 마음에 든다며 "해피엔딩은 여운이 남지 않고, 금방 잊혀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번 경우는 적당한 선에서 잘 끝난 것 같아요"라고 이유를 전했다. 결말 이후의 태상과 미도의 관계에 대해선 "둘이 잘 됐으면 좋겠죠. 그런데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라고 예상했다.

시청자도 미도와 태상의 사랑이 위태로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로 '남자가 사랑할 때 시즌2' 제작도 가능할 것 같다. 송승헌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때는 미도를 제가 직접 살해할게요. 제목은 '남자가 살해할 때?'"라고 여운을 남겼다.

◆ "그놈의 사랑, 참 어렵다"

송승헌은 '남자가 사랑할 때'를 "사랑 참 어렵다, 사랑 정말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왠지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백성주는 태상을 좋아하고, 태상은 서미도를 좋아하고, 미도는 재희를 사랑하고. 저는 다들 불쌍했어요. 그래서 사랑 참 어렵다라고 결론을 냈어요. 전 개인적으로 한태상 혹은 백성주처럼 제가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난 것 같아요. 누군가가 저를 좋아한다고 해서 만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루어지지 않은 적도 있었고요."

한태상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왔다는 그는 "여성분들은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해주면 좋아해주실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사랑이 아니죠. 한태상 같은 사람이 좋아해줘서 사귀면 그게 사랑이에요?"라고 물으며 "서로 좋아해서 만난다면 정말 좋겠죠. 그래서 사랑은 어려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송승헌과 한태상의 사랑이 닮은 점은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송승헌은 한태상이 인터넷으로 여자가 좋아하는 행동 50가지를 찾아본 것처럼 자신도 과거에 그랬다고 한다. 20대 중반에는 카페를 빌려 풍선을 달고 여자친구에게 이벤트를 해준 적도 있단다. 송승헌이라면, 주변에 여자도 많고 여자의 마음도 잘 알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예전에 만났던 여자친구가 그런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오빠는 여자의 마음을 왜 그렇게 몰라'라고. B형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정말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여자가 왜 저기서 화를 내는지 잘 모르겠어요. 여자의 심리를 잘 모르는 부분이 한태상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송승헌은 마지막 연애를 한 지 오래 됐다며, 진짜 연애를 한 것은 군대가기 전이었다고 밝혔다. 벌써 10년 가까이 된 일. 그는 "누군가를 만날 때는 진짜 이 사람이면 결혼까지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드는 사람과 만난 것 같아요. 제가 움직여야 하고, 빠져야 하고 뭐에 씌인다고 했을 때 그랬던 것 같아요"라며 불꽃 같은 사랑의 경험을 전했다.

사랑을 하면, 배도 안 고프고 잠을 안 자도 안 피곤한 슈퍼맨이 된다는 송승헌. 아직 운명의 짝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부럽죠. 연기자로서도 안정이 되고 좋을 것 같은데 결혼은 혼자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랑의 힘이 굉장히 세다는 것을 아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선을 봐라 많이 만나봐라 하는데 때가 되야 하겠죠."

 ◆ "이젠 멋지게 늙고 싶다"

송승헌에게 이번 '남자가 사랑할 때'가 의미 있는 것은 무엇보다 연기력 논란을 벗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이에 대해 "캐릭터에 많이 빠져주셔서 연기적인 부분에서 좋은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자신할 수 있는 것은 연기력이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진 것이 아니라는 거에요. 노력을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눈빛이나 대사나 연기할 때 조나 버릇들을 최대한 안 하려고 했어요. 송승헌이 예전처럼 안 하네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얼마나 달라졌겠어요. 기존의 연기 패턴과 다르게 해보자하는 노력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기에 대해 51점이라는 점수를 내렸다. 원래는 50점으로 생각했다는 그는 조금이라도 노력한 것에 대해 1점을 더 줬다고 밝혔다.

영원한 청춘스타일 것 같았지만 벌써 40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그의 현재 고민은 '배우로서 어떻게 멋지게 나이를 먹느냐'하는 것이다. 비주얼적인 면이 아니라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농도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것.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하고 싶다고 바람도 드러냈다.

"비주얼적인 논란, 연기자로서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하고 깨야한다고 생각해요. 캐릭터적인 변화도 줘야겠죠. 연쇄살인범 캐릭터를 재작년에 결정하기 직전까지 갔었던 적도 있었어요. 한태상은 사실 깡패이기는 해도 정의롭고 선한 사람으로, 이전의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었거든요. 뼛속까지 악한 그런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사진=스톰에스컴퍼니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